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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순신의 꿈꾸는 나라" 대업의 장 98회

[한국문화신문 = 유광남 작가] 그래서 내게 어명을 거역하라고 사주하는 겁니까? 이수사 마냥 의금부로 끌려가서 백의종군의 신세가 되도록 말이요?”

그런 말씀이 아닙니다.”

원균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럼 정확히 어떤 말씀이요? 내게 위험하니 계속 대기하라는 것이 아닙니까? 여기 통제영에서 머물면서 꼬리를 감추고 있으라고요? 그게 말이나 될 법한 소리요? 어림없소! 누굴 역도로 만들려고 하시오? 난 그리 못하오.”

원수사! 일본 왜적들은 지난날의 패배를 만회 하고자 수군의 경험이 풍부한 장수들을 대거 기용하였소이다. 특히 선두에는 해적으로 위명을 떨친 일본 장수들이 포진하여 매우 위협적이외다. 그들은 아타케부네(安宅船)와 중형의 군선인 세키부네로 중무장을 하고 300여 척이 넘는 대 함대를 지휘하고 있소이다.”

그따위 노략질이나 하던 해적 놈들을 두려워한단 말이요?”

일개 해적이라면 어찌 두려울 수 있겠소. 그들은 조선과 명국, 안남에 이르기까지 해안 지방을 상대로 약탈을 감행했던 조직적인 왜구들이었소이다.”

 

   
 

원균은 장담하였다.

이번 기회에 완전 쓸어버리고 말겠소. 두고 보시요!”

이순신은 안타까운 마음에 다시 한 번 설득에 나섰다.

혹시 일본군 장수들에 대해서 내력을 소상히 살피었소?”

그런 시간 낭비를 왜 해야 하는 거요? 모조리 수장시켜 버릴 놈들에 대해서 무엇을 얼마나 알아야 한다는 거요?”

구루시마 미치후사란 자를 특히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구루시마?”

구루시마 미치유키의 동생이지요. 미치유키는 임진년에 당포해전에서 사망했소이다. 구루시마는 형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 발광할 것이 분명하외다.”

크큿, 이수사가 그 형을 처단 하였다면 이번에 동생 놈은 내 손으로 수장 시켜 버리겠소. 안심하시오.”

원수사, 도도와 가토, 와키사카, 구루시마와 구키 등은 절대 경시해서는 안 됩니다. 임진 원년의 수군 장수들과 비교할 수 없어요. 일본의 관백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요물입니다. 놈은 조선의 수군을 제일 먼저 섬멸하라고 명령을 내렸을 것입니다.”

이순신은 간곡히 원균에게 설명했으나 요지부동(搖之不動)이었다.

만일 내 앞을 가로 막는다면 그건 이수사가 또 다시 어명을 거역하는 대역죄를 범하게 되는 거외다. 따라서 난 전쟁에 임하는 장수로서 이수사를 군법에 의해 처단하게 될 것이요. 부디 그런 불상사가 우리 사이에서 벌어지지 않도록 물러서시오. 과거의 잘잘못을 이제 그만 털어버리자는 이수사이기에 나 역시 대범하게 깨끗이 잊어버리도록 할 테니까. 날 비겁하게 만들지 말아 주기 바라오.”

원균은 특히 마지막 부분에 힘을 주어 말했다. 이순신은 원균을 붙잡을 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안타깝게도 이순신은 사지로 떠나가는 원균과 전라우수사 이억기, 충청수사 최호를 배웅해야만 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래도 이순신은 다시 한 번 원균에게 매달렸다.

그럼 날 좀 데려가 주는 건 안 되겠소,”

어떤 신분으로 동승을 하자는 거요?”

어떤 역할이라도 마다하지 않으리다. 부탁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