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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그리고 우리말

'잊다'의 입음꼴은 '잊혀지다'가 아니라 '잊히다'

성제훈의 우리말편지

[그린경제/얼레빗=성제훈 기자]  머릿속에서 잠깐만이라도 '세월호'을 잊으려 애써보지만, 그럴수록 더 자주 애들이 떠오릅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나고, 안타깝고, 미안할 뿐입니다. 그러면서 저도 그 일을 서서히 잊어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한번 알았던 것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기억해 내지 못하다."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을 한순간 미처 생각하여 내지 못하다."는 뜻을 지닌 움직씨가 '잊다'입니다.
수학 공식을 잊다, 영화 제목을 잊었다, 중요한 약속을 잊다처럼 씁니다. 

'잊혀진 계절'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그 때문에 '잊히다'를 자주 쓰시는데요. 이는 문법에 맞지 않습니다. '잊다'의 입음꼴(피동형)'잊혀지다'가 아니라 '잊히다'입니다. “오래전에 잊힌 일들을 다시 얘기할 필요는 없다, 이 사건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차츰 잊혀 갔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잊혀진 계절'이 아니라 '잊힌 계절'이라고 해야 바릅니다. 

문법으로 보면, '잊히다''잊다'의 입음꼴인데, 여기에 부사형 연결어미 '-'가 오고 그 뒤에 앞말이 뜻하는 상태로 됨을 나타내는 말인 '지다'가 한 번 더 합쳐졌기 때문에 이중피동이 됩니다. 

세월호 사고 실종자가 아직도 17명이나 됩니다. 이들을 하루빨리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일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가슴을 쥐어뜯는 절절한 반성을 해야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세월호 사고, 결코 잊힌 사고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