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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일본 천황을 사로잡고, 선조를 폐위시키고

[서평] 유광남,《이순신의 제국(스타북스)》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최근 영화 “명량”이 개봉 한 달도 안 되어 누적 관객수 1600만 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다. 이와 함께 서점가에서는 “이순신” 열풍이 불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왜 한국인들은 이렇게 "명량“에 ”이순신“에 열광할까? 전문가들은 암울한 시기에 대리만족을 느끼려는 열풍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어쨌든 이런 대열에 특별한 이순신 책이 등장했다. 바로 유광남 작가의 《이순신의 제국(스타북스)》이 그것이다. 

“꿈을 꾸었다. 아주 혹독한 한차례 폭풍과도 같은 꿈을 꾸었다. 조선에 참담함을 안겨 주었던 일본을 기습하고 천황을 사로잡았다. 자신을 모함하여 죽이려던 선조가 폐위되고 일본이 항복하였다. 조선의 왕조를 바꾸는 이순신의 반역이 모의되었다. 그것은 모두 죄인의 신분으로 의금부 수옥(囚獄)에 감금되어 있을 때의 일장춘몽(一場春夢)이었다. ‘포기하고 싶지 않은 꿈이다!’”

 

   
▲ 《이순신의 제국 》, 유광남, 스타북스

《이순신의 제국》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우리는 그동안 이순신이 백의종군을 하면서도 앞뒤 보지 않고 임금에 충성하는 장군으로만 알아왔다. 하지만, 소설은 이순신의 역성혁명을 얘기한다. “이순신이 일본을 기습하고 천황을 사로잡은 것은 물론 선조를 폐위시키고 스스로 임금이 된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이 소설은 이순신의 《난중일기》를 “심중일기”로 써냈던 유광남 작가의 《이순신의 반역》에 이어 이순신을 소재로 한 두 번째 작품이다. 전작은 이순신이 항명죄로 감금되었던 1597년 정유년의 34일간 기록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백의종군 신분이나마 감금에서 풀려난 직후부터 이순신의 파격적 쿠데타(?)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유광남 작가의 전작《이순신의 반역》은 마지막 부분에서 일본 교토를 습격, 천황을 사로잡는 것으로 마무리 했다. 하지만 많은 독자들은 이 부분에서 통쾌함을 느낀 반면 또 다른 아쉬움을 느낀다는 애기도 있었다. 그 무능하고 이기적인, 백성 사랑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선조를 그대로 둬도 좋다는 것인가 묻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작가의 분명한 대답은 바로 2부작으로 펴내는《이순신의 제국》이다. 우선 독자들에게 선보인 1권에서 이순신은 백의종군 신분이다. 왜가 조선을 두 번째 무서운 기세로 치고 들어오지만 이순신은 그 과정에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이순신의 거대한 꿈이 서서히 용트림대기 시작한다. 이순신의 심복, 《이순신의 반역》에서 주요 인물로 등장했던 항왜장수 김충선을 건주여진으로 급파하고, 영상 유성룡 그리고 정도령의 엄청난 계획이 서서히 드러난다.  

그런 와중에서 이순신은 끊임없이 고뇌한다.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왜군을 물리치고 승전한다 해도 백성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왜군 대신 그 자리를 탐관오리들이 채운다면 백성은 여전히 고통 속에서 가슴을 칠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런 세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무엇일까? 그는 신이 아니고 영웅이기 전에 한 인간이었기에 언제나 자신에게 묻고 또 물었다.

 

   
▲ 《이순신의 제국》 지은이 유광남 작가

유광남 작가는 “이순신은 임금과 조정에 억울하였고 나는 사회에 억울함이 있었다. 모함을 받아 죽음에 이르는 이순신에 견주면 사소한 억울함이었으나 그 아픔이 몇 편의 소설을 탄생시켰다. 나는 늘 심중 일기를 쓴다. 심중 일기는 이순신의 ‘반역’에서 이순신의 ‘제국’으로 이어진다. 그 일기는 우리 모두가 매일 쓰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일본의 전쟁광 도요토미 히데요시로 인하여 희생된 조선 백성의 숫자는 무려 2백만 명에 달하며 일본으로 끌려간 도공이며 부녀자, 아이들의 수는 2십만 명에 이른다. 그들의 한을 풀기 위해 유광남 작가가 나선다. 그리고 작가는 이순신을 통한 꿈을 꾼다. 그러면서 그는 이순신의 어록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을 좇아야 하고,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를 끊임없이 중얼거린다. 

이 시대 무언가 답답하거나 억울함을 느낀다면 이제 우리 유광남 작가와 함께 이순신의 반역 그리고 새로운 제국에 동참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