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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영웅의 장 103회

[한국문화신문 = 유광남 작가]  “칸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나이다.”

“우리 병력이 과도한 희생이 예상 된다면 난 당연히 전술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애초에 2천을 넘지 않은 병력이었으나 이제는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대에게 방도를 묻고자 한다.”

김충선이 아뢰었다.

“매우 현명한 처사이옵니다. 만주국으로의 통일에 되도록 적은 피를 흘려야 합니다. 그래야만 이후에 갈등도 작아지옵니다. 만주국으로의 융합을 위하여 가장 효과적인 전술이 요구되옵니다.”

“바로 그것이다. 내가 듣고 싶었던 것이. 계속 말하라.”

“예허부족을 돕기 위해서 다른 부족들이 운집한 것은 그들 내부적인 족장들의 협조와 의리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우선적으로 예허부족의 족장을 먼저 치는 것이 상책이라 여겨집니다.”

“예허부족의 족장 예당카를 말인가?”

“그리되면 다른 부족의 응원군들은 중심을 잃고 흩어져 각기 물러갈 것입니다.”

누르하치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훌륭한 계책이다. 우리 측의 병력 손실도 없이 예허부족을 점령할 수 있겠어.”


   
 
건주여진 누루하치의 장수 중 선봉을 서겠다던 장수가 부리부리한 눈으로 김충선을 훑어보더니 나섰다.

“하지만 누가 예당카를 쉽게 없앨 수 있겠습니까? 의도는 좋으나 실효성이 없는 계교라 생각 되옵니다. 그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적진 깊숙이 침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불가능하옵니다.”

누르하치는 작은 눈을 두꺼비처럼 껌뻑거렸다.

“김충선이 그러한 문제를 모르고 설마 계책을 내 놓았겠소?”

김충선이 두 손을 모았다.

“당장 적진으로 떠나겠나이다.”

김충선은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앞으로 나섰다. 적장을 제거한다는 것은 사실 무모한 결행일 수도 있었다. 부족장이라면 경호가 상당할 것이었다. 그러나 누르하치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래. 기대하겠다.”

김충선의 도발적인 행동에 내심 놀라고 있던 일패공주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누르하치에게 공손히 아뢰었다.

“이런 중대한 임무를 어찌 그에게만 맡겨둘 수 있겠습니까. 소녀가 동행 하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김충선은 그녀의 의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 혹시나 김충선 자신이 위험에 빠질 것을 염려하여 함께 동행 하겠다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누르하치는 반대했다.

“이것은 단독으로 행해야 할 임무이니라.”

일패공주는 마음이 불안하였다.

“그는 아직 여진의 지리에 밝지 않습니다. 안내자가 필요합니다.”

누르하치는 부드러운 미소를 일패공주에게 던졌다.

“예허부족 까지는 세 명의 전사들이 그를 보필할 것이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일패공주는 김충선에게 눈짓을 보냈다. 자신과 함께 행동할 것을 누르하치에게 요구하라는 신호였지만 김충선은 모르는 척 고개를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