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성제훈 기자] 아직 겨울이 오지는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이렇게 날씨가 매서운 것을 보니 올겨울도 무척 추우려나 봅니다. 웬 가을 날씨가 이리 추운지... '웬'은 관형사로 어찌 된 또는 어떠한이라는 뜻입니다. 웬 영문인지 모르겠다, 웬 까닭인지 몰라, 웬 걱정이 그리 많은지, 웬 날벼락, 골목에서 웬 사내와 마주치다, 웬 놈이냐?, 웬 낯선 사람처럼 씁니다. 소리가 비슷한 '왠'이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다만, '왠지'는 있습니다. 왜 그런지 모르게 또는 뚜렷한 이유도 없이라는 뜻을 지닌 어찌씨(부사)입니다. 그 이야기를 듣자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처럼 씁니다. 올겨울은 일찍 찾아오고, 눈도 많이 내릴 거라고 합니다. 왠지 눈 구경을 자주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겨울도 오기 전에 웬 추위인지 모르겠습니다. ^^*
[그린경제/얼레빗 = 성제훈 기자] 아침 6:43 MBC뉴스에서 '계란 껍질'이라는 자막이 나왔고, 계란 껍데기라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써야 바른말일까요? 1. 자주 드리는 말씀이지만, 닭이 낳은 알은 '계란'도 맞고 '달걀'도 맞습니다. 그러나 될 수 있으면 한자 계란(鷄卵)보다는 토박이말 달걀을 쓰는 게 더 좋습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계란을 찾아보면 달걀로 다듬어 쓰라고 나와 있습니다. 2. '껍질'과 '껍데기'는 물체 겉을 싸고 있다는 것은 같지만, 그 싸는 물질이 단단하지 않으면 '껍질'을 쓰고 단단하면 '껍데기'를 씁니다. 그래서 귤껍질, 사과 껍질이라 쓰고, 달걀 껍데기, 굴 껍데기라고 씁니다. 아침에 MBC 뉴스에 나온 것은 '달걀 껍데기'라고 쓰고 말해야 바릅니다. 보태기) 귤껍질은 합성어로 사전에 올라 있기에 붙여 썼습니다. 그러나 사과 껍질은 사전에 오르지 않았기에 띄어 썼습니다.
[그린경제/얼레빗= 성제훈 기자] 혼인한 신랑과 신부가 처음으로 함께 자는 밤은 '첫날밤'이고, 혼인한 신랑과 신부가 처음으로 함께 자는 잠은 '꽃잠'입니다. 또 혼인한 뒤에 곧바로 배서 낳은 아이를 말머리아이라 부르는데요. 옛날에는 혼인할 때 말을 타고 갔으므로 혼인 초와 관련이 있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그럼 곧 혼인하게 될 제 조카한테 편지를 써보겠습니다. 내 사랑하는 조카 지연아! 지연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미쁨으로 옴살이 되려하는구나. (미쁨 : 믿음) (옴살 : 매우 친밀하고 가까운 사이) 서로 의초롭게 보듬고 아껴주며 (의초롭다 : 화목하고 우애가 두텁다) 푼푼하고 탁탁하게 한뉘를 흔전거리며 잘살길 빈다. (푼푼하다 : 모자람이 없이 넉넉하다) (탁탁하다 : 살림 따위가 넉넉하고 윤택하다) (한뉘 : 한평생) (흔전거리다 : 생활이 넉넉하여 아쉬움이 없이 지내다) 자주 보지는 못해도 늘 너를 지켜보고 있단다. 두 사람의 하나 됨을 거듭 축하한다.~
[그린경제/얼레빗=성제훈 기자] '빈정이 상하다'나 '빈정상하다'지난번편지에서 '제가 밴댕이 소갈딱지라 그런지 모르지만 가끔은 좀 빈정이 상할 때도 있네요.'라고 썼는데요. 몇 분이 '빈정이 상하다'가 좀 이상하다는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빈정거리다'가 남을 은근히 비웃는 태도로 자꾸 놀리다.는 뜻이므로 '빈정거려서 맘이 상하다'가 바르다는 것이죠. 국립국어원에서는 '빈정거려서 맘이 상하다'가 바른 표현이나, '빈정상하다'는 말을 많은 사람이 쓰므로 신조어로 봤습니다. 언어가 시대에 따라 바뀌는 것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빈정이 상하다'나 '빈정상하다', '빈정거려서 맘이 상하다'모두 쓸 수 있습니다. 근데, 이왕이면, 그런 말을 쓰지 않는 삶이 더 좋겠죠? ^^* 오늘은 나와 남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여 남을 비웃지 않고, 빈정거리지 않으며 살겠습니다.
[그린경제/얼레빗=성제훈 기자] 저는 '멋진 아빠 캠프'라는 곳에 다녀왔습니다. 애들 엄마는 집에 있고 아빠와 초등학교 이상 애들만 1박2일로 가는 곳입니다. 그곳에서 재밌게 놀기도 하고, 아침에 등산도 하며 오랜만에 애들과 뜻 깊은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오랜만에, 아니 처음으로 아빠와 떠나는 여행이라서 그런지 애들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면서 즐겁게 놀더군요. 그러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아빠와 너무 세게 안아 목이 아프다고 칭얼대기도 하고... ^^* 아침에 야트막한 산에 올랐는데, 애가 튀어나온 돌에 걸려 넘어졌습니다. 아마 등산을 안 해봐서 그랬나 봅니다. ^^* 흔히 땅 위로 내민 돌멩이의 뾰족한 부분을 '돌뿌리'라고 하는데요. 이는 '돌부리'가 바릅니다. 돌에는 뿌리가 없습니다. 설사 있다 해도 뿌리는 땅 속에 있으므로 그 뿌리에 걸려 넘어지지는 않겠죠. '부리'는 어떤 물건의 끝이 뾰족한 부분을 뜻하는 이름씨(명사)입니다. 소매의 부리, 총의 부리에서 쓰는 '부리'가 바로 그 부리입니다. 새나 일부 짐승의 주둥이가 길고 뾰족한 때도 부리라고 하고, 병과 같이 속이 비고 한끝이 막혀 있는 물건에서 가느다라며 터진 다른
[그린경제=성제훈 기자] 서울시에서는 이달 안에 지하철에 임산부 배려석으로 만든다고 합니다. 그리고 좌석에 임산부 배려 엠블럼을 부착해서 눈에 잘 띄게 해준다네요. 이런 것을 널리 알리는 캠페인도 벌인다고 합니다. ▲ 보건복지부 임산부 먼저 홍보 그림 1. 엠블럼이 뭐죠? 뭔가를 상징하는 심볼이나 딱지를 뜻하는 emblem이겠죠?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엠블럼으로 쓰는 emblem은 특정 그림을 눈에 잘 띄게 만든 상징물일 겁니다. 우리말로 그냥 휘장이라고 하면 안 되나요? 굳이 엠블럼이라고 써야 새로운 정책을 안내하는 효과가 높아진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임산부의 날을 만들고 임산부를 배려하는 좌석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걸 이야기하면서 굳이 엠블럼을 쓸 필요까지는 없다고 봅니다. 저라면 엠블럼이라 안 하고 배지, 딱지, 부착물, 깃발, 상징물 따위로 적절하게 맞춰 쓰겠습니다. 2. 캠페인은 campaign에서 온 낱말로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사회ㆍ정치적 목적 따위를 위하여 조직적이고도 지속적으로 행하는 운동이라 풀어 놓고 '계몽 운동', '계몽 홍보'로 다듬어 쓰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쓰지 않고 '캠페인'이라고 하는 걸까요? 3.
[그린경제=성제훈 기자] 오늘부터 농촌진흥청으로 일하러 갑니다. 일터에 처음 나가는 새내기도 아닌데, 왜 이리 떨리는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긴장해서 그런지 다른 때보다 좀 일찍 일어났습니다. 우리말에 '굉장히'라는 어찌씨(부사)가 있습니다. '어마어마하게 넓고 큼'을 뜻하는 굉(宏)과 '크고 훌륭함'을 뜻하는 장(壯)을 합친 그림씨(형용사) '굉장하다'에서 왔습니다. 1. 아주 크고 훌륭하게. 2. 보통 이상으로 대단하게라는 뜻으로 집이 굉장히 좋다, 굉장히 빠른 속도, 서울은 굉장히 넓다처럼 씁니다. 문제는 이 낱말을 너무 자주 쓰는 데 있습니다. 때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방송이나 신문에서 자주 나오는 굉장히 맛있다, 굉장히 기쁘다, 굉장히 쉽다, 굉장히 간단하다, 굉장히 작다, 굉장히 건강하다 따위는 '매우, 무척, 아주, 참' 따위로 바꿔 쓰시는 게 잘 어울립니다. 어제 휴대전화 문자를 많이 받았습니다. 농진청으로 돌아온 것을 축하하면서 굉장히 기쁘지 않냐고 말씀하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예전에 다니던 직장으로 돌아온 것이 무척 기쁘긴 하지만, 굉장히까지는 아닙니다. 제가 '굉장히 기쁘다'고 하면 지난주까지 같이 일했던 국무조정실 직원들이 너무 서운해할
[그린경제=성제훈 기자] 셋째는 이제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해서 뭔지 모를 말을 열심히 쫑알거리고 있고, 첫째와 둘째는 동생 챙기느라 사과하나도 같이 나눠 먹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의좋게 죽 자라면 좋겠습니다. 셋째와 나이 차이가 좀 나서 그런지 언니와 오빠가 동생을 참 잘 챙깁니다. 어제 오후에 방울토마토를 먹는데, 두 개가 남으니 첫째가 동생들을 먼저 챙겨주더군요. 그 모습이 보기 좋아, 제가 먹으려고 남겨둔 것을 첫째에게 줬습니다. ^^* 우리말에 '노느다'는 움직씨(동사)가 있습니다. 여러 몫으로 갈라 나누다.는 뜻으로 어젯밤 늦게까지 빚은 만두를 집안 식구들과 함께 노나 먹었다처럼 씁니다. 많은 분이 '노느다'는 잘 모르시고 '나누다'만 쓰십니다. 하나를 둘 이상으로 가르다.는 뜻으로 사과를 세 조각으로 나누다처럼 쓰는 게 '나누다'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나누다'나 '노누다' 모두 맞는 말입니다. 다만, '나누다'에는 말이나 인사를 주고받는다든지 즐거움이나 고통을 함께한다는 뜻도 있지만, '노누다' 그런 여러 가지 뜻은 없습니다. 그저 물건 따위를 여러 몫으로 갈라 나눈다는 뜻뿐입니다. 가르다, 나누다, 노느다, 쪼개다...
[그린경제=성제훈 기자] 애들과 놀다 보면 옷을 버릴 때가 잦습니다. 저야 적당히 조심하고, 쉽게 털면 되지만, 애들은 그렇지 못하더군요. 그렇다고 애들 옷이 버릴 때마다 갈아 입힐 수도 없고요. 첫째 애를 키울 때는 무척 조심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심지어 제가 애를 만질 때도 손을 씻고 만질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나 둘째 때는 그게 조금 둔해지고, 지금 셋째를 키울 때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흙을 만지건 먹건..., 내가 밥을 먹여주건 할머니가 먹여주건 남이 먹여주건... ^^* 좀 섣부른 생각이긴 하지만, 애들을 너무 깔끔하게 키우는 것보다는 있는 그대로 두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 그냥 제 생각입니다. ^^* 애들이 놀다 보면 옷 따위에 때가 묻게 됩니다. 바로 그런 보기에 흉하지 아니할 정도로 옷 따위에 조금만 묻은 때를 '고운때'라고 합니다. 줄여서 '곤때'라고도 합니다. 주말에 애들과 신이 나게 놀다 보니 애들 옷에는 늘 고운때가 앉아 있습니다. 튼튼하게 자라는 애들을 보면, 그 때마저도 그저 고마울 뿐이죠. ^^*
[그린경제=성제훈 기자] 비빔밥은 거섶을 넣고 밥과 함께 잘 버무려야 합니다. 여기서, '여러 가지를 한데에 뒤섞다.'는 뜻의 낱말이 뭘까요? 무리다? 버물리다? 버물다? '버무리다'가 맞습니다. 봄나물을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다, 보리밥에 나물을 버무리다, 나물을 고춧가루와 버무렸다처럼 씁니다. '버무르다'나 '버물다'는 틀립니다. '버무리다'가 맞고 피동형은 '버물리다'입니다. 송송 썬 달래를 넣고 버물린... 처럼 씁니다. 버무리다에서 나온 '버무리'를 아세요? 여러 가지를 한데 섞어서 만든 음식으로 '콩 버무리'처럼 씁니다. 또, 버무리떡도 있습니다. '쌀가루에 콩이나 팥 따위를 섞어 찐 시루떡'을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