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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전차개통과 함께 다방이 등장한 청량리 종점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910]

[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기자]  흔히들 “차 한 잔 할까?” 하면 이제 녹차나 홍차가 아닌 커피를 뜻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심지어 최근 국내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이 2,000개가 넘어섰을 정도라 하니 커피는 그야말로 누구나 즐기는 차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커피는 우리나라에 언제 들어 왔을까요? 흔히 사람들은 1896년 아관파천 당시 러시아 공사관에서 고종황제가 처음 마셨다고 알고 있으며, 일반인들은 1902년 러시아 공사 베베르(Karl. Waeber)의 처형인 손탁(Sontag)을 통해 접하게 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조선에서 처음 커피를 팔았다고 알려진 "손탁호텔"(한국학중앙연구소)

그러나 영국 외교관 윌리엄 칼스가 남긴 《조선풍물지(1888)》에 보면 그가 1883년 11월 서울에 당도했을 때, 박동(지금의 수송동)에 있던 독일인 묄렌도르프의 집에서 ‘따뜻한 커피(hot coffee)’를 얻어 마셨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또 해군군의관 조지 우즈가 남긴 일기장에도 1884년 3월에 정동의 미국공사관에서 커피를 마셨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아관파천 보다 적어도 13여 년 이상 빠르게 이미 커피가 조선에 들어와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일반인들이 호텔이 아닌 곳에서 커피를 자연스럽게 마신 것은 언제부터일까요? 영문판 독립신문인 《디 인디펜던트》 1899년 8월 31일자에 윤룡주라는 사람이 홍릉앞에서 양식점을 개업하였다는 광고를 했는데 그 차림 가운데 ‘커피’가 나오는 것으로 봐서 아마도 그때부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리고 《제국신문》 1900년 3월 3일 치에도 “홍릉정거장좌우편요리집”의 광고에도 커피가 등장합니다. 어쩌면 1899년 전차개통과 아울러 새롭게 명소가 된 청량리 전차종점 일대는 일반 백성이 커피 맛을 볼 수 있는 마당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가 하면 《황성신문》 1900년 11월 26일 치의 “송교(松橋) 청향관(淸香館)’ 광고가 나오는데 ”가피차(加皮茶) 파는 집“이라고 소개한 것을 보면 청향관은 조선에 처음 생긴 다방이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고 보니 커피의 역사도 백년이 훌쩍 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