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옛날 아기들이 입던 옷에는 “두렁치마”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두렁치마는 조선시대 어린아이의 배부터 아랫도리를 둘러주는 기능적인 치마로서 '두렁이', 또는 '배두렁이'라고도 하지요. 배두렁이는 뒤가 겹치지 않게 만들었는데 이는 누워있는 아기에게 뒤가 배기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물론 기저귀를 갈기에도 편리한 것입니다. 요즘처럼 옷감의 종류도 많지 않았고, 요즘 입는 속옷 같은 것도 없었던 옛날에 몸이 여린 갓난아이에게 보온용으로 입혔던 것이지요. 흔히 무명이나 명주, 융 따위를 겹으로 하거나 또는 솜을 두어 만들었으며 누비로 만든 것이 많았습니다.
《조선상식문답》을 쓴 최남선은 “이칠일은 [두닐헤]라 하여 깃 있는 옷에 두렁이를 입히고 한쪽 팔을 마저 풀어주며 활개를 다 놀리게 하며 삼칠일에라야 비로서 상유하고의 구양한 의복을 입혔다. 이때부터 산실의 금기가 풀리고 산모의 음식기거가 상인의 예로 회복된다.”고 하였지요. 이를 보면 두렁치마는 두 이레쯤(14일) 될 때 입히기 시작한 듯합니다. 아기들이 기어 다니기 전까지는 남아나 여아 같이 입었지만 자라면서 주로 여아들만 입었습니다.
▲ 정교하게 손누비 하여 지은 두렁치마(석주선박물관 소장)
석주선기념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두렁치마는 1900년대 여아용 누비 두렁치마인데 고운 서양목을 써서 전체를 손누비했지요. 길이 48cm, 폭 108cm의 이 두렁치마는 한 폭 좌우에 사다리꼴 형태의 무를 달아 양끝이 처지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어깨끈을 달고 뒤 허리는 단추로 고정시켰는데 누워있는 갓난아기보다는 똥오줌을 가리지 못하는 아이에게 입혔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예쁜 아이옷들은 이젠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