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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2권" 음모의 장 4회

[한국문화신문 = 유광남 작가] 

“그럽시다.”

이순신은 마치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처럼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고맙습니다.”

정도령이 가볍게 고개 숙여 사례를 표하자 이순신이 되물었다.

“뭐가요?”

정도령은 해맑은 동공으로 이순신을 바라보았다.

“소생을 믿어 주셔서 말입니다. 믿음이 있으시기에 대답이 가벼운 것 아닙니까.”

“그렇소. 정도령이 이미 나에게 언질해 주지 않았소. 적들을 분쇄(粉碎)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노라고. 일본 본토라도 공격할 자신이 있다고 말이요!”

“그걸 믿어 주셔서 감복할 따름입니다.”

“정도령을 신뢰하지 못하면 서애 대감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요? 서애 대감이 천거한 도령에게 신선의 도도한 향기가 느껴지는 걸 어쩌겠소.”

아주 짧은 순간에 정도령의 눈빛에 이채가 반짝이다가 사라졌다.

“역시 대업을 성취할 수 있는 안목과 자질을 지니고 계십니다. 주군(主君)께옵선.”

주군이라? 이 호칭은 이순신의 가슴을 몹시 설레게 했다. 그러나 이순신은 내색하지 않았다.

“그건 날 칭찬하는 것이지요? 비꼬는 것은 아니지요?”

이순신이 반갑게 웃었다. 정도령은 그러나 웃지 않았다.

“아부하는 겁니다. 절대 아부용입니다.”

“정도령의 아부라면 그냥 받겠소이다. 하지만 누구를 막론하고 내 앞에서 아부하는 자가 있다면 엄벌에 처할 것이외다.”

이순신은 단호하고 비장하게 말했다. 만일 수하 중에 아양을 떠는 자가 있다면 금방이라도 처단 할 그런 기세였다. 정도령이 분위기를 일거에 바꾸었다.

 

   
 
“조선의 국왕은 명나라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명나라에서 이번 칠천량의 대패를 어떤 시각으로 볼 것인가에 따라서 우리의 행동이 정해 질 것입니다. 일본의 태합(太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재차 발광을 시작하였으니 명나라의 대응이 기대 됩니다.”

“명나라가 대국임은 부인할 수 없으나 그들이 왜적을 물리칠 수 있다고는 기대하지 못하오. 왜적은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몰아내야 합니다.”

“조선의 왕 선조도 그리 알고 있으면 좋으련만. 그것이 그 분의 한계입니다. 그러기에 우리의 개벽이 정당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고요.”

정도령은 선조를 날카롭게 비판하였지만 이순신은 특별히 동조하지 않았다. 사실 이순신은 마음이 조급했다. 조선 수군의 사기를 어떤 식이든지 북돋아 주어야만 하지 않겠는가. 패배의 상처가 너무 크고 깊었던 것이다.

“우리 병사들을 소집해야겠소. 정예 수군들이 전멸을 당했으니 어서 그들을 모아서 훈련을 시켜야 하지 않겠소.”

“이미 이첨사와 송군관을 시켜서 생존해 있는 수군들을 모두 집결 시키라고 지시해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