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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신문=최우성 기자] 투박스럽지만 정감이 넘치는 석등이다. 사찰의 석등은.그 형태가 만들어진 시기별로 특징이 있다. 통일신라와 고려시대에는 크기도 웅장하고 상세하게 조각된 장식이 무척 아름답지만, 조선시대에 들면서는 크기도 줄어들고 간략화 되고 투박스럽기 까지 하다. 본 석등은 통도사의 경내에 만들어진 조선시대 석등이다.
본래 석등의 의미는 어두운 사찰의 경내를 밤새 밝히기 위함이라 생각하지만, 사찰에서 석등의 의미는 등을 밝혀 경내를 환하게 한다. 초생달도 없는 칡흙처럼 어두운 밤이면 작은 촛불이라도 하나 밝히면 세상이 얼마나 밝아지는지 그리고 그 빛의 고마움을 잘 알 수 있다. 작은 촛불이지만 그 빛을 의지하면 어두운 밤길을 두려움없이 자기가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다는 원리를 불교의 가르침에 비유하는 것이다.
또한 석등에 밝히는 불은 자신의 깨침을 의미하여, 쉬지말고 열심히 공부하여 진리를 깨치고 이를 통하여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되겠다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등불을 비유하여 진리를 말한 적이 있다. 그는 열반에 들기 전에 많은 제자들이 모인 장소에서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登明)이라 하였다. "자기 안에 있는 불성을 밝혀 세상에 나아가 진리의 등불을 켜라"는 것이다.
부처님 생전에 부처님만 의지하며 살던 많은 제자들과 군중들이 무엇이건 모르면 물어보고, 의지하던 부처님 세상에 살다가, 이제 부처님이 세상을 떠나게 된 시점에 당도하여, 부처님이 없는 세상에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근심 걱정하던 제자들을 향하여 설파한 말씀은 다름이 아니라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登明)" 곧 네 스스로 다 가지고 있는 진리의 등불을 켜서 세상을 밝히라는 것이었다.
통도사에 조성된 조선시대 석등의 투박스러운 모습에서 등불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과연 이시대 불교는 얼마나 열심히 정진하고 있으며 스스로의 등불을 켜고 세상을 밝히고 있는지..
최우성(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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