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김영조 문화전문기자] 사월이라 한여름이니 입하 소만 절기로다 / 비 온 끝에 볕이나니 날씨도 좋구나 / 떡갈잎 퍼질 때에 뻐꾹새 자주 울고 / 보리 이삭 패어 나니 꾀꼬리 소리 한다 / 농사도 한창이요 누에치기 바쁘구나 / 남녀노소 일이 바빠 집에 있을 틈이 없어 / 적막한 대사립을 녹음에 닫았도다 농가월령가 4월령에 나오는 대목으로 이즈음 정경을 잘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오늘은 24절기 중 여덟째로 소만(小滿)입니다. 소만이라고 한 것은 이 무렵에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자라 가득 차기[滿] 때문이지요. 또 이때는 이른 모내기를 하며, 여러 가지 밭작물을 심습니다. 소만에는 씀바귀 잎을 뜯어 나물을 해먹고 죽순을 따다 고추장이나 양념에 살짝 묻혀 먹는 것도 별미지요. ▲ 소만에는 푸르름과 죽추, 가득 참과 비움이 공존한다. 이때 온 천지가 푸르름으로 뒤덮이는 대신 대나무만큼은 죽추(竹秋)라 하여 푸른빛을 잃고 누렇게 변합니다. 또 만물은 가득 차지만 사람들은 먹을 것이 없어 구황식품을 구해야 할 때입니다. 그래서 소만은 우리에게 세상 이치를 잘 가르쳐 줍니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고, 따뜻함이 있으면 차가움도 있으며, 가득 차 있으면
[그린경제=김영조 문화전문 기자] 세종실록 5년(1423) 2월 10일 다섯째 기록을 보면 대궐 안에서 신분증을 차고 다닐 사람의 수는~하고 시작합니다. 여기에서 보면 당시 요리와 관련된 사옹원에 소속된 실제 노비는 250여 명이 넘었다고 나옵니다. 또 조선시대의 기본법전인 경국대전(經國大典)에 보면 사옹원에서 요리 관련 일을 하는 노비의 숫자는 400여 명이었지만 잔치가 있게 되면 그 수는 더 늘어났다고 하지요. ▲ 쌀을 고르는 미모(米母), 물 끓이는 탕수탁반(湯水托飯) /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이 기록에는 요리 관련 직책의 이름들이 나오는데 고기 요리를 담당한 별사옹(別司饔), 찜 요리 전문가 탕수증색(湯水蒸色), 채소요리 전문가 채증색(菜蒸色), 굽는 요리 전문가 적색(炙色), 밥 짓는 반공(飯工), 술을 담그는 주색(酒色)들이 있습니다. 특히 재미난 것은 물 긷는 수공(水工), 물 끓이는 탕수탁반(湯水托飯), 쌀을 고르는 미모(米母), 상차림 전문가 상배색(床排色)도 있지요. 여기서 우리는 수라간에서 요리 하는 일이 얼마나 분업화되고 전문화되어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 각 수라간에 배치된 미모(米母)와 떡 전문가 병모(餠母)를 빼면 수
[그린경제=김영조 문화전문기자]울산 반구대 암각화 보존논란에 새로운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울산시의 제방설치안과 문화재청의 댐수위 조절안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원칙론을 주장하며 강경노선으로 치달았던 문화재청이 최근 다소 부드러워지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암각화 보존을 위한 문화재청의 강경한 뜻은 지난달 11일 울산 암각화 현장 방문에서 분명히 했다. 그때 문화재청 강경환 반구대 암각화보존 TF팀장은 물 문제 때문에 암각화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며 문화재청은 암각화 보존을 위해 할 일은 하겠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이후로도 울산시와 문화재청은 평행선을 그으며 달렸고, 이에 지역 여론이 들끓었음은 물론 정치권마저 적극 개입하는 상황이 되면서 점점 어려움이 커지는 모양새가 되었다. ▲ 반구대 암각화 도상 그러자 문화재청은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약간 부드러워진 듯한 모양새를 보였다. 문화재청은 보도자료에서 문화재청은 울산시민의 생활용수를 확보하고, 반구대 암각화 훼손을 줄이면서 역사문화 환경을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 모색해 나가겠다.며 물 문제와 보존문제의 동시해결로 갈 것임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논쟁만으로는
[그린경제=김영조 문화전문기자] 전남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에는 나눔을 실천한 종가 운조루가 있다. 그런데 그 마을을 금환락지(金環落地) 의 명당이라고 한다나? 그래서 운조루 말고 같은 마을에 있는 집 곡전재(穀田齋)가 바로 이 명당의 중심이라고 주장하는데 우리 같은 범부야 그곳이 정말 금환락지의 명당인지는 잘 모른다. 다만, 곡전재라는 집은 운치가 있는 그래서 사람들이 한옥 민박으로 즐겨 찾는 곳이라는데 의미가 있을 터이다. ▲ 곡전재 전경 이곳 곡전재는 그저 보여주기만을 위한 집이 아니라 사람이 살고 있고, 또 나그네가 사람 냄새를 맡으며 다녀갈 수 있음이 좋다. 담이 무척이나 높은 것은 약간 거부감이 들기도 하지만 대문 안으로 들어서면 그런 느낌은 단번에 사라진다. 우선 아무나 들어가서 차를 마시고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금향다실(金香茶室)이 나그네를 반긴다. 이렇게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집은 어떻게 탄생되었을까? 집 한켠에는 이 집안의 철학을 말해주는 설명판이 붙어 있다. 대대로 벼슬을 탐하지 않고 농사를 지으면서 본분에 맞게 살려는 노력을 해왔다는 것이다. 그런 철학이 형제 우의에 금이 갈까봐 황금을 물에 버렸다는 서울 양천구 근처 한강의 투금탄 전
[그린경제=김영조 문화전문기자] 국립극장 대표 상설공연 완창판소리는 1985년 시작된 국내에서 갖아 오래된 판소리 무대이다. 1984년 12월 판소리 사설을 문학으로서 정립한 신재효의 타계 100주기 기념공연이 시초. 이때 성창순, 조통달, 오정숙 명창이 4일간 릴레이 형식으로 각 판소리 마당을 완창(完唱)해내면서 이듬해부터 국립창극단이 추진하게 되었다. ▲ 국립극장 판소리 완창무대 고수의 북장단에 맞추어 판소리 다섯 마당(춘향가, 흥부가, 수궁가, 심청가, 적벽가) 중 한 마당을 처음부터 끝까지 홀로 부르는 완창판소리는 창자에게 고도의 공력을 요구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인 판소리의 예능보유자(인간문화재)나, 준문화재급(전수조교), 전국의 판소리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명창들이어야 비로소 이 무대에 오를 수 있다. 짧게는 3시간, 길게는 8시간까지 이어지는 완창은 정말 피를 토하는 노력이 없이는 소화할 수 없으므로, 젊은 소리꾼뿐 아니라 원로 명창에게도 자존심을 건 무대이다. 2012년 올해까지 28년간 지속되고 있는 완창판소리에는 박동진, 오정숙, 강도근, 은희진 등 이제 전설로 남은 명창들을 비롯해 성창순, 박송희, 조통달, 남해성, 안숙선 등
[그린경제=김영조 문화전문기자]국립극장은 어린이들을 위해 두 편의 음악을 마련했다. 먼저 국립국악관현악단 특별연주회 음악동화 심청아, 나랑 놀자는 음악과 동화, 영상이 한데 어우러진 세상에서 처음 만나보는 음악동화이다. ▲ 국립국악관현악단 특별연주회 음악동화 심청아, 나랑 놀자 심청아, 나랑 놀자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여러 가지 동화를 패러디, 아이들을 위한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한 이야기 종합선물이다. 김태균(국립국악관현악단 기획위원)씨가 심청전이라는 고전을 큰 틀로 잡고, 별주부전, 백설공주, 벌거벗은 임금님 등 갖가지 재미있는 세계 명작 동화와 우리나라의 속담과 설화를 엮어서 지루할 틈 없이 흥미진진한 얘깃거리로 만들었다. 여기에 극의 주된 흐름이 되는 음악을 만든 김만중씨가 연출로도 가세, 짜임새 있게 무대화한다. 심청아, 나랑 놀자는 국악관현악단의 연주에 맞춰 노래와 이야기 장사가 들려주는 동화가 진행되고, 인형이나 그림자, 만화, 전래놀이 등 여러 가지 영상 요소를 사용하여 시각적 효과도 놓치지 않는다. 중간 중간에 배경음악과 효과음, 인물별 테마음악 등을 표현하는 각 국악기의 소개도 곁들여 우리 음악으로 아이들이 한걸음 친근하게 접근하도록
[그린경제=김영조 문화전문기자] 2004년 10월 29일자 도깨비뉴스를 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요즘 검색 사이트에서 'IT 대왕'을 쳐보면 대다수의 검색사이트에서는 결과물이 수없이 뜨고 있습니다. 언뜻 빌 게이츠 등등 IT 산업과 관련해 '벼락부자'가 된 사람들 또는 세계적인 IT기업 대표자를 지칭하는 말일 듯합니다만, 검색결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 나옵니다. 'IT 대왕'이란 세종대왕입니다 이 글은 세종대왕을 왜 'IT 대왕'이라 불러야 하는지, 한글이 얼마나 인터넷에 적합한 글인지를 설명하는 모 언론인의 글을 퍼 나르면서 한 말이다. 세종대왕이 후손들의 인터넷 사용을 염두에 두고 한글을 만든 것이야 물론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우리나라가 IT 강국이 될 수 있었던 데는 한글이 엄청난 이바지를 했다는 것이 고갱이이다. 실제 현대 세계는 IT가 지배를 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런 현대에 한국처럼 작은 나라 그것도 한국전쟁을 치렀으며, 가난했기만 했던 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다가가고, 삼성전자 같은 세계 최고의 IT기업이 나올 정도가 되었으니 이 어찌 대단한 일이 아니랴. 그런데 그 밑바탕을 마련해준 이가 세종임금이라는데 지금 이의
[그린경제=김영조 문화전문기자] 어제(5월 15일)는 세종임금이 태어나신지 616돌 되는 날이었다. 이날을 맞아 곳곳에서는 잔치가 벌어졌다. 특히 광화문 세종 동상부터 세종이 태어났던 준수방 잠저로 추측되는 서울 종로구 통인동세종마루 정자 특설무대에서는 (사)세종마을가꾸기회(대표 조기태) 주최로 세종마을 선포 2주년 기념행사 세종대왕, 세종마을 잠저에 거닐다 행사가 있었다. ▲ 세종은 600여년 만에 직접 백성을 만나려고 어가를 타지 않고 걸어서 이동했다. 행사에서 눈낄을 끌었던 것은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분장한 세종임금이 왕비와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광화문 세종 동상에서부터 세종마루까지 한 어가행렬이었다. 어가행렬은 백성을 끔찍이 사랑했던 세종이 600여년 만에 직접 백성과 만난다는 뜻으로 어가를 타지 않고 걸어서 이동했다. 어가행렬 도중 세종은 광화문 앞을 지나면서 한자로 된 편액을 보면서 잠시 씁쓸한 표정을 지었고, 잠저 근처에 세워진 세종대왕 나신 곳이란 표지석 앞에서 감회가 서린듯 표지석을 어루만졌다. 세종마루에 도착한 세종 일행은 세종어린이집 아이들이 바치는 꽃다발을 받고 서울시무형문화재 제41호(송서율창) 예능 보유자 유창명창과 그 일행의 공연
[그린경제=김영조 문화전문기자] 지금은 고기 파는 집을 수육판매소(獸肉販賣所) 또는 관집이라 하지만은 전일에는 다림방이라 하얏다. 다림방은 한자로 현옥(懸屋)이니 그때에는 소를 매다러서 잡는 까닭에 현옥(懸屋)이라 하엿다. 그리고 현옥(懸屋)도 제한이 잇서서 경성(京城)에 전부 5현옥(懸屋)을 두엇는데 수퓨교(水標橋) 다림방이 가장 큰 것으로 수십 년 전까지도 잇섯다. 평양(平壤)에서 밀매음녀(密賣淫女)를 코머리라 하고 개석(開城)에서는 덕이라 하덧이 서울에서는 은근자(慇懃者) 또 즘잔케 말하자면 은군자(隱君子)요, 밀매음개자(密賣淫仲介者)를 뚜쟁이라 하고 가옥중개소(家屋仲介所)를 복덕방(福德房)이라 하고 중개인(仲介人)은 가쾌라 한다. 이것도 시골에는 업는 말이다. ▲ 예전엔 부동산이 아니라 복덕방이었다.(왼쪽, 선녀와나무꾼), 1955년 12월 27일치 동아일보/복덕방 앞에 쭈그리고 앉은 노인 이는 1929년 9월 27일 발행된 잡지 ≪별건곤≫ 제23호의 경성어록(京城語錄)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1929년도 표기라 맞춤법이 나오기 전이어서 요즘사람들이 읽기에는 다소 어려운 문장이기는 해도 당시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입니다. 특히 복덕방
[그린경제=김영조 문화전문기자]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정종수)은 그림으로 쓴 역사책 국보 반구대 암각화, 물속에 잠깁니다 기획특별전을 일주일 연장하여 오는 26일까지 개최한다. ▲ 최초의 반구대 암각화 탁본을 보는 관람객 지난달 21일부터 시작한 이번 특별전은 최초의 탁본과 발견 조사 당시의 사진 등을 통해 우리 문화유산의 맏형격인 국보 285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고, 또 더 이상의 훼손으로부터 보호하여 후세대뿐만이 아니라 세계인이 함께하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기획․전시되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그동안 특별전에 보여준 관람객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에 부응하고, 반구대 암각화의 소중함을 널리 홍보하고자 전시를 연장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더욱 많은 국민들이 반구대 암각화를 통해 그림으로 쓴 선사시대의 역사를 더듬어보고, 문화유산에 대한 소중한 가치와 의미를 되새겨 보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며 연장 의미를 새겼다.. ▲ 반구대 암각화 기획특별전 전시 모습 또 국립고궁박물관은 이번 전시 종료 후에도 반구대 암각화의 중요성을 더욱 널리 알리고 누구나 쉽게 전시를 접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