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우리나라 크로스오버 팝페라 음악계에 한국의 인문학을 세계에 알리려는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팝페라 그룹 듀오아임 으로 활동하고 있는 팝페라테너 주세페김과 소프라노 구미꼬김이 그 주인공이다. K팝페라를 통해, 한국의 문학과 역사 그리고 심오한 철학 이야기를 창작 아리랑을 비롯한 크로스오버 팝페라 노래에 고스란히 담아 감동을 전한다. '메이드 인 코리아 팝페라-크로스오버 음악도 있다는 것을 해외에 알리고 싶다는 의지로 시작한 이들의 15년간의 노력이 K팝페라 콘서트 말의 꿈 (Dream of Horse)-아리랑에서 아리랑까지로 첫 결실을 앞두고 있다. ▲ K팝페라의 개념도 듀오아임은 1998년 이태리 유학 중에 결성되었다. 팝페라테너이면서 지휘, 작곡, 편곡, 그리고 음악에세이스트까지 다재다능한 엔터테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주세페김(본명:김동규)은 성균관대학에서 산업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 입사까지 했지만 음악과 예술심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음악의 길을 걷게 된 열정과 특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구미꼬김은 일본계 다문화가정 출신으로 지난해까지는 한국 이름인 김구미로 활동해온 소프라노다. 그동안 여러 가지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마지막인 대한(大寒)입니다. 이름으로 보아서는 가장 추운 날이지만 “춥지 않은 소한 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 없다.”, “대한이 소한 집에 가서 얼어 죽었다.”, “소한 얼음 대한에 녹는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소한 무렵이 대한 때보다 훨씬 추울 때가 많습니다. 대한 다음에는 입춘이 기다리고 있기에 대한은 겨울을 매듭짓는 날로 보아 대한 기간의 마지막 날 곧 입춘 전날을 “절분(節分)”이라 하여 계절적인 그믐날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이날을 “해넘이”라 하여 콩을 방이나 마루에 뿌려 악귀를 쫓고 새해를 맞는 풍습이 있지요. 그래서 입춘부터를 새해로 보기도 합니다. 제주도에서는 이사나 집수리 따위의 집안 손질은 언제나 “신구간(新舊間)”에 하지요. 신구간은 대한 후 5일에서 입춘 전 3일간을 말하는 것인데 이때 모든 신들이 염라대왕에게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기 위해 자리를 비우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하여도 탈이 없다고 믿는 것입니다. ▲ 설백(雪柏), 그림 운곡 강장원 한국화가 "도시에서 온 놈들은 겨울 들판을 보면 모두 죽어 있다고 그럴 거야. 하긴 아무것도 눈에 뵈는 게 없으니 그렇기도 하겠지.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공연히 마음만 써 몸 수척해지고 억지로 글을 쓰려하니 마음도 편하게 먹지 못하네 만약 칼 얻어 억지로 근심 베어 버릴 수 있다면 하필 의사 맞아 왜 약을 물으리. 이 시를 쓴 사람은 조선시대 여류시인 박죽서(朴竹西, 1817~1851)로 시 166수가 《죽서시집 竹西詩集》에 실려 있습니다. 죽서는 원주사람으로 서얼 출신이지만 차별 없이 자랐고 어렸을 때부터 총명한데다가 재기(才氣)가 뛰어나 일찍부터 시공부를 시켰다고 전해집니다. 용모도 아름답고 특히 효심도 깊었으며 서출로 태어난 자신의 삶을 비관하지 않고 시 창작에 몰두하게 됩니다. 죽서는 좋은 시를 쓰기 위해 독서를 게을리 하지 않았는데 그 까닭에 그의 시는 지혜가 넘쳐나고 신령스럽기까지 하다는 평을 받습니다. ▲ 죽서유고, 민족문화대백과사전 죽서는 사랑하는 임, 가족, 친구에 대한 그리움과 병약한 자신의 이야기를 시로 다루면서도 자신의 삶을 비관하기 보다는 받아들이면서 담담하게 살다갔습니다. 서출 출신에 소실 살이를 하면서 후사 없이 34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시는 흐트러짐 없이 단아한 모습이라고 삼호정시단(三湖亭詩壇)의 벗 김금원은 죽서 사후에 문집으로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우리나라 사람이 몰래 담배(南靈草)를 심양(瀋陽)에 들여보냈다가 청나라 장수에게 발각되어 크게 힐책을 당하였다. (중간 줄임) 이 풀은 병진년(1616)부터 바다를 건너 들어와 피우는 자가 있었으나 많지 않았는데, 신유년(1621) 이래로는 피우지 않는 사람이 없어 손님을 대하면 차와 술 대신에 담배를 대접하기 때문에 혹은 연다(煙茶)라고 하고 혹은 연주(煙酒)라고도 하였고, 심지어는 종자를 받아서 서로 교역(交易)까지 하였다. 오래 피운 자가 유해무익한 것을 알고 끊으려고 하여도 끝내 끊지 못하니, 세상에서 요망한 풀이라고 일컬었다.” ▲ <쉴 때 피우는 한 모금> 이교익, 국립중앙박물관 위는 《인조실록》16년(1638) 8월 4일 치 기록입니다. 조선 사람이 몰래 심양에 담배를 보냈다가 청나라 장수에게 들켜 크게 꾸중을 들었으며 “요망한 풀”이라 한다는 내용입니다. 여기에서 보면 담배가 1946년 일본에서 들어온 것으로 나오지요. 조선 후기의 학자 한치윤(韓致奫, 1765~1814)이 “어린애 티를 벗기만 하면 으레 담뱃대를 문다. 세상에서 하는 말인즉 ‘팔진미는 안 먹어도 담배만은 끊을 수 없다.’고 한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옛 사람들은 농사를 바탕으로 살았기에 농사를 짓는데 필요한 노동력은 매우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자손이 번성한다는 다산(多産)은 매우 중요한 덕목이었지요. 따라서 이를 기원하는 상징적인 기호나 무늬들이 그릇 같은 데에 흔히 등장하는데 그 대표적인 무늬가 바로 포도, 석류, 물고기, 동자 따위입니다. 특히 석류는 그 안에 들어 있는 많은 씨앗들로 인하여 자손을 많이 둘 것이란 뜻으로 여겨져 청자의 무늬로 자주 나타나지요. ▲ 청자 석류모양 주전자, 국립중앙박물관 여기 청자 석류모양 주전자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것으로 12세기에 만든 높이 18.3㎝, 몸지름 17.5㎝ 주전자입니다. 동식물을 본떠 만든 상형 청자는 대체로 물레를 이용하여 겉모습을 만든 뒤 그 바깥에 돋을새김(양각) 또는 오목새김(음악) 기법으로 무늬를 조각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처럼 4개의 석류를 조합하여 만든 것은 매우 특별한 모습입니다. 주전자의 몸통은 세 개의 석류 위에 또 다른 석류 하나를 올려놓음으로써 안정된 삼각형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또 여기에 잎과 가지를 응용하여 귓대부리(주구)와 손잡이를 만드는 등 뛰어난 구성력을 보여준다는 평가지요. 입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季冬江漢氷始壯 늦겨울 한강에 얼음이 꽁꽁 어니 千人萬人出江上 사람들 우글우글 강가로 나왔네. 丁丁斧斤亂相착 꽝꽝 도끼로 얼음을 찍어 내니 隱隱下侵馮夷國 울리는 소리가 용궁까지 들리겠네. (중간 줄임) 滿堂歡樂不知暑 왁자지껄 이 양반들 더위를 모르고 사니 誰言鑿氷此勞苦 얼음 뜨는 그 고생을 그 누가 알아주리. 君不見 그대는 못 보았나? 道傍갈死民 길가에 더위 먹고 죽어 뒹구는 백성이 多是江中鑿氷人 지난겨울 강위에서 얼음 뜨던 자들인 걸.” ▲ 여름에 쓸 어름을 뜨는 백성(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위 시는 조선 후기의 문신이며 학자인 김창협(金昌協, 1651~1708)의 착빙행(鑿氷行, 얼음 뜨는 자들을 위한 노래)입니다. 조선시대는 냉장고가 없던 시대이니 여름에 쓸 어름을 겨울에 한강에서 떠서 동빙고(東氷庫, 지금의 서울 성동구 옥수동-豆毛浦)와 서빙고(西氷庫, 현재의 용산구 서빙고동 파출소 근처)에 저장해 두었습니다. 그렇게 저장해둔 동빙고의 얼음은 종묘제례 같은 나라의 제사에 쓰였고, 서빙고 얼음은 궁궐에서 쓰고 신하들에게도 나누어 주었지요. 그런데 강추위 속에서도 얼음을 뜨는 것은 백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웬만한 음악 애호가라면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실내합주단 이무지치(I MUSICI)가 연주하는 비발디 사계를 들어봤을 터다. 그 비발디 사계의 전령 이무지치가 선사하는 새해 첫 감동을 맛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 예술의전당에서는 오는 1월 24일(금)~25일(토) 저녁 8시에 이무지치 신년음악회를 연다. 부산, 울산, 인천 등을 거친 뒤에 오는 전국순회공연의 서울 연주이다. 이날 이무지치 (I MUSICI) 초청 2014 신년음악회는 신년에 맞는 화려하고 밝은 음악으로 구성해 관객들에게 새해의 새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날 공연 곡목은 누구나 좋아하는 비발디의 사계를 비롯하여 롯시니, 파가니니, 베르디 등 오페라의 최고 권위자들의 오페라스틱 프로그램을 기본으로 한 연주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이탈리아어로 음악가들(The Musicians) 이라는 뜻의 이무지치는, 바이올린 6명, 비올라 2명, 첼로 2명, 더블베이스 1명, 챔발로 1명, 총 12명으로 구성된 현악합주단이다. 이탈리아의 명문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을 졸업한 12명의 촉망받는 음악인들이 모여 1952년에 창단해 62년이 지난 현재까지 여전히 왕성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충남 홍성에는 현감 시절 본가에서 곡식을 날라다 빈민 구휼했던 조중세(1847~1898) 선생의 종가 사운고택이 있습니다. 이 사운고택에는 《음식방문니라》라는 귀한 책 한 권이 전해옵니다. 이 《음식방문니라》는 현 종손 조환웅 선생의 증조할머니인 숙부인 전의이씨가 쓴 책으로 순 한글로 쓴 조리서인데 사운고택에서 오랫동안 가향주로 전해 내려오던 송순주도 보이지요. ▲ 송순주 빚는 재료 솔순(왼쪽), 경남무형문화재 제35호 송순주(가운데), <음식방문니라> 책에 쓰인 설명을 보면 송순주는 “솔순을 무수히 씻어 잠깐 삶아 솔향기가 없어지게 하지 말고 밥과 솔순이 얼음 같이 식은 뒤 넣어라”라고 빚는 법을 얘기해줍니다. 이처럼 송순주는 봄에 소나무 가지 끝에 자라는 새순 곧 솔순을 써서 빚는 발효주인데 발효 도중에 소주를 첨가하는 혼양주법을 쓰는 집안도 있었습니다. 송순주는 주독해소에 뛰어난 효과를 나타내며, 위장병과 풍치를 비롯 신경관계 질환의 치료와 예방, 동맥경화 예방, 수족마비 등 풍증과 마비증상을 다스리는 효과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송순주는 어떤 면에서 가장 한국적인 정취를 간직한 술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윷판을 벌이고 한쪽 편이 첫 윷을 던지니 도가 나옵니다. 그러자 첫도유복이라하며, 처음 나오는 도는 복이 있어 이긴다고 스스로 위로합니다. 그러자 다른 편은 첫 번부터 모가 나와 환호를 지릅니다. 그러면 상대는 첫모 방정에 새 까먹는다.라면서 딴죽을 겁니다. 그러면서 윷판은 달구어집니다. 그리고 윷을 던지는 동작에는 절로 춤이 실리지요. 이렇게 윷놀이는 오랫동안 우리 겨레의 흥을 돋우었던 민속놀이입니다. ▲ 모야!, 윷이야 신나는 추임새문화(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고려 후기의 문신이며, 학자였던 목은(牧隱) 이색(李穡)이 쓴 글에 보면 졸(拙)이 이기고, 교(巧)가 지는 게 더더욱 놀라우니 강(强)이 삼키고 약(弱)이 토함도 기약하기 어렵도다. 늙은이가 머리를 써서 부려볼 꾀를 다 부리고 가끔씩 흘려 보다 턱이 빠지게 웃노매라.하여 윷놀이가 참으로 재미있음을 말해줍니다. 윷놀이의 가장 큰 좋은 점은 모야!, 윷이야! 외쳐대는 놀이꾼이나 구경꾼이 따로가 아니고 모두 하나 되어 신이 난다는데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윷놀이는 놀이의 기능을 익히고자 오랜 세월과 돈을 투자해야 하는 것도 아니며, 급수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거문고 타던 백아는 그 소리를 제대로 알아듣는 종자기가 죽고 나자 세상이 텅 빈 듯하여 이제 다 끝났다 싶어서 허리춤의 단도를 꺼내어 거문고 다섯줄을 북북 끊어버리고 거문고 판은 팍팍 뽀개 아궁이의 활활 타는 불길 속에 처넣어 버리고 스스로 이렇게 물었겠지. ‘네 속이 시원하냐?’ / ‘그렇고말고.’ / ‘울고 싶으냐?’ / ‘울고 싶고말고.’”《연암집》-신호열ㆍ김명호 뒤침 ▲ 박주수가 그린 박지원 초상(왼쪽), 나빙의 박제가 초상 이 글은 연암 박지원(朴趾源)이 안의 현감으로 있을 때 한양 벗들의 안부를 묻는 편지 일부입니다. 특히 이덕무(李德懋)가 죽고 나서 백아처럼 홀로 남은 박제가(朴齊家)가 걱정이 되어 쓴 것입니다. 연암은 자신의 거문고 소리를 알아주는 친한 벗이 죽었을 때 백아의 심정처럼 박제가의 심정을 마치 곁에서 본 듯 절묘하게 묘사합니다. 종자기는 백아(중국 춘추시대 거문고 명인)가 산을 생각하며 연주하면 “좋다. 우뚝하기가 마치 태산 같구나.” 하였고, 흐르는 물을 마음에 두고 연주하면 “좋다 도도양양하기가 마치 강물 같구나.” 했을 정도로 백아의 음악을 뼛속으로 이해했던 사이이니 어찌 그런 벗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