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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보헤미아 유리, 그 찬란한 빛의 예술

국립중앙박물관,“빛의 예술, 보헤미아 유리”전 열린다

[한국문화신문 = 정석현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2015210일부터 426일까지 특별전 빛의 예술, 보헤미아 유리를 연다. 한국과 체코 간 외교관계 수립 25주년을 맞이하여 체코국립박물관프라하장식미술관과 공동 개최하는 이 전시에서는 체코가 자랑하는 보헤미아 유리를 중심으로 체코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340여 점의 전시품이 선보인다.

 

   
▲ 성모 마리아를 스테인드글라스, 15세기 전반, 체코국립박물관 소장(왼쪽) / 독수리와 문장이 있는 술잔, 1587년, 체코국립박물관 소장

   
▲ 멧돼지와 사슴 사냥 장면이 장식된 잔(부분), 1720-1730년대, 체코국립박물관 소장(왼쪽) / 요세프 융만에게 헌정된 잔, 1836년경, 체코국립박물관 소장

체코는 아름다운 수도 프라하를 통해 우리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만, 체코 보헤미아 지역이 유럽의 유리 문화를 주도했던 유리 생산지라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보헤미아에서 생산된 다양한 유리 공예품들이 전시되어, 보헤미아 유리가 끊임없는 노력과 기술 개발로 유럽 최고에 이르는 과정을 흥미롭게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보석처럼 투명하고 반짝이는 크리스털 유리는 보헤미아 유리를 대표하는 품목이다. 당시에 인기 있던 주제인 인물 초상, 사냥 장면 등을 섬세하고 정밀하게 새긴 잔들은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보헤미아 유리의 장식 기법은 붉은색의 루비 유리, 금사를 넣은 유리, 금박 그림을 넣은 이중벽 유리 등 다양하다. 19세기에 이르면 이러한 장식 기법은 더욱 다변화되며, 특히 유리에 불투명한 색과 문양을 넣어 마치 준보석처럼 보이게 하는 기법이 유행한다. 또한 유리의 투명하고 반짝이는 성질을 이용하여 값비싼 보석의 대체품으로 사용한 유리 장신구 산업도 발달하였다.


   
▲ <왕관>, 루드비카 스므르츠코바(Ludvika Smrčková, 1903–1990), 1936년, 프라하장식미술관 소장

   
▲ <오브제>, 바츨라프 치글레르(Václav Cigler, 1929-), 1968-1970년, 프라하장식미술관 소장

   
▲ <물결>, 파벨 흘라바(Pavel, Hlava, 1924-2003), 2002년, 프라하장식미술관 소장

전시의 마지막 부분은 유리를 이용한 현대미술 작품으로 꾸며진다. 보헤미아 유리의 전통은 현대에도 이어져 끊임없이 진화해 왔다. 체코에서는 수많은 학생들이 유리 학교에 입학하여 교육을 받으며, 예술가들은 유리를 작품의 재료로 사용한다. 유리를 매체로 한 20세기 작품들은 체코의 유리 제작 전통이 지금도 활발히 살아 있음을 보여 준다.

이번 전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또 다른 포인트는 체코의 기독교 관련 유물이다. 체코인들은 기독교 신앙과 유리 제작 기술을 결합하여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를 만들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체코국립박물관 소장의 스테인드글라스 3점이 선보이는데, 이들은 체코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스테인드글라스 가운데 하나이다. 그밖에도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모습을 미세한 표정까지 놓치지 않고 입체적인 자수로 표현한 중세의 제의복, 나무로 조각하여 소박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감도는 성모자상, 귀여우면서도 어딘가 위엄이 느껴지는 아기 예수상 역시 꼭 봐야 할 이번 전시의 백미이다. (관람료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