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민속학 전문 학술지인 《민속학연구》 제51호를 펴냈다. 《민속학연구》는 국립민속박물관의 대표적인 학술지로, 이번에는 연희예술 관련 3편, 생업 관련 1편, 세시풍속 관련 1편, 민간신앙 관련 1편, 구비전승 관련 1편 등 총 7편의 연구논문과 조선민속학회 창립 90돌을 맞아 일제강점기 조선민속 발굴과 보존에 노력한 송석하의 학문적 의의를 재평가하는 기획논문이 실려있다. 탈(가면)은 제의적 신성성을 지녔다. 특히, 202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탈춤과 관련된 논문도 실려있다. 「일제강점기 하회별신굿탈놀이 조사 사진의 표면과 이면」 논문에서는 하회별신굿탈놀이가 1930년대 초ㆍ중반까지는 마을제의 일종으로 진행되면서 탈이 신격 혹은 신체로 인식되었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1940년대가 되면서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제의적인 부분이 무시되고 명칭을 가면희로 규정하면서, 놀이 위주의 가면극으로의 정체성이 정립되었으며 ‘탈’의 신성성은 사라져버렸다고 한다. 논문에서는 또한, 이러한 과정에 얽힌 이면의 이야기도 함께 서술하고 있어서 하회별신굿탈놀이의 흥미로운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다. 한편, 우리의 탈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평균나이 70대의 왕성한 실버극단 ‘소단샘문화예술극단’ 창단 4돌 기림 공연 “조선 여성 CEO 일타홍”을 크리스마스이브인 12월 24일 낮 2시 송파구민회관에서 올린다. 일타홍은 조선의 몇 안 되는 그야말로 뛰어난 여성이다. 기생이라는 신분제의 시대의 굴레를 슬기롭게 헤쳐 나갔으며 자칫 부랑아로 전락할 수도 있는 한 젊은이를 훌륭한 인재로 유도, 결국 재상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차근차근 기반을 마련하는 등 매우 뛰어난 지략가임에 틀림없었다. 그러면서도 욕심을 자제하고 영광을 나눌 줄 알았으며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를 분명하게 인식한 지혜로운 여인이었다. 같은 기생의 신분으로 황진이는 많이들 기억하지만 뜻밖에 일타홍은 기억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일타홍은 미모도 출중하고 문장 또한 뛰어나지만 보다 큰 시야를 가지고 사람이라는 사업을 한 경영자였다. 바보온달을 임금의 사위로 키워낸 평강공주, 이율곡을 우리나라 최고의 유학자로 길러낸 신사임당, 제주의 거상으로 많은 덕을 배푼 김만덕 모두 시대의 제약을 초월한 멋진 여성들이었다. 그것은 심원한 지혜로움이 신분제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의 영광은 물론 남도 영광스럽게 한 그야말로, 성공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최영창)은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 동안 저녁 7시 30분 서울 강남구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민속극장 풍류에서 <The story 인간문화재 신영희>를 연다. <The story 인간문화재>는 전통문화유산을 전승하고 있는 기ㆍ예능 인간문화재의 삶을 재조명하는 시리즈 공연으로 국악,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 형식을 복합적으로 활용하여 명인의 삶을 소개한다. 올해는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보유자 신영희의 삶을 인간문화재이자 평범한 사람, 그리고 여자로서 다각도로 들여다본다. 신영희 보유자(1942년생)는 판소리 명창 신치선의 딸로, 16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의고 소녀 가장이 되었지만, 마침내 대를 이어 판소리 명창이 되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갖은 역경을 이겨내고 판소리 보유자가 된 극적인 그녀의 인생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이미지로 표현한다. 신영희의 어린 시절은 어린이 소리꾼 변서영이, 젊은 시절은 뮤지컬 배우 신시온이 맡고,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이수자 김백송이 중년 역을 맡아 연령별 신영희의 삶을 연기한다. 또한 연극배우 김장호가 아버지로 출연하여 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2021년 《한국민속상징사전》(호랑이 편)에 이어 2022년 ‘토끼 편’을 펴냈다. 이 사전은 《한국민속대백과사전》사업의 하나로 2023년 계묘년 토끼해를 맞이해 ‘토끼띠 학술강연회’, ‘토끼띠 전시’와 연계하여 토끼의 문화적 상징성과 더불어 학술 값어치를 총망라한 민속상징 백과사전이다. 토끼의 생태부터 세시풍속ㆍ설화ㆍ노래ㆍ속담ㆍ유물에 관한 해설까지 풍성하게 수록하여 토끼의 상징성에 대해 다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 토끼 인류의 번창으로 숲을 벌채하면서 토끼의 서식처로 초원이 형성되었고, 그에 따라 개체 수가 늘었다. 그래서 토끼는 5만 년 전부터 인류의 사냥감으로 단백질 공급원이 되었으며, 토끼털은 토시, 모자, 배자 등 방한용 의복 재료와 함께 고급 붓을 제작하는 데도 활용되었다. 1,600년 전 고구려 고분 벽화(덕화리 2호분), 통일신라시대 수막새, 고려시대 동경(銅鏡)에서도 토끼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창덕궁 대조전 굴뚝과 경복궁 교태전 뒤뜰의 석련지 등 건축물에도 토끼 형상이 새겨져 있다. 현대에서도 여러 대중매체에서 깜찍하고 꾀 많은 캐릭터로 주목받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울옥션은 올해 마지막 대면 경매로 오는 12월 20일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제170회 미술품 경매’를 연다. 모두 80점, 약 125억 원이 출품되는 이번 경매에서는 고미술품으로 원각사 건립 당시 세조가 백성에게 참여를 권하며 지은 글인 ‘원각사 계문’과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 제78호로 지정된 ‘감지금은니문수최상승무생계법(묘덕계첩)’이 출품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두 출품작은 전해 내려오는 기록만으로 희소성과 역사적 값어치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원각사는 세조(世祖, 재위 1455-1468)가 최상의 법문으로 여겼던 《원각경》에 따라 흥복사(興福寺)터에 중창한 절이다. 1464년, 상당한 물력과 인력을 들인 원각사가 완공되고 난 뒤 《원각경》 언해본 펴냄 축하를 겸하여 이듬해 4월 7일부터 11일까지 5일 동안 경찬법회가 열렸다. 이 경찬회에는 128인의 고승대덕이 전국에서 모여 언해본을 직접 열람했고, 법회가 마무리되고 세조가 환궁한 날과 출품작에 적힌 날짜가 일치한다. 본문은 ‘원각사에 꽃비가 내리는 상서로운 기운 속에 여래가 현상한다’라는 말로 시작하며 도량에 동참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출품작 가운데 세조의 존호는 본문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계묘년 토끼띠 해를 맞이하여 12월 14일(수)부터 2023년 3월 6일(월)까지 기획전시실2에서 《새해, 토끼 왔네!》 특별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옛사람들이 토끼를 어떤 방식으로 이해했는지 지금 우리 곁에 토끼는 어떤 의미로 존재하는지 알아보는 자리다. 토끼 하면 떠오르는 판소리 『수궁가(水宮歌)』의 한 장면을 묘사한 ‘토끼와 자라 목각인형’과 두 마리 토끼가 정답게 그려진 조선시대 민화 ‘쌍토도(雙兔圖)’ 등 관련 전시자료 70여 점을 선보인다. □ “토끼는 5백 년이 되면 털이 희게 변한다” 본디 이 땅에 살던 토끼는 멧토끼로 회색, 갈색 털을 가지고 있다. 흔히 떠올리는 흰색 털의 토끼는 색소결핍증[Albino] 토끼이거나 20세기 전반에 수입된 외래종이다. 따라서 가끔 보이는 흰색 토끼가 조상들의 눈에는 퍽 신기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조선 후기 실학자 홍만선(洪萬選, 1643~1715)은 《산림경제(山林經濟)》에 “토끼는 1천 년을 사는데 5백 년이 되면 털이 희게 변한다고 한다(兔壽千歲 五百歲毛變白)”라는 기록을 남겼다. 흰토끼에 장수의 의미를 불어 넣은 것이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회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국어원(원장 장소원)은 어려운 한자말과 낯선 외국어로 인해 언어생활에 불편을 끼치고 세대 사이 소통에 지장을 주던 관혼상제 용어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했다. 국립국어원은 성균관, 한국고전번역원, (사)한국여성단체협의회, (사)한국여성의전화, (사)대한장례지도사협회, (사)한국웨딩플래너협회, 전국국어교사모임 관계자와 국어학자 등으로 이루어진 위원회를 구성, ‘22년 3월부터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검토회의를 열었다. 그 뒤 이 회의에서 마련한 대안어에 대해 학계와 관련 단체,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에 의견을 조회한 뒤 마지막으로 49개의 관혼상제 용어의 대안 용어 목록을 만들었다. 이들은 관례 용어 2개, 혼례 용어 22개, 상례 용어 22개, 제례 용어 3개다. 이번 제안 목록은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언어 표현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세대나 분야 사이 갈등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기존 한자말과 새로운 쉬운 용어가 공존하도록, 그리고 굳이 쓰지 않아도 될 외래 용어나 거의 쓰지 않아 뜻을 알기 어려운 일부 한자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꾼 것이다. 예를 들면, 혼례 용어 ‘웨딩홀’이나 ‘베뉴’와 같은 외국어는 ‘예식장’으로 대안어를 마련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피아니스트 문용의 여섯 번째 ‘연결공간’ 대면(온택트) 음악 공연이 12월 9일(금) 저녁 7시 서울역사박물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처음 공개된다. 이번 연결공간에서 문용은 서울 앨버트 테일러 가옥(딜쿠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이를 바탕으로 창작한 곡과 문용이 편곡한 익숙한 멜로디를 포함하여 모두 10곡의 연주를 선보인다.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딜쿠샤’는 1924년 지어진 서양식 벽돌집으로, 3·1독립선언서를 세계에 알린 미국인 광산 사업가 앨버트 테일러와 영국 출신인 그의 아내 메리가 살던 곳이다. ◇ 딜쿠샤 이야기 음악으로 풀어내 - ‘기쁜 마음, 딜쿠샤’ 등 문용은 ‘기쁜 마음, 딜쿠샤’, ‘호박 목걸이’, ‘종이 뭉치’ 등 ‘딜쿠샤’ 이야기를 창작곡으로 풀어내며, 우리 민요 아리랑 선율을 새로운 분위기로 해석한 ‘글루미 아리랑’도 발표한다. ◇ 과거 향수 불러일으키는 피아노 연주 모음 이와 함께 ‘Home, Sweet Home’, ‘Keep the Home Fires Burning’ 등 오래된 선율을 피아노 솔로로 편곡해 연주한다. 과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프로그램을 다수 포함한 여섯 번째 연결공간의 라이브 음원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예술 사회적기업 전통연희단 잔치마당(대표 서광일)이 2022년 12월 2일 수림문화재단에서 열린 ‘2022예술경영대상’에서 민간전문예술단체 분야에 영예의 대상 문체부장관상을 받았다. 예술경영대상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재단법인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며 2012년부터 전문예술법인ㆍ단체 그리고 예술기업의 우수 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확산하고자 운영하고 있다. 올해 11회를 맞는 예술경영대상 공모는 지난 9월 14일부터 10월 24일까지 공공예술법인단체, 민간전문예술단체, 예술기업, 개인예술가 4개 유형을 모집하였으며 모두 100개 사례가 접수되었다. 1차 서류 심사를 통해 14개 단체가 발표심사에 참가하였으며 마지막으로 6개 단체가 뽑혔다. 민간전문예술단체 유형에서 영예의 대상 문체부장관상을 수상한 전통연희단 잔치마당은 “예술의 가치가 시장의 가격을 이긴다>라는 주제로 2020년부터 현재까지 코로나 세계적 대유행(펜데믹) 상황에서 공공기금의 의존도가 높은 잔치마당의 수익구조를 민간영역에서 수익을 창출한 잔치마당 단원들의 생존활동 4건의 사례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첫 번째는 2020년 2월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사라져가거나 점점 희미해지는 것들은 언제나 내 시선을 붙들었다. 끊임없이 소멸하는 비누 또한 이렇게 내 사진의 대상이 되었다.... 비누를 결코 하찮은 것이라 밀어 놓을 수 없었던 이 끌림의 시작은, 몸집을 잃어가는 모든 존재에 조각된 시간의 흔적 때문이 아니었을까.’ 한 줌의 물에 녹으며, 거품을 내어 우리 몸을 씻어주고, 그만큼 제 몸은 닳는다. 어루만지는 손과 물의 흐름에 따라 각기 다른 형상이 되고, 물기가 마르면 예측할 수 없는 빛깔과 무늬를 드러낸다. 비누. 그것도 쓰던 비누. 흔하디흔한 생활 속 사물이다. 그런데 그 닳은 모습과 의미의 아름다움을 사진가 구본창이 눈치챈 순간 비누가 ‘일상의 보석’이 되었다. 전시기획자 마리나 월러스(Marina Wallace)가 “명상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 평범함에서 비범함이, 순백에서 유채색이, 순수 형상에서 부드러운 생명력이 느껴진다.”라고 한 바로 그 ‘구본창의 비누’다. 섬세하고 작은 작업으로 한국현대사진계에 독특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사진가 구본창의 사진 가운데서도 ‘최소의 시학’이라고 불리는 <비누>가 새로이 류가헌 프린트세일갤러리에 입고되었다. 이에 맞춰 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