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진정한 K팝페라를 들고 나온 듀오아임(팝페라테너 주세페김 / 소프라노 구미꼬김 부부). 그들은 지난 2월 14일 서울 삼성동 한국문화의집(코우스)에서 한국 최초 인문학K팝페라 갈라코서트를 연데 이어 4월 10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음악적 완성도를 한층 높인 공연 아리랑에서 아리랑까지 말의 꿈을 성황리에 무대에 올렸다. ⓒ 아임엔트 듀오아임은 이번 공연에 솔리스트앙상블 악단 랑과 한국전통예술단 아우름은 물론 새로이 김봉미 교수가 지휘하는 헤럴드필하모닉까지 합세해 800석의 대형 공연장을 웅장하게 수놓았다. 1,2층 객석을 모두 채운 청중들은 숨소리 하나 내지 않을 만큼 2시간여의 공연 내내 듀오아임의 음악세계에 매료 되었다. 하얀 힘줄로 인왕을 부둥켜안았던 소나무 다시 푸른 잎 토해내고 바위에 아로새겨진 종묘사직의 지문 뚜렷하다. 공연이 시작되자 먼저 중앙 무대 정면에 마련된 대형 화면에는 사진작가 임채욱 씨의 인왕산 사진과 함께 임병걸 시인의 인왕을 깨우다 시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배경에는 주세페 김이 작곡한 푸른 잎을 토해내는 장엄한 음악이 흐른다. 주세페김은 말한다. 우리가 흔히 만나는 한 장의 사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대한민국헌법 전문에는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고 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그래야 되는 것이 삼일만세운동과 그를 이은 대한민국임시정부, 그리고 그들의 희생이 없었더라면 해방조국을 맞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제대로 잇고 있는지 걱정입니다. 1919년 오늘(4월 11일) 상하이 프랑스 조계 김신부로(金神父路, 현주소 瑞金2路)에 모인 각 지방 대표 29명은 임시의정원을 구성하고, 나라 이름을 대한민국으로 정했으며, 임시헌장 10개조를 채택한 뒤 국무원을 꾸렸습니다. 어려운 상황 아래에서 임시라는 혹이 붙긴 했지만 대한민국이 태어난 것이지요. 따라서 오늘은 95년 전 조선을 강제침략한 일제에 대항하여 조선이 자주독립국임을 세계만방에 알린 매우 뜻 깊은 날입니다. ▲ 중국 상해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의 1920년대 모습 이렇게 임시정부 생일은 분명히 4월 11일이 맞건만 여전히 정부는 4월 13일에 기념식을 하고 기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날은 정부를 수립한 날이 아니라 공포일(알린날)일뿐 것입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고려는 불교와 귀족의 나라였기에 상감기법을 이용한 많은 무늬와 화려한 색깔의 청자가 발달했다. 하지만 조선은 성리학이 중심이 된 나라로 현실적, 합리적, 실용적인 사고방식이 지배해 백자가 발달됐다고 학계는 말한다. 그 순백색의 백자에 대해 김상옥 시인은 불 속에 구워내도 얼음 같이 하얀 살결!이라고 노래한다. 조선을 대표하는 것으로 눈처럼 하얀 순백색의 그릇들로, 아무런 무늬가 없거나, 있어도 꾸밈이나 번잡스러움은 없는 백자항아리만의 전시회가 성보문화재단 호림박물관(관장 오윤선) 신사분관(호림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 호림아트센터 건물 외벽에 커다랗게 새겨놓은 백자호(白磁壺), 너그러운 형태에 담긴 하얀 빛깔 전시회 홍보 백자호(白磁壺), 너그러운 형태에 담긴 하얀 빛깔이란 이름의 백자전은 오는 6월 21일까지 개최하는 1차 전시에는 순백자항아리를 내놓으며, 6월 26일부터 9월 20일까지 여는 2차 전시는 전시품을 전면 교체해 청화(靑畵)철화(鐵畵) 백자항아리를 전시하게 된다. 두 차례 전시에 출품하는 도자기는 각 90여 점. 기자는 4월 9일 오후 박물관을 찾았다. 유진현 학예연구팀장의 안내로 전시장을 둘러보는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최근 드라마 정도전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소설과 학술서 등 2014년에만 나온 정도전 관련 책만 10권이 넘을 정도지요. 그러나 우리는 정도전이 조선 건국에 일등공신이었지만 또 다른 면으로 무학대사와 경복궁 건설을 놓고 대립한 사람이었으며, 만고의 역적정도로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계기로 우리는 정도전을 새롭게 바라봅니다. 드라마 기획의도를 보면 정도전이 난세를 끝내고 새 시대를 열어젖힌 대정치가,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진짜 정치가로 소개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사실 정도전이란 인물을 소재로 하여 쓴 최초의 소설은 이미 2000년에 완간된 임종일 작가의 5권짜리 《정도전》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 5권짜리 《정도전》은 최근 도서출판 인문서원에서 3권짜리로 개작되어 나왔지요. 임종일 작가가 말하는 정도전은 어떤 사람일까요? 그는 말합니다. 정도전은 임금의 지위가 높고 귀하지만 천하는 지극히 넓고 만민은 지극히 많다. 만약 그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크게 염려할 일이 생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정도전이 그저 임금께 충성하는 신하가 아니라 민본정치, 민본국가 건설을 꿈꾼 혁명가였다는 것을 말하지요.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식생활의 변화에 따른 얼굴 형태의 변화 한국인의 얼굴은 어떻게 생겼나? 특히 옛 사람들 단군조선시대, 고려시대 사람들은 어땠을까? 궁금하지만 타임머신을 타고 옛날로 돌아가 보지 않는 이상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다만, 전해지는 유물들을 통해 겨우 짐작할 따름이다. 충북 제천 점말에 있는 구석기 동굴유적인 용굴에서 출토된 뼈에 새긴 얼굴, 부산 동삼동 조개무덤(貝塚)에서 나온 조개껍데기, 그리고 강원도 양양 오산리에서 출토된 손으로 대충 눌러 만든 5센티미터 안팎의 흙으로 빚은 얼굴, 그리고 울산ㆍ고령 등 바위에 새긴 암각화에서도 옛사람들의 얼굴을 만날 수 있다. 또 치우천왕(蚩尤天王)의 얼굴이라고도 하는 도깨비기와(귀면와:鬼面瓦)와 신라인의 미소라 불리는 얼굴무늬 수막새(人面文圓瓦當), 역시 얼굴무늬 수막새 탐라인의 미소', 불교가 전래하면서 만들어진 숱한 불상과 고구려 고분벽화에 보이는 다양한 인물상, 신라 고분에서 출토된 토우들, 화려하고 섬세한 고려불화(高麗佛畵)나 조선시대 초상화, 풍속화, 탈춤에서 쓰는 탈바가지, 장승 등을 통해 그 시대를 살았던 우리 선조를 만나게 된다. ▲ 한국인의 얼굴들(윗줄 왼쪽부터 시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우리 겨레가 전통적으로 먹었던 과자를 흔히 “한과(韓菓)”라 하는데 이는 한복, 한식처럼 서양의 과자나 중국의 한과(漢菓)와 구분하여 부르는 말입니다. 원래 우리 토박이말로 “과줄”이지요. “과줄”에는 유밀과, 약과, 정과, 다식, 숙실과 따위가 있습니다. 하지만, 과줄을 대표하는 것으로는 “유과”라고도 하는 “유밀과”를 꼽아야 합니다. 유밀과는 찹쌀가루에 콩물과 술을 넣어 반죽하여 삶아낸 것을 얇게 밀어 말렸다가 기름에 튀겨내어 쌀 고물을 묻힌 것이지요. 유밀과는 크기나 만드는 방법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는데 큰 것은 “산자”, 손가락 굵기는 “강정”, 팥알만 하게 썰어 말려 튀긴 뒤에 엿으로 뭉쳐 모나게 썬 것을 “빙사과(氷砂果, 賓砂果)”라고 합니다. ▲ 한국의 과자 "과줄" / 빙사과, 약과, 강정, 율란(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그밖에 밀가루에 참기름과 꿀을 넣어 만드는 것으로 제사 지내는 데에 빠지지 않는 “약과”, 생과일이나 식물의 뿌리 또는 열매에 꿀을 넣고 조린 “정과”, 쌀, 깨, 밤 등을 가루 낸 것이나 송화가루 등을 꿀로 반죽하여 나무로 만든 틀인 다식판에 찍어낸 “다식(茶食)”, 밤, 대추 등에 꿀을 넣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포도덩쿨 사이에서 원숭이가 노니는 그림의 도자기를 보셨나요? 국보 제93호 백자 철화포도원숭이무늬 항아리가 그것입니다. 이 항아리는 붉은 빛이 나는 산화철로 포도와 원숭이 무늬를 그려 놓은 조선 백자 항아리지요. 조선시대 원숭이 그림은 높은 벼슬을 바라는 마음과 부귀영화를 누리라는 뜻에서 그렸고, 포도는 다산을 뜻했습니다. 이 항아리는 포도 잎과 줄기를 사실적으로 그려놓았고, 넝쿨을 타고 노는 원숭이는 활달하고 세련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이 그림은 도공(陶工)들이 그린 그림이 아니라 전문 화원들이 그린 회화성이 짙은 그림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 국보 제93호 백자 철화포도원숭이무늬 항아리 모양을 보면 입 부분은 넓고, 어깨에서 벌어져 몸통 위쪽에서 중심을 이루었다가 좁아져 세워진 단아한 모습을 하고 있지요. 또 몸통 전면에 푸른색이 감도는 유백색의 백자 유약이 고르게 칠해져 있는데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에 있는 백자 철화포도무늬 항아리(국보 제107호)와 함께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명품 백자 항아리입니다. 이 항아리는 붉은 색 계열의 산화철로 그림을 그리는 철화백자로 분류되는데 15~16세기에도 철화백자는 있었지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조선시대 화원들은 술이 취해야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사람이 많습니다. 술에 취해 눈밭에서 얼어 죽었다는 최북, 스스로 호를 술 취한 늙은이(醉翁)라 불렀던 취옹(醉翁) 김명국, 술에 취해야 그림을 그리던 오원 장승업 같은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세종 때 이조참판을 지낸 조은(釣隱) 최치운(崔致雲, 1390, 공양왕 2∼1440, 세종 22)은 세종의 총애를 받았는데 얼마나 술을 좋아했던지 세종이 계주서(戒酒書)를 내려 절제할 것을 명했을 정도입니다. 그는 이 계주서(戒酒書) 글을 벽에 걸어두고 나가고 들 때에는 꼭 이것을 바라보고 조심했지요. ▲ 세종 때 펴낸 삼강행실효자도, 이 안에 "계주서(戒酒書)"가 있다. 뿐만 아니라 실학자 하백원(1781∼1844)과 도공 우명옥은 과음을 경계하기 위한 “계영배”라는 술잔을 만들었습니다. 이 계영배는 전체의 70% 이상 술을 채우면 술이 모두 새 나가게 만들어진 특이한 술잔입니다. 후에 이 술잔을 조선시대의 거상 임상옥(1779∼1855)이 소유하게 되었는데, 그는 계영배를 늘 옆에 두고 끝없이 솟구치는 과욕을 다스리면서 큰 재산을 모았다고 합니다. 한편 최치운은 1439년 공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오늘은 동지로부터 105일째 되는 한식(寒食)으로 찬밥을 먹는 명절이다. 한식의 다른 이름으로 고초일(苦草日), 금연일(禁煙日), 숙식(熟食), 냉절(冷節)이라고도 불렀다. 그런데 왜 명절에 찬밥을 먹게 되었을까? 그에는 다음 두 가지의 설이 전한다. 먼저 중국 춘추시대 개자추(介子推, 介之推)란 사람이야기다. 개자추는 진(晉)나라의 공자 중이(重耳)를 위해 헌신했다. 특히 중이가 망명생활을 할 때 그를 19년 동안이나 극진히 모셨는데 중이가 고기가 먹고 싶다.고 하자 고기를 구할 수 없어 자신의 허벅지 살을 도려내 구워줄 정도였다. 뒷날 중이가 문공(晉文公: 재위 636~628)으로 즉위했을 때 다른 사람들은 모두 벼슬을 주었으나 개자추는 등용하지 않았다. 이에 실망한 개자추가 산에 들어가 숨어 살았는데 문공이 나중에야 잘못을 깨닫고 불렀지만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문공이 개자추를 나오게 하려고 산에 불을 질렀다. 그러나 개자추는 이에 응하지 않고 산속에서 타죽었다. 그래서 문공은 이날만은 개자추를 추모해 불을 피우지 않고 찬밥을 먹었다는 이야기다. 다른 하나는 고대 개화(改火) 의례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다. 원시 사회에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내일은 24절기의 다섯째 절기 청명(淸明)입니다. 청명은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는 뜻을 지녔습니다. 이날은 한식(寒食) 하루 전날이거나 같은 날이어서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청명조(淸明條)에 보면, 이날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 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치는데 이를 “사화(賜火)”라 하며, 임금은 이 불을 문무백관과 360 고을의 수령에게 나누어줍니다. 수령들은 한식날에 다시 이 불을 백성에게 나누어주는데, 묵은 불을 끄고 새 불을 기다리는 동안 밥을 지을 수 없어 찬밥을 먹는다고 해서 한식(寒食)이라고 하지요. 청명 무렵에는 논밭의 흙을 고르는 가래질을 시작하는데, 이것은 논농사의 준비 작업으로 봄밭갈이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이때는 가래질 말고도 논밭둑 다지기, 보리밭 매기, 푸성귀 씨앗 뿌리기 같은 일들을 하느라 일손 구하기가 힘들지요. 이날 제주도에서는 청명이나 한식은 땅에 있는 신들이 하늘로 올라간 날이어서 특별히 택일(擇日)을 하지 않고도 산소를 돌보거나 이장(移葬)을 해도 좋다고 믿으며, 손이 없기 때문에 집 고치기를 비롯해 아무 일이나 해도 좋다고 믿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