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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당신의 배꼽은 깊고 넓습니까?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940]

[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기자]  “배꼽은 힘줄과 맥이 모이는 곳이요, 오장육부를 거느리는 관문이다. 배꼽이 깊고 넓으면 지혜롭게 보이고 복이 있으며, 얕고 좁으면 어리석고 천하다. 위쪽에 가까우면 부(富)하고  아래쪽으로 가까이 나면 가난하다. 들어가서 위로 향하면 지식이 있고 튀어나와 아래로 향하면 지혜가 없다. 커서 물건을 담은 듯하면 이름이 드러나고, 작아서 움푹하면 좋지 못하다." 이는 조선 말기 학자 최한기의 《인정 측인문》 용모편에 나오는 배꼽 이야기입니다.


   
▲ 김홍도의 "우물가", 사내가 배꼽을 내놓고 있다.

사람이 태어날 때 어머니와 연결되어 있던 탯줄을 자르면 배꼽이 되는 것으로 예부터 배꼽은 사람의 목숨을 있게 한 중요한 것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이 밤을 / 너는 깨문다 / 차가운 밤 / 말이 없는 밤 / 수염만 있는 밤 / 추억만 있는 밤 / 배꼽만 있는 밤” 이라고 이승훈 시인은 ‘말라가는 밤’에서 ‘배꼽’을 시들어가는 생명으로 견주기도 했습니다.

배꼽을 한자로 쓰면 제(臍) 또는 제(齊)라고 쓰는데 이는 중심을 뜻하는 말로 시황제를 비롯한 중국의 역대 황제들은 즉위할 때 천제(天祭)를 태산(泰山)에서 지냈으며 태산을 다른 말로는 천제(天齊)라고도 하지요. 이는 배꼽 제(臍)자와 통하는 것으로 이는 몸(月, 肉)과 배꼽(齊)이 합해서 이뤄진 글자로 인간의 생명이 배꼽에서 비롯되었다는 동양사상을 잘 말해주는 대목입니다. 도교에서는 배꼽을 단전이라 해서 기(氣)가 집결되는 곳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요즈음 젊은 여성들이 배꼽티를 입어 건강을 염려하는 어른들이 있는데 몸의 한가운데에 있는 배꼽은 따스하게 해야 좋다고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