2024.04.29 (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수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작은자전거, 일반자전거에 견줘 느리지 않다

[수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9] 자전거에 숨어있는 비율

[그린경제/얼레빗 = 이규봉 교수]  산악자전거 엘파마 티타니아의 예를 들어 보자. 수동식 자동차에서는 고속으로 달릴 때는 5단으로 달리고 저속이고 힘이 필요할 때는 1단으로 달린다. 즉 속도가 빠를수록 기어의 단 수를 올리고 힘이 더 필요할수록 내린다. 이에 맞추어 자전거에서도 각 톱니의 수의 크기에 따라 다음과 같이 숫자를 부여하자. 

   
 
다음 표를 보면 페달을 한 번 돌리는데 3-9단 기어비는 가장 높은 회전비로 페달을 한 번 돌릴 때 뒷바퀴는 4번 회전되나, 1-1단 기어비는 가장 낮은 회전비로 반 바퀴 조금 더 돈다 

   
 

위 표를 보면 엇비슷한 회전비가 있다. 예를 들면 2X9단의 회전비는 3X7단과, 그리고 2X8단은 3X6단과 거의 비슷하다.  

앞 기어는 자전거 프레임을 기준으로 바깥쪽이 큰 기어(3)이고, 뒷 기어는 바깥쪽이 가장 작은 기어(9)이다. 그러므로 앞 기어의 바깥쪽과 뒷 기어의 안쪽 또는 앞 기어의 안쪽과 뒷 기어의 바깥쪽을 연결하면 체인이 크게 비틀리게 된다. 그러므로 1X9단이나 3X1단 같은 기어의 조합은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다. 그와 비슷한 회전비를 갖는 다른 기어 조합을 이용하면 된다.  

앞 기어의 가장 큰 기어(3)는 뒷 기어의 제일 작은 기어 4(6~9)와 함께 사용하고, 중간 기어(2)는 가운데 기어 5(3~7), 제일 작은 기어(1)는 가장 큰 기어 4(1~4)와 사용하면 체인이 크게 비틀리지 않고 바르게 정렬되어 좋다. 굳이 27개의 모든 조합의 기어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보통의 빠르기로 평지를 탈 때는 앞 기어를 중간(2)에 넣고 순간순간 속도와 길의 변화에 따라 뒷 기어를 조정한다. 경사가 급한 오르막이 나오면 힘이 들므로 앞 기어를 작은 기어(1)에 넣고 사용하면 힘을 덜 드리고 오를 수 있다. 내리막길에서 속력을 내고 싶을 때는 앞 기어를 큰 기어(3)에 넣고 사용한다. 대체로 앞 기어 하나를 움직이는 것은 뒷 기어 두 개를 움직이는 효과와 거의 비슷하다.  

회전비를 크게 하여 무리해서 자전거를 탈 필요는 없다. 자전거를 힘 들이지 않고 잘 타기 위해서는 길의 순간순간 변화에 수시로 앞 기어와 뒷 기어를 적절히 잘 조정해야 한다. 기어는 멋으로 있는 것이 아니다. 자전거를 타는 동안 계속해서 변화를 주어 무릎에 부담 가는 것을 줄이는 것이 좋다. 

산악자전거로 도로자전거와 경쟁하지 말라 

   
▲ 자전거 타면서 피리를 부는 이규봉 교수, 이규봉 교수는 자전거 애호가이면서 피리를 부는 국악 애호가이기도 하다.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똑같은 기량을 가진 두 사람이 하나는 산악자전거를 타고 하나는 도로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함께 달린다면 서로 경쟁이 될까? 감성적으로 무게도 가벼운 도로자전거가 훨씬 빠를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전 편에서 보여준 표를 비교하면 도로자전거의 회전비가 산악자전거보다 더 크다. 따라서 구조적으로 평지를 달리면 산악자전거는 도로자전거를 따라 잡기 힘들다. 그러나 오르막에서는 사정이 달라진다. 초저단기어를 사용해야할 정도로 경사가 급하면 도로자전거는 올라가기 힘들어 속도가 늦어지나 산악자전거는 보다 빨리 올라갈 수 있다. 

자전거의 속도는 기어의 회전비와 얼마나 빨리 페달을 돌리냐에 달려 있다. 회전비가 높을수록 그리고 페달을 빨리 돌릴수록 속도는 빨라진다. 물론 같은 회전비에 같은 페달 횟수라면 바퀴가 클수록 속도가 빠르다. 1분에 자전거 페달을 90번 돌리면 자전거는 얼마의 속도를 낼까? 

산악자전거의 바퀴는 크기가 일반적으로 26인치이다. 앞 기어는 주로 3단이고 뒷 기어는 9단이다. 도로자전거(싸이클, 로드바이크)의 바퀴는 대체로 27인치(, 철인용 자전거는 26인치)이고 앞 기어는 주로 2단이며 뒷 기어는 10단이다. 여기서는 26인치 바퀴의 산악자전거(26x2.0)26인치 바퀴의 철인용 자전거(650x23C)로 속도를 구해본다.  

26인치이면 1인치가 2.54센티미터이므로 66센티미터가 된다. 따라서 바퀴테의 둘레는 66x3.14 = 207센티미터가 되며, 여기에 타이어가 부착되면 그만큼 더 커진다. 그러나 실제로 측정해 보니 26x2.0인 경우 바퀴 둘레가 212센티미터, 650x23C인 경우 196센티미터이다. 1분에 자전거 페달을 90번 돌리면 1킬로미터=100,000센티미터이므로 

속도(km/h)=회전비x바퀴둘레x90x60/100000 

이 된다. 따라서 1분에 자전거 페달을 90번 돌릴 경우 산악자전거와 도로자전거의 속도(km/h)는 각각 다음과 같다. 

   
 
   
 

 

위 표에 따르면 도로자전거가 속도를 더 빨리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도로자전거는 산악자전거보다 더 가볍고 타이어의 접지면적이 더 작기 때문에 그 만큼 도로 마찰에 의한 힘이 덜 든다. 그래서 산악자전거로 도로자전거를 앞지르는 것은 쉽지 않다. 

결론적으로 도로의 경사가 급하지 않는 한 도로자전거가 산악자전거보다 빠르다. 설령 급한 경사의 오르막이 있다하더라도 그 구간이 길지 않는 한 도로자전거가 산악자전거보다 빠르다. 산악자전거를 타면서 도로자전거가 앞질러 간다고 해서 따라 잡으려고 하지 말라. 잘못하면 다친다. 

작은 자전거도 속도가 느리지 않다 

필자가 자전거 애호가인 것을 아는 많은 사람들이 어떤 자전거를 사면 좋을지 물을 때 특별하지 않는 한 서슴없이 접이식 작은 자전거를 권장한다. 그러면 묻는 첫 질문이 작은 자전거는 느리지 않나요?”이다. 비교 상대는 일반자전거이다. 분명 빨리 타지도 못할 사람들이 이러한 질문을 한다. 작기 때문에 느리지 않는가 하는 의심을 물론 가질 수 있다. 

필자가 소장한 작은 자전거의 회전비는 1.66에서 4.82로 일반자전거의 가장 빠른 회전비 4보다 크다(일반자전거는 산악자전거와 거의 비슷하다.) 다시 말하면 작은 자전거로 한 바퀴 페달을 돌리면 약 5바퀴 가까이 굴러가고 일반자전거는 4바퀴 굴러간다. 작은 자전거의 바퀴 지름을 20으로 보고, 일반자전거의 바퀴 지름을 26으로 보면 한 바퀴 굴릴 때 작은 자전거는 100 가까이, 일반자전거는 104 만큼의 거리를 간다. 따라서 바퀴가 큰 일반자전거가 조금 빠르다. 

그러나 작은 자전거는 그만큼 가볍고 더구나 일반자전거에 비해 작은 바퀴를 굴리므로 힘이 덜 든다. 따라서 더 많은 페달을 돌릴 수 있으므로 결코 일반자전거에 비해 속도가 뒤지지 않는다. 경험에 의하면 산악자전거 동호인과 함께 달렸을 때 평지에서 거의 다른 산악자전거가 작은 자전거를 따라오지 못했다. 

작은 자전거의 단점은 바퀴가 작기 때문에 그만큼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돌출물을 넘어갈 때 상대적으로 큰 바퀴가 안전하게 지나가기 때문이고 또한 빠른 속도를 낼 때에는 일반자전거보다 더 많이 바퀴가 회전하므로 위험할 수 있다. 

그러나 크기가 작아 상대적으로 가볍고 또한 접을 수 있어 휴대가 용이하여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 훨씬 편리하다. 그러므로 일반인이 적당한 속도로 타기에는 작은 자전거가 일반자전거보다 여러 면에서 좋은 점이 많다. 

다음 편에선 적분을 이용해 고통이 크면 그 이상의 기쁨도 누릴 수 있음을 살펴본다.

 

   
▲ 이규봉 교수는 지난해 세명의 동지와 함께 체 게바라가 간 길을 따라 쿠바를 횡단했다. 이후 《체 게바라를 따라 무작정 쿠바횡단》이란 책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