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반보기 - - 이명수 손님이 멀리서 찾아오면 중간쯤 나가 마중한다 제주공항에서 수월헌(水月軒)의 중간은 애월(涯月), 자구내 포구에서 한림, 월령코지, 명월 지나 애월 곽지모물까지 낮달과 함께 네 개의 바다를 건너간다 한가위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역시 우리 겨레의 큰 명절답게 이때 즐겼던 시절놀이(세시풍속)은 참으로 많다. 우선 손에 손을 잡고 둥근 달 아래에서 밤을 새워 돌고 도는 한가위 놀이의 대표 '강강술래'가 있다. 또 서당에서 공부하는 학동들이 원님을 뽑아서 백성이 낸 송사를 판결하는 놀이 '원놀이', 잘 익은 곡식의 이삭을 한 줌 묶어 기둥이나 대문 위에 걸어 두고, 다음 해에 풍년이 들게 해 달라고 비손하는 풍습 올게심니(올벼심리)', 채 익지 않은 곡식을 베어 철 따라 새로 난 과실이나 농산물을 먼저 신위(神位)에 올리는 ‘풋바심’, 한가위 전날 저녁에 아이들이 밭에 가서 발가벗고 자기 나이대로 밭고랑을 기는 풍속 '밭고랑 기기' 같은 것들이 있다. 그런가 하면 '반보기‘ 곧 중로상봉(中路相逢)도 있는데 한가위가 지난 다음 서로 만나고 싶은 사람들끼리 때와 장소를 미리 정하고 만나는 것으로 중도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석복(惜福). 누릴 복을 아낀다는 뜻이다. 사물은 성대하면 반드시 쇠하게 되니, 절제와 겸양으로 누릴 복을 아껴 오래오래 보전해야 한다는 뜻이다. 약간 모자란 느낌이 들 때 그치는 슬기로움과도 통한다. 복록은 무한정 있지 않으니 아껴서 조금씩 누리고, 나 혼자 누리지 않고 주변에 나눠주는 것이 현명하게 누리는 길이다. 정민이 쓴 이 책, 《석복》은 이와 같은 슬기로움을 가득 품고 있다. 고문헌과 고사에서 오늘날 꼭 필요한 지혜를 찾아내 명쾌한 해설을 곁들였다. 짧지만 강렬한 문장들이 청량한 죽비처럼 정신을 깨운다. 이런저런 욕심과 근심으로 혼탁해진 마음에 맑은 슬기로움 한 사발을 들이켜는 느낌이다. 책은 ‘마음 간수’, ‘공부의 요령’, ‘발밑의 행복’, ‘바로 보고 멀리 보자’의 네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석복’은 그 가운데 ‘마음 간수’ 편에 실려있다. 석복의 지혜는 광릉부원군 이극배와 홍언필의 몸가짐에서 잘 드러난다. (p.12) 엮은이를 알 수 없는 《석복수전서》의 첫 장은 제목이 ‘석복’이다. 복을 다 누리려 들지 말고 아끼라는 뜻이다. 여러 예를 들었는데 광평부원군 이극배(1422~1495)의 이야기가 첫머리에 나온다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찰나의 침묵조차 어색하게 느껴지는 시대, 당신은 침묵의 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침묵이 견디기 힘들다면 『침묵을 배우는 시간』을 주목해보자. 끊임없는 정보와 소음으로 가득 차 있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진정한 고요를 경험하기 어렵다. 그러나 진정한 소통과 내면의 성장은 때로 ‘침묵’ 속에서 이루어진다.『침묵을 배우는 시간』은 소음의 시대에 침묵의 진정한 가치를 되새길 수 있게 해준다. 독일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저자는 다양한 상황에서 침묵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침묵은 단순한 '말 없음'이 아니라 적극적인 소통의 도구이자 내면의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이다. 저자는 '말 비우기 연습'을 통해 불필요한 말을 줄이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방법을 알려준다. 또한 끊임없이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에서 벗어나 내면의 평화를 찾는 법을 제시한다. 침묵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말의 가치를 높이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다양한 사례들도 책 속에서 만나볼 수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몸이 아픈 날보다 마음이 아픈 날이 더 많았고, 사람보다 햇살이 말을 걸어오는 아침들이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사진을 찍고, 한 줄의 시를 남겼습니다. 말보다 눈빛이, 설명보다 침묵이, 그리고 정답보다 공감이 더 필요하던 시간이 있습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독자들은 마치 자기 일기 속 오래된 문장을 다시 만난 듯한 친근함과 공감을 느낀다. 이 책은 큰 목소리로 희망을 외치지 않는다. 대신 조용히 곁을 지키며, 바쁜 일상에 잠시 숨 고를 수 있는 한 줄의 문장을 건넵니다. 《빛 한 조각 하루 한 줄》은 하루에 한 쪽씩,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혹은 잠들기전 지난 하루를 스케치하듯 마음을 정리하면서 곱씹을 수도 있다. 또한 비어있는 쪽에 스스로 자신만의 한 문장 혹은 한 순간을 기록할 수도 있다. 갈수록 녹록지 않은 시절, 세상 어디에도 희망이라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당신의 마음속 책장에 살그머니 내려놓습니다. 현재 《빛 한 조각 하루 한 줄》은 교보문고 POD, 예스24, 리디북스 등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p.102) 매화나무 드문드문 꽃 적게 붙어 있고 그 성기고 마름과 비스듬히 기운 것 사랑하네 다시 삼성이니 저녁이니 새벽이니 변별할 필요 없으리니 향기로운 가지 끝에 달이 떴나 바라보게나 지폐 속에는 우리 역사가 가득하다. 천 원, 오천 원, 만 원, 오만 원권은 이제 카드에 밀려 점점 꺼낼 일이 없어졌지만, 언제든 꺼내 들면 역사 속 인물과 그에 걸맞은 문화유산을 볼 수 있다. 어찌 보면 하나의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는 지폐는, 가장 손쉽게 지니고 누릴 수 있는 우리 역사다. 박강리가 쓴 이 책, 《지갑 속의 한국사》는 그런 지폐의 친근한 매력으로 우리 역사에 한 발짝 다가가는 책이다. 알고 있다고 생각해도 사실은 모르는 것들, 아마 지폐 속 인물과 배경도 그러한 것들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눈에 익어서 오히려 무심히 지나치게 되지만, 한 번쯤 알아두면 두고두고 좋은 이야깃거리가 된다. 이 책은 만 원, 천 원, 오만 원, 오천 원에 각각 실린 세종대왕, 퇴계 이황, 신사임당, 율곡 이이를 차례대로 다룬다. 이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그리고 지폐에 담긴 그림과 문물은 이들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친절히 일러준다. 그 가운데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일상 속의 작고 사소한 순간을 빛으로 기록한 에세이 《빛 한 조각 하루 한 줄》을 펴내고 교보문고 POD, 예스24, 리디북스 등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 판매된다. 《빛 한 조각 하루 한 줄》은 지은이 이재우 작가가 매일의 삶에서 발견한 소소한 풍경과 감정을 한 줄의 문장으로 담아낸 책이다. 반복되는 일상, 지친 하루 속에서도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빛 한 조각을 글로 붙잡는다. 지은이는 "이 책은 거창한 희망의 메시지가 아니라, 오늘을 버티게 해주는 아주 작은 위로의 문장들"이라고 설명한다. 독자들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마치 자신의 일기장 속에서 오래된 문장을 발견한 듯한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은 하루에 한 줄씩 읽을 수 있는 구성으로 되어 있어 바쁜 현대인들에게 짧지만, 깊은 사유의 시간을 선물한다. 커피 한 잔과 함께 넘겨도 좋고, 잠들기 전 하루를 정리하며 읽기에도 적합하다. 《빛 한 조각 하루 한 줄》은 단순히 글 모음집이 아니라, 독자가 자기만의 이야기를 덧붙이며 완성할 수 있는 감정의 공간이 된다. 저자가 기록한 문장은 독자들의 삶 속에서 또 다른 의미와 울림으로 확장될 것이다.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디지털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우리를 언제 어디서든 소통할 수 있는 세계로 이끌었지만, 정작 진심이 오가는 ‘대화’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단절과 오해가 빈번해지는 이 시대에, 진정한 ‘대화’란 무엇일까? 피에르 쌍소는 『대화를 한다는 것』에서 대화를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이 아닌 인간 존재의 방식으로 바라본다. 그는 듣기의 중요성과 대화 속 침묵의 의미를 섬세하게 조명하며, 일상적인 순간들 속에 숨은 대화의 깊이와 무게를 철학적으로 풀어낸다. 특히 ‘느린 대화’의 가치를 강조하며, 타인과의 관계 맺기를 하나의 성찰적 행위로 제시한다. 대화를 통해 타인을 알아가는 것이 곧 자기 자신을 새롭게 이해하는 길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면서, 단편적이고 빠른 소통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느리고 깊이 있는 대화를 실천할 필요성을 일깨운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를 찾는 여름 휴가철, 빠르게 소모되는 말들 속에서 진정한 ‘듣기’와 ‘말하기’의 가치를 되새기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경영 이야기가 나오니 미스 K가 할 말이 많아졌다. 미스 K는 스파게티 식당을 열기 전에 잡지사에 근무했었고 한 때는 영화 회사를 운영하다 망한 적도 있었단다. 대학로에서 연극배우로 일하다가 극단을 만들어 운영해 본 경험도 있고. 이 일 저 일을 하다 보니 그녀는 나름대로 경영에 대해서 일가견이 생겼단다. K 교수가 “훌륭한 경영자의 특징이 무엇이냐?”라고 물어보니 “자기가 데리고 있는 모든 사람을 바쁘게 만드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그 말을 듣고 보니 미국 유학 시절에 겪었던 일이 생각나서 이번에는 K 교수가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나는 1979년 여름 박정희 대통령이 시해되기 3달 전에 미국 뉴욕주에 있는 시러큐스(Syracuse)라는 작은 도시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시러큐스는 이탈리아 이민들이 개척한 도시인데, 마피아로 유명한 시실리섬에 있는 시라쿠사라는 항구도시와 지형이 비슷해서 그런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인구는 25만 정도의 크지 않은 도시였습니다. 남들은 대학 졸업을 하고 바로 유학을 가는데, 나는 졸업한 뒤 학군단 장교로 군복무를 마치고 5년 동안 연구소에서 근무하다가 뒤늦게 나이 30살이 다 되어 유학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포도북스가 인공지능 시대 부모의 불안을 성장의 기회로 바꾸는 이왕열의 책 《AI 시대, 아빠는 불안하다》를 펴냈다. ‘아빠는 ChatGPT 써봤어?’라는 아이의 질문에서 시작된 이 책은 인공지능이 일상이 된 시대에 부모가 직면한 불안을 정면으로 다룬다. 저자는 고려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생명공학, 과학철학 및 과학사를 전공했으며, 20년 동안 교육 현장을 지켜온 입시 전문가이자 AI 교육 승강장(플랫폼) ‘포도AI’과 ‘이움에듀’ 설립자로, 기술과 교육을 잇는 새로운 부모 역할을 제안한다. 책의 핵심 메시지는 ‘정답을 주는 부모’에서 ‘질문을 함께하는 동반자’로의 전환이다. 인공지능이 답을 대신해 주는 시대에도 부모는 질문을 나누고, 의미를 함께 찾으며, 성장의 길을 동행하는 존재여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1부: GPT를 척척 다루는 아이와 서툰 아빠의 현실 기록 2부: 다트머스 회의부터 ChatGPT까지, 인공지능의 역사와 한계 설명 3부: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 제시 특히 ‘인공지능 시대 문해력 2.0’, ‘7가지 질문 습관’, ‘우리집 GPT 활용법’ 등 부모가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매창. 역사에 이름을 남긴 몇 안 되는 조선의 기생 가운데 한 명이다. 부안에 살았고, 허균의 막역한 지기이기도 했다. 황진이만큼 숱한 이야깃거리를 남기진 않았지만, 시인 유희경과의 사랑과 허균과의 우정, 그리고 《매창집》을 남길 만큼 출중한 문학적 재능으로 유명하다. 그녀의 인생길을 차분하게, 또 서정적으로 담아낸 최옥정의 장편소설,《매창, 거문고를 사랑한 조선의 뮤즈》는 매창에 대해 많은 것을 발견하게 되는 책이다. 단순히 부안의 이름난 기생으로 알았던 그녀가 유희경을 진심으로 사랑했으며, 임진왜란이라는 시대적 환란을 온몸으로 겪어냈고, 허균과도 시를 주고받는 벗이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매창은 부안현 아전의 서녀였다.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아버지에게 글을 익히며 자라났다. 불과 서른여덟 나이로 세상을 떠난 뒤 부안현 아전들이 그녀의 시들을 모아 《매창집》을 펴냈다. ‘매화꽃 보이는 창’이라는 뜻을 담은 그녀의 호는 계랑이라 불리던 그녀가 자신을 향해 붙인 호였다고 한다. 매창은 문학적 재능도 뛰어났지만, 거문고를 잘 타기로도 유명했다. 고을 기생이던 매창은 현감의 소개로 유희경을 만났다. 둘은 곧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