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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2권" 음모의 장 3회

[한국문화신문 = 유광남 작가] 

“날 설득하러 온다고요?”

“그렇습니다. 장군을 만류할 것입니다. 홍의장군은 신념이 대단한 분입니다. 장군의 혁명을 절대 지지하지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정도령은 이순신의 안색을 살피면서 곽재우의 동향에 대하여 설명했다. 이순신은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눈치였다.

“알고 있소. 망우당은 그런 분이요.”

망우당 곽재우를 이순신이 어찌 모를 리가 있겠는가. 그의 인품과 충성심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순신의 뇌리에 각인(刻印)되어 있었다.

“설득 당하지 않을 자신이 있으신 모양입니다.”

“아니요. 자신은 없소.”

이순신은 희미한 미소를 던졌다. 조선 최고의 의병대장 홍의장군 곽재우의 애국적 항변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었다.

“곽장군에게 설득 당하시면 안 됩니다. 우리는 오히려 그 분을 설득 하여야 할 것입니다. 반드시 필요한 분입니다.”

정도령은 나지막한 음성으로 주문했다. 이순신은 즉답을 피하였으나 상대방의 의도는 충분히 공감을 하고 있었다. 조선에 대한 곽재우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면 그것은 이순신의 행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했다. 홍의장군 곽재우의 명성만으로도 적지 않은 의병들을 모집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곽장군만 합류 해 준다면!’

 

   
 
“현재 곽장군 휘하의 의병은 대략 2천 명이며 거병을 결심한다면 1만 이상은 충분히 가능한 숫자가 아닐까 사료됩니다.”

정도령은 경상도 의병진을 머릿속으로 계산하고 있었다.

“의병들이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곽장군! 홍의장군 곽재우의 참여 여부가 관건(關鍵) 아니겠소?”

“지당하십니다. 곽장군의 가치와 기대감은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정도령의 생각이 나와 같구려.”

“그렇습니까? 영광입니다.”

“무슨 소리, 영광은 오히려 이 사람의 몫이요. 선인(仙人)과 같은 정도령의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이요!”

이순신의 찬사에 정도령은 전혀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담담하게 인정하는 것이 아닌가.

“벌써 아셨습니까? 소생은 선인(仙人)이라 불러도 될 만합니다.”

정도령이 어떤 고민도 없이 자신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자 이순신은 다소 머쓱해졌다. 보통 이렇게 칭찬을 하게 되면 겸양하여 자신을 낮추는 것이 상례가 아니던가. 하지만 정도령은 달랐다. 그는 겸손해 하지도 않았고 부끄러워하지도 않았다. 어찌 생각하면 뻔뻔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이순신은 그런 점에서 정도령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고 단정하였다.

“정도령......”

“분부를 내리시지요.”

이순신의 부름에 정도령의 표정이 다소 바뀌었다.

“앞으로 어찌 해야만 하오?”

“우선 조선함대를 궤멸시킨 일본 수군에 대하여 처절한 응징을 가해야 합니다.”

“처절한 응징이라 함은?”

“조선의 판옥선 100척 이상이 피손 되었습니다. 인명 피해는 이 만 여 명에 달합니다. 그들의 직계가족을 포함하면 오 만 이상의 백성들이 희생당한 패배입니다. 당연히 갑절로 갚아야 합니다. 빠른 시일 내에 설욕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