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편종(編鐘)처럼 생긴 종 하나를 나무틀에 매단 국악기 특종(特鍾)을 보셨나요? 단 한 개의 종으로 된 악기로 16개의 종을 가진 편종(編鐘)과 연원을 같이하는 중국 고대의 타악기라고는 하나 고려 예종 11년(1116)에 송나라의 휘종(徽宗 1101~1125)이 보낸 대성아악(大晟雅樂) 가운데는 특종이 없습니다. 다만, 《세종실록》 12년(1430) 3월 5일에 나오는데 당시는 특종이 아니고 가종(歌鍾)이라고 했지요. ▲ 편종(編鐘)처럼 생긴 종 하나를 나무틀에 매단 국악기 특종(特鍾) 그러다 성종(1469~1494) 때 이 타악기는 비로소 특종이라고 불렀습니다. 길이가 62cm, 밑 부분의 긴 지름이 29.3cm인 종 한 개를 틀에 매달아 놓은 것인데, 종은 편종의 종보다 두 배나 큽니다. 특종은 동철(銅鐵)과 납철(鐵)을 화합하여 주조하지요. 특종의 음은 12율(律)의 기본음인 황종(黃鍾)입니다. 오늘날 특종은 종묘제향(宗廟祭享) 때 제례악이 시작할 때만 연주됩니다. 곧 특종은 박(拍)의 지휘에 따라서 한 번 연주되는데. 특종의 연주에 이어서 축을 세 번, 북을 한 번 치지요. 이 동작이 세 번 반복되면, 또 한번 특종과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주로 강원도 지방에서 끓는 물에 살짝 데쳐 갖은 양념에 무쳐 먹는 곤드레나물을 아시나요? 곤드레나물은 태백산 고지에서 자생하는 산나물로서 맛이 담백하고 부드러우며 향이 독특한 강원도 지방의 전통음식으로 쓰입니다. 곤드레는 지금 건강식품으로 찾는 사람들이 많지만 예전에는 먹거리가 부족할 때 구황식품으로 먹었던 음식이지요. 《동의보감》에는 곤드레에 대해 성질이 평하고 독이 없다. 어혈을 풀어주고, 출혈을 멎게 한다. 또 옴버짐을 낫게 하고 혈을 보한다.라고 나와 있어 약재로도 요긴하게 쓰지요. 곤드레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칼슘, 비타민 A 따위가 많아 성인병 예방에 좋은 약재입니다. 또 곤드레 뿌리는 말려서 달여 먹으면 신경통에 좋습니다. 곤드레는 지혈, 소염, 이뇨작용, 해열제로 널리 쓰며, 민간에서는 부인병 치료와 특히 고혈압에 좋다고 합니다. ▲ 들꽃 고려엉겅퀴, 잎은 곤드레나물로 강원도 전통식품으로 쓰인다. 그런데 곤드레나물은 다른 나물과 달리 원래 꽃이 핍니다. 그래서 그 꽃을 고려엉겅퀴라고 하고 다른 이름으로는 구멍이도깨비엉겅퀴고려가시나물 따위로도 불립니다. 꽃은 8~10월에 가지 끝마다 지름 34cm의 붉은 빛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네델란드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했던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90)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고흐는 후기인상파 화가로 해바라기와 별이 빛나는 밤을 남겼으며 어느 날 자신의 한 쪽 귀를 잘랐고, 1890년 그 유명한 자화상을 그린 두 달 뒤 권총자살로 37살의 삶을 마감한 정신이상 증세의 화가입니다. 그런가 하면 조선에는 자신의 눈을 찔러 고흐보다 더 괴짜인 조선 영조(英祖) 때의 화가 최북이 있습니다. 그는 손가락 끝이나 손톱을 써서 그리는 지두화(指頭畵)를 잘 그렸지요. 자신의 이름 북(北) 자를 반 자르면 칠(七)자가 된다 하여 스스로 칠칠이라 불렀으며, 붓으로 먹고 산다 하여 호생관(毫生館)이란 호를 가졌던 화가입니다. 금강산의 구룡연(九龍淵)을 보고는 천하 명인 최북은 천하 명산에서 마땅히 죽어야 한다.고 외치고 물에 빠지려는 것을 친구가 구했다는 이야기가 전하며 또한 어떤 권력자가 그에게 그림을 얻으려 협박하자 스스로 자신의 눈을 찔러 평생 외눈박이로 삶을 마칠 만큼 자신의 의지가 뚜렷한 사람입니다. ▲ 최북의 손가락으로 그린 게, 거침이 없고 당당하다. ▲ 반 고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2014 세계문자심포지아가 지난 10월 24부터 26까지 서울 세종 문화회관 종합연습실에서 세계 미국, 일본, 중국, 프랑스, 말레이시아 등 12개국 언어학자・문자・문학자 등 400여 명의 학자들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특히 마지막 날인 26일 11시 30분 이들은 세계문자서울선언을 발표했다. 2014 세계문자심포지아 학술대회장 유재원 교수, 조직위원장 임옥상 선생과 싱가포르 밀레이시아어 센터 모하메드 노 다이피 교수(Mohamed Noh DAIPI)가 함께 낭독한 선언문에서 모든 문자는 평등하다.는 전제 아래 각국 정부는 문자의 생명력을 좌우하는 학문을 그 민족의 고유 문자로 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그들은 모든 사람은 자신들의 고유 문자로써 글을 읽고 쓸 수 있어야 하고, 문자 선택에서 강제와 억압 또는 차별을 받지 않아야 한다.라고 선언했다. 그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와 세계 시민 모두는 각국의 문자가 소멸 위기로부터 벗어나 언어의 다양한 층위에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함께 돕고 서로 연대(連帶)해 나가야 한다.와 각국 정부는 제 나라 문자 사용을 장려하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조선 후기 숙종의 의관 이시필(李時弼, 1657년 ~ 1724년)이 쓴 《소문사설(聞事說)》 보셨나요? 《소문사설》은 이시필이 어의로 있으면서 숙종을 위해 여러 음식을 연구하고 또 사신 행차를 따라가서 보고 들은 여러 기록들을 간추린 책입니다. 이 책은 네 부분으로 나뉘어 있지요. 벽돌식 온돌 제작 방법을 소개한 전항식, 몇 가지 도구의 제작을 설명한 이기용편, 약용 음식의 조리법을 소개한 식치방, 마지막으로 다양한 산업 기술, 생활지식을 소개한 제법입니다. 거의 300년이 지난 지금 사람들이 읽으면 그냥 웃어넘길 내용들도 종종 있습니다. 예컨대 사람이 형체를 안 보이게 하는 방법이라던가, 도망간 사람이 돌아오게 하는 법, 쓴 돈이 되돌아오게 하는 법, 교미 없이 낳은 알이 부화하게 하는 법 따위가 그렇지요, 그러나 토란떡, 녹말국수, 쥐 잡는 기구, 작두 같이 실용적인 내용도 물론 있습니다. ▲ 《소문사설》에 나오는 메추라기 잡는 그물, 시립종로도서관 소장본 재미난 것 가운데는 “메추라기 잡는 그물”도 있지요. 그 내용을 보면 “먼저 댓살로 삿갓 모양을 만들어 거기에 그물을 씌운다. 이른바 ”지게“라고 부르는 이 그물을 메고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정주영의 고향은 강원도 통천, 현재는 맘대로 갈 수 없는 북한 땅이다. 정주영은 회고록에서 고향 통천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강릉에서 바다를 끼고 곧장 쭈욱 올라가면 속초・화진포・고성・통천읍이 있고, 바로 그 위에 관동팔경 가운데서도 으뜸으로 치는 해금강 총석정이 있다. 그리고 그 다음에 나오는 것이 송전해수욕장이다. 솔밭이라는 이름 그대로 키 작은 다복솔이 온통 뒤덮이고, 푸르른 바다를 끼고 끝없이 이어진 새하얀 모래밭, 봄이면 온통 붉게 피어나는 산기슭의 진달래들, 명사십리 해당화보다 더 화려한 해당화. 회고록에 이렇게 표현한 것을 보면 그 어떤 고장보다도 아름다울 것이고, 정주영으로서는 무척이나 돌아가고픈 고향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가 소 판 돈 70원을 훔쳐 나온 고향을 대충 갈 수는 없는 노릇. 천하의 정주영은 어떤 모습으로 고향에 가게 될까? 정주영 회장 선생을 환영합네다. 노동당 허담의 방북 제안을 받아들여 정주영이 북한 땅을 밟은 것은 그가 고향을 떠난 지 40년만인 1989년 1월 23일이었다. 이때 정주영은 남한과 북한이 함께 금강산을 개발해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호암미술관에 소장된 보물 제787호 분청사기철화물고기무늬항아리를 보셨나요? 높이 27㎝, 입지름 15㎝, 밑지름 9.8㎝로 입부분이 넓게 벌어졌으며 어깨부분에서 서서히 벌어져 몸체 윗부분에 중심이 있고 다시 서서히 좁아져 작고 나지막한 굽이 받치고 있는 형태의 항아리입니다. 아담하면서도 귀여운 몸체를 가졌으며 전체적으로 푸른빛이 미끈히 감도는 항아리이지요. 이 분청사기 항아리의 특징은 분청사기 도자기에 쓰이는 각종 기법이 모두 사용되었다 것입니다. 입 부분 안쪽과 굽다리에는 상감기법(象嵌技法)이 쓰였고 몸체는 귀얄기법이 사용되었지요. 그런가 하면 몸체 한 가운데에 사실적으로 묘사한 물고기 두 마리와 연꽃은 인화(印花)상감(象嵌)철화기법(鐵技法)을 쓰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분청 도자기를 만드는 모든 기법이 동원된 예는 매우 드물 뿐 아니라 사실적이고도 대범하게 나타낸 연꽃과 물고기 무늬의 표현 등에서 뛰어난 작품의 하나로 꼽힙니다. ▲ 보물 제787호 분청사기철화물고기무늬항아리 15세기 중반 무렵 철화분청사기를 만들던 대표적인 충청남도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 요지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1993년부터 20년이 넘게 항일운동가 후손들과 조선족의 오늘을 기록해온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류은규 씨가 어제 10월 22일 수림문화재단(이사장 하정웅)으로부터 사진문화상을 받았다. 상명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원 사진학과에서 순수사진을 전공한 그는 이런 공로로 2002년 중화인민공화국 길림성 우수외국인 교수상(中華人民共和國 吉林省 優秀外國人 敎授賞) 등 국내외서 많은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 류은규 작가의 작품, 항일독립운동가 김규식선생의 따님 김현태 여사님(1994년 중국 헤이룽장성 상지시) 그의 이번 사진문화상 수상작은 항일독립운동가 김규식선생의 딸 김현태 여사님을 찍은 사진으로 1994년 중국 헤이룽장성 상지시에서 허리가 꼬부러진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밖에 전시된 사진들에는 조선족들의 한 서린 모습과 소박한 작은 미소를 볼 수 있었다. 저녁 5시부터 시작한 시상식에서는 류은규 씨말고도 박현두, 이원철, 임수식, 임안나 씨 등이 함께 사진문화상을 받았으며, 사진문화상 외에 공로상 분야에서는 윤세영, 이규상 씨가 수상자로 뽑혔다. 이번에 처음으로 사진분야의 역량 있는 작가와 사진계를 위해 공헌한 공로자를 발굴 지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한밤중에 된서리가 팔방에 두루 내리니, 숙연히 천지가 한번 깨끗해지네. 바라보는 가운데 점점 산 모양이 파리해 보이고, 구름 끝에 처음 놀란 기러기가 나란히 가로질러 가네. 시냇가의 쇠잔한 버들은 잎에 병이 들어 시드는데, 울타리 아래에 이슬이 내려 찬 꽃부리가 빛나네. 도리어 근심이 되는 것은 노포(老圃)가 가을이 다 가면, 때로 서풍을 향해 깨진 술잔을 씻는 것이라네(半夜嚴霜遍八紘 肅然天地一番淸 望中漸覺山容瘦 雲外初驚雁陳橫 殘柳溪邊凋病葉 露叢籬下燦寒英 却愁老圃秋歸盡 時向西風洗破).” ▲ 상강 무렵, 까치밥으로 몇 개 남은 감과 마지막 잎새 위는 조선 중기의 학자이자 문신 권문해(權文海, 1534 ~ 1591)의 《초간선생문집(草澗先生文集)》에 나오는 글인데 상강에 대한 묘사가 잘 되어있습니다. 오늘은 24절기의 18째 “상강(霜降)”인데 상강은 말 그대로 서리가 내리는 날이란 뜻으로 날씨가 추워져 첫 얼음이 얼기도 하지요. 이때는 단풍이 절정에 이르며 국화도 활짝 피는 늦가을입니다. ▲ 군대의 대장 앞에 세우는 군기(軍旗) 둑(纛) 《세종실록》 22년(1440) 6월 13일 기록에 보면 봄의 경칩과 가을의 상강에는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대란치마”는 조선 왕실과 대한제국 황실 여성이 적의(翟衣, 왕비와 왕세자빈을 비롯하여, 왕대비나 대왕대비와 같은 왕실 적통의 여성 배우자들이 착용하는 법복(法服)나 원삼(圓衫, 조선시대 때 부녀자들이 입던 예복) 따위 예복 차림을 할 때 아래옷으로 갖추어 입는 치마입니다. ▲ 왕비 등 궁중 여인들의 예복 대란치마 치마는 다홍이나 남색 비단으로 만들고 치마를 장식하기 위한 스란단은 두 층으로 붙이는데 윗 스란단 너비는 22-25cm, 아래 스란단 너비는 15~19cm입니다. 스란단에는 황후는 용무늬, 왕비나 왕세자빈은 봉황무늬, 공주나 옹주는 “수(壽)"“복(富)"“남(男)"“다(多)" 따위의 글자나 석류불로초연꽃 등의 그림을 금실로 짜거나 금박을 놓습니다. 대란치마 말고 궁중 여인들의 옷으로 “스란치마”라는 것도 있는데 이는 평상시 당의를 입을 때 아래옷으로 갖추어 입는 치마입니다. 또 이 스란치마는 적의나 원삼 등의 예복 차림을 할 때 대란치마 안에 입는 옷이기도 한데 스란단은 대란치마와 달리 한단만 붙입니다. ▲ 스란단이 하나인 스란치마 요즘 혼인예식 때 누구나 할 것 없이 서양에서 온 하얀 드레스를 입지만 전통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