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생각하는 고급문화만 문화인 것이 아니다. 어찌 음악감상을 하고, 미술전에 가며, 연극관람을 하는 것만이 문화일 것인가? 단순히 생활 그 자체도 문화이다. 입고, 먹고, 생활하는 의식주의 세계가 바로 문화의 한 모습인 것이다.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서두에 강조하는 것인가? 우리 민족은 5천년 역사 속에서 이 땅에 우리 겨레 고유의 문화를 형성하며 살아왔다. 다시 말하면 어느 민족에게도 없는 우리 고유의 위대한 문화가 엄연히 존재한다는 말이다.한데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은, 우리 민족의 모습은 어떤가? 생활 속에서 그 고유의 민족문화가 살아있지 못하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그 중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입을 거리의 삶 즉, 의생활이다. 해방 후 50년대까지도 보편적으로 입었던 우리 고유의 옷, 한복이 지금은 남의 옷처럼 여겨지고 있는 한심한 지경이 되어 버렸다. 남의 옷인 서양옷을 입으면 자연스럽게 보이고, 한복을 입으면 원숭이 쳐다보듯 하는 이상한 사회가 되었다. 물론 요즈음 좀 나아지긴 했지만.사람이 옷을 입는 이유를 우리는 종교적 이유, 마법, 미의식, 사회적 지위, 인종의 차이, 모방취미 등으로 본다. 여기에서 종교적 이유와 마법은 논외로 치고,
건강한 삶을 원한다면 한복을 입어라 모두가 서양 옷을 특별한 불만 없이 입고 있는데 왜 느닷없이 한복타령인가? 그냥 놔두면 안 될까? 그러나 나는 이 즈음에 이 이야기를 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예부터 전해오는 전통한복에 더해서 십수 년 전부터 생활한복이란 것이 나왔다. 이 생활한복은 전통한복을 현대인에게 맞게 활동성을 부여해준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도 우리는 보통 전통한복이건 생활한복이건 한복을 잘 입지 않는다. 그저 서양 옷을 우리 옷인 양 당연한 듯 입고 있다. 왜 그런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것일까?우리는 흔히 이렇게 말한다. "한복은 아름답지만 불편하다." 심지어 한복인들도 일부는 그런 생각을 하는 이들이 있는 듯하여 안타까울 때가 있다. 과연 그럴까? 생활한복을 판매하는 점포에 있어보면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다."사철 입는 한복 있습니까?" 단적으로 생활한복을 가볍게 보는 발상이다. 되묻는다. "서양 옷에 사철 입는 옷이 있나요?" 그는 답변을 못한다. 이렇게 사람들은 한복에 대해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다.한복은 옷이다. 옷은 문화이다한복은 옷이다. 옷은 문화 즉, 생활문화의 한 부분이다. 음악회에 가고, 미술전에 가며, 연극을 보는 것만이
지난 남북정상회담 때의 일이다. 잠시 보인 것이지만 이희호 여사가 한복을 입었던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어떤 서양옷보다도 아름답고, 품위있어 보였다면 나만의 생각일까? 그리고 북한 여성들의 대부분이 한복을 입고 환영하던 장면도 눈에 선하다. 정말 가슴 뭉클한 일이었다.그런데 아쉬운 것은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한복을 입지 않았던 점이다.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역사적인 사건에 두 사람이 두루마기를 입고 서명을 하는 장면이 화면에 비춰졌더라면 더 없이 좋은 인상을 주지 않았을까?만일 외국인들에게 한복을 입은 대통령과 양복을 입은 대통령을 비교하라면 어떤 말이 나올까? 아마도 한복에서 더 한국의 대통령다운 이미지를 보리라 생각한다. 그것은 우리에게 한복이 보여주는 강한 한국적인 인상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겠는가?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될 부분이 있다. 과연 한복에는 이미지 이상의 의미는 없을까? 정말 서양옷과 비교해서 더 좋은 점은 없을까? 한복을 입으라고 하는 것이 국수주의라는 비난을 면할 수 있을까? 한번 생각해 보자.우리가 언제부터 서양옷을 입었는가? 어떻게 입게 되었는가? 대중적으로 입기 시작한 건 아마 해방 후의 일일 것이다.
우리 민족의 얼굴형태가 옛 선조들과 현대인이 많은 차이가 있다. 조선시대 우리 선비들의 초상화에서 나타나는 얼굴 형태는 보통 눈꼬리가 올라가고, 광대뼈와 턱뼈가 튀어나와서 얼굴이 넓은 것이 보통인데 요즈음은 서구인들처럼 눈꼬리가 쳐지며, 머리부분이 커지고, 광대뼈와 턱뼈가 부드러워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식생활의 변화가 주된 이유라 한다. 옛날에는 주로 딱딱하거나 질긴 탄수화물(식이섬유) 중심의 밥 등을 먹었던데 비해 요즈음은 부드러운 서양음식을 자주 먹는데서 기인하는 신체구조의 변화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 식생활의 변화가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또 그 변화가 바람직한 것인지 살펴보자. 우리 민족은 옛부터 지배계급을 제외하면 배고픔과 함께 살아왔고, 해방 이후도 여전히 어려움 속에서 살아오다가 6.25전쟁 이후 미국의 밀가루 원조 이후에 쌀밥 위주의 식생활에서 분식이 상당부분 점령하게 되고, 80년대 이후 좀 넉넉하게 되면서 육류소비가 증가하게 되었음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에 따라 칼로리 위주의 서구식 영양학에 근거한 잘못된 식생활이 주류를 이루게 된다. 많은 학자들이 이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