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9 (일)

  • 맑음동두천 13.5℃
  • 맑음강릉 23.9℃
  • 맑음서울 16.4℃
  • 맑음대전 14.9℃
  • 맑음대구 15.0℃
  • 맑음울산 14.8℃
  • 맑음광주 15.8℃
  • 맑음부산 17.1℃
  • 맑음고창 ℃
  • 맑음제주 16.5℃
  • 맑음강화 13.6℃
  • 맑음보은 13.1℃
  • 맑음금산 13.0℃
  • 맑음강진군 11.5℃
  • 맑음경주시 11.8℃
  • 맑음거제 12.5℃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대업의 장 97회

[한국문화신문 = 유광남 작가]  원균이 손뼉까지 쳤다.

이장군은 득도를 한 것 같소이다. 성은을 입어서!”

우수사 이억기가 걱정스러운 안색으로 물었다.

하지만 장군이 돌아오셔야 합니다. 바다는 넓고 적들은 넘실대고 있으니 우리의 힘만으로 어찌 왜적의 파도를 헤쳐 나갈 수 있겠소이까.”

최호수사도 거들었다.

이장군의 위엄이 아니라면 일본 수군의 거침없는 도전을 누가 방어할 수 있겠소.”

이순신은 가볍게 눈인사를 건넸다.

이 사람이 남해바다를 수호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모든 것이 여러 장수들의 신뢰에 기인한 것이외다. 절대 나 혼자서 이룰 수 없는 불가능한 바다인 것은 자명한 노릇이요.”

원균은 불만이 섞여있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이제 방문하신 목적이나 들어 봅시다. 혹시 도원수에게 당한 봉변을 듣고 고소하여 몸소 확인하러 오신 것은 아니겠지요?”

원수사, 그 무슨 아이들 같은 말씀이요.”

우수사 이억기 장군이 나무랬다. 이순신은 별로 노한 얼굴이 아니었다.

원수사에게 긴한 청이 있어서 온 것이요.”

원균은 설마 이순신이 자신에게 어떤 부탁을 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기에 오히려 당혹해 하였다.

오호...... 내게 청이 있단 말이요? 이장군이?”

그렇습니다. 들어 주시겠습니까?”

이순신의 어조가 상당히 공손하여 오히려 앉아서 듣고 있던 이억기수사와 최호수사가 민망할 지경이었다. 원균은 충분히 더 거만하였다.

백의종군의 신분으로 당금 삼도수군통제사에게 어떤 청탁을 하시려고요? 설마 출옥하자마자 영의정을 찾아가 복직을 선처해 달라는 그 황당한 청탁을 이제 직접 내게 하시려는 것이요?”

원균의 비난이 시위를 떠난 화살이 되어 이순신의 상처를 아프게 파고들었다. 조정의 어느 누구에게서 흘러나왔는지는 모르지만 원색적인 소문은 조선의 구석구석으로 퍼져 나갔을 것이었다. 합석하고 있던 두 명의 수사 역시 가슴이 답답한 모양이었다. 그들은 연방 헛기침을 쏟아냈다.

원수사, 이번 출전을 보류해 주시오.”

이순신의 청탁이라는 것은 원균의 출전을 만류하는 것이었다. 원균의 왕방울만 한 눈이 부릅떠졌다.

내 엉덩이의 포를 뜰 참이요? 아니면 내가 어명을 거역한 죄로 참수를 당하거나 의금부로 압송을 당하는 꼴을 보시려고요?”

그게 아닙니다.”

아니라면 내 함대의 공격을 왜 방해하는 거요?”

원수사가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균은 믿어지지 않는 다는 듯이 두 손을 슬쩍 들어 올렸다.

본 통제사가 말이요?”

모르는 척 하지 마십시오. 당금의 출항이 득보다도 실이 많아서 납작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 아니요? 나 역시도 원수사와 다르지 않았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