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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천연기념물 장수하늘소는 장수하지 못한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860]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이외수 작가의 중편소설 이름이기도 한 천연기념물 제218호 장수하늘소를 보셨나요? 장수하늘소는 가장 한국적인 곤충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장수하늘소의 분포지역 때문에 그렇습니다. 경기도 북부와 강원도 북부 곧 한반도 이북에서 중국 길림성이나 흑룡강성 부근에 분포합니다. 다시 말하면 중국 대륙이나 일본에도 없는 곧 옛 고구려나 발해 땅에만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렇게 한국적이면서 귀한 장수하늘소는 예전부터 일본인들이 큰돈을 주고 사가는 표적이 됐고, 이외수의 소설에 장수하늘소 밀엽군이 나올 정도로 돈벌이 수단이 되었기에 멸종에 이르게 된 곤충이지요. 또 재미있는 것은 장소하늘소는 애벌레 때 주로 서어나무를 파고 들어가 사는데 이때 난 구멍들로 나무는 쓰러지고 쓰러진 나무는 개미들에 의해 분해되어 흙으로 돌아갑니다. 이처럼 장수하늘소는 숲을 분해하고 오래된 숲을 새로운 숲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순환과정에 중요한 연결고리 구실을 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장수하늘소는 이름처럼 장수하지 못합니다. 원래 하늘소는 애벌레 때에 나무를 갉아먹고 자라다가, 그 속에서 번데기가 되었다가 성충이 되면 나무 구멍을 뚫고 밖으로 나옵니다. 문제는 장수하늘소의 애벌레 기간이 무려 5~7년이나 되는데 이토록 긴 애벌레 기간을 거쳐 태어난 성충은 고작 1~2달밖에 살지 못한다는 점이지요. 다시 말해서 장수하늘소는 그 이름과 달리 장수가 아니고 단명한 곤충입니다.


   
▲ 장수하늘소

그런 장수하늘소가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2006년 광릉숲에서 한 마리가 모습을 보인 뒤 8년째 감감 무소식입니다. 장수하늘소가 우리 곁을 떠나니 장수하늘소의 천적 크낙새도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 2011년 영월곤충박물관에서 인공증식에 성공한 일인데 겨우 장수하늘소 씨앗은 마르지 않게 되었습니다. 생태계가 무너지면 결국 사람에게도 그 화가 미친다고 하는데 하루빨리 장수하늘소가 우리 곁에 돌아오고 그럼으로써 크낙새도 다시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