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서울, 경기지방의 <본조 아리랑>은 1896년, 헐버트(Hulbert)가 채보한 <구아리랑>을 고쳐 만든 아리랑이라는 이야기, 또한 <긴 아리랑>은 <본조아리랑>이나 <구아리랑>과는 노랫말, 가락, 장단형, 빠르기, 분위기 등이 서로 다르다고 이야기하였다. 이번 주 이야기는 춘천시립국악단의 발전 가능성이 기대된다는 이야기다. 일반적으로 경기 및 서도 지방의 전통 민요를 전공하고 있는 소리꾼들은 여러 지역의 다양한 소리를 잘 부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의 경우는 그렇지 못한 편이다. 마치 한국어를 전공했다고 해서 각 지역의 언어, 예를 들면 경상도나 전라도 지역의 고유한 언어, 또는 충청도나 강원도, 제주도의 독특한 지방언어를 제대로 구사할 수 없는 경우와 같기 때문이다. 각 지방의 고유한 언어가 익숙해질 수 없는 경우처럼, 민요창의 경우도 그러하다. 그래서 발성법이나 표현법, 시김새의 처리 등등이 서로 다르기에 전공 분야 외에 소리는 제대로 잘 부르기가 만만치 않은 것이다. 곧 경기소리에 능한 사람이 서도소리를 제대로 부르기 어려운 법이고, 서도소리를 잘하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춘천 시립국악단》 상임 단원들이 부른 <금강산타령>에 관한 이야기로 이 노래는 6박의 도드리장단에 맞추어 부르며 서울의 긴잡가 형태의 좌창이란 점, 끝 절에서 <노랫가락>으로 이어간다는 점, 일제시대에 최정식 명창이 지어 불렀으며 금강산의 경관을 노래하고 있다고 이야기하였다. 이번주에는 최은영, 박희린, 이현진, 왕희림 등, 4인의 젊은 단원들이 부른 <긴 아리랑> 외 흥겨운 경기민요창이 이날 밤, 거의 절정의 시간이었으며 특히 <긴 아리랑>의 구슬픈 가락은 이날의 압권이었다. <긴 아리랑>이란 어떤 노래인가? 대부분 아리랑은 그 제목 앞에 지역 이름이 붙는다. 예를 들어, 정선아리랑, 밀양아리랑, 진도아리랑 등이 그러하고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로 진행되는 서울, 경기지방의 아리랑이 그러하다. 서울이나 경기지방에서 주로 전승되고 있는 아리랑을 우리는 <본조 아리랑>, 줄여서 <아리랑>이라 부른다. 이 노래는 1896년, 외국인 선교사 헐버트(Hul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춘천 시립국악단의 류지선, 최은영, 박희린, 이현진, 왕희림 등 5명의 출연자가 합창으로 <관동팔경(關東八景)>을 불렀다고 이야기하였다. 관동의 8경이란 총석정(叢石亭), 삼일포(三日浦), 청간정(淸澗亭), 낙산사(洛山寺), 경포대(鏡浦臺) 죽서루(竹西樓), 망양정(望洋亭), 그리고 월송정(越松亭) 또는 시중대(侍中臺)로 박헌봉이 가사를 짓고, 벽파 이창배가 서도(西道)식 창법으로 곡을 지어 세상에 내놓았으나, 이 노래는 생각 밖으로 세상에 널리 확산하지 못하였다고 이야기하였다. 창단 두 번째 정기공연의 시작은 <관동의 팔경>, 곧 강원도의 소리로 시작했다는 점이 참신하다. 또한 거의 단절된 노래를 찾아 단아하게 연출했다는 그 자체로도 공연의 성공은 이미 예고되었다. 이 노래는 가사의 내용이 지역의 특성을 그대로 들어내고 있을 뿐 아니라, 곡조 또한 특유의 창법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를 배운 소리꾼들이 극소수에 지나지 않고, 그들의 공개 발표회에 이 노래를 포함하지 않아 아쉽게 생각해 오던 차였다. 그런데 이번에 춘천시립 국악단 이유라 감독의 지도와 연출로 무대에 올리게 되어 여간 반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휘몰이잡가 발표회’ 관련 이야기를 하였다. 이 분야 으뜸 권위자로 알려진 박상옥 명창의 소리제를 익힌 이수자들의 발표회여서 그 기대치가 매우 높은 가운데, 박상옥 명창의 <변강쇠타령>을 놓치지 않으려는 청중들이 몰려들었다는 점, <휘몰이잡가>란 빠르게 몰아가는 해학이 담긴 소리인데, 과거 공청(公廳)에 모인 가객들은 가사, 시조창을 부르고 이어서 긴잡가, 산타령과 같은 흥겨운 소리 뒤에 <휘몰이잡가>를 불렀다는 점을 얘기했다. 특히 휘몰이잡가 전곡을 이수자들이 교차 출연하며 부르고 아울러 <경기 산타령>이나 <배치기>도 준비해 주었다는 점, <휘몰이잡가>가 서울, 경기, 인천지역에서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나, 아직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이야기하였다. 이번 주에는 강원도 춘천시립국악단의 제2회 정기 공연 이야기를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공연 당일, 이날은 몹시 춥다는 일기 예보가 있었다. 오후가 되면서부터 예보된 대로 날씨는 점점 더 추워져 춘천시 기온이 영하 17도로 급강하하고 있었다. 글쓴이가 발표회장으로 이동하면서 ‘이 추운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백인영 명인의 10주기 추모음악회 이야기를 하였다. 그의 제자들과 신영희, 김청만, 이광수, 원장현, 김영길 등이 함께 했는데, 이광수의 비나리로 시작으로 <유대봉제 백인영류 가야금 산조>, <백인영류 아쟁산조 합주>, <가시고기>, <시나위와 씻김굿> 등으로 이어졌다는 이야기, 유대봉 산조는 가락의 변화를 강조하면서도 화려하고 즉흥적인 면과 변조에 따라 다채롭게 진행하는 특징이 있다는 이야기, 시나위와 씻김굿에서는 신영희 명창의 창으로 백인영이 이승에서 풀지 못한 한을 풀고 극락세계로 갈 수 있도록 기원하였다고 이야기하였다. 이번 주에는 지난해 12월 30일에 발표된 휘몰이잡가 발표회 이야기로 이어간다. 한 해를 보내면서 경서도지방의 잡가(雜歌)를 한자리에서 들을 기회가 생겼다는 것은 이 분야에 관심있는 분들에겐 큰 선물이라 할 것이다. 그것도 이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알려진 박상옥 명창과 그에게 배움을 청하고, 열심히 단련한 후배와 제자들이 한자리에서 수준 높은 서울, 경기지방의 잡가를 부르는 것이다. 특히 박상옥 명창은 <변강쇠타령>과 각 지방의 특징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백인영 떠난 지 10년이다. 그의 제자들이 중심이 되어 추모 공연을 준비했는데, 여기에 신영희, 김청만, 이광수, 원장현, 김영길 등 가깝게 지내던 국악인들이 우정출현을 해 주었다. 첫 순서는 이광수 명인의 비나리로 막을 열었다. 사물반주에는 임인출ㆍ임수빈ㆍ장필기ㆍ김진옥 등이 강약을 조절해 가면서 소리를 이끌어 주고 있었다. 다른 성악과는 달리, 사물로 반주한다는 자체가 이미 소리의 적극성을 예고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일까? 이광수의 비나리는 힘이 실려 있는 소리였고 강과 약이 분명하게 구분되어 있어서 공력이 남다르게 느껴지는 소리였다. 그의 비나리는 어려서부터 익혀 온 소리로 이 분야에서는 가히 독보적인 존재로 알려져 있다. 원래 <비나리>는 <빌다>의 옛 명사형으로 알려진 말이다. 그러므로 인간사에 방해가 되는 여러 액살(縊殺)을 물리치고 순조로운 삶을 영위하고자 간절히 소망하는 바를 기원하는 내용이 중심이다. 곧 살을 푸는 살풀이, 액을 막아주는 액막이, 수명의 장수와 부귀(富貴)와 복덕(福德)을 비는 덕담이나 축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소리꾼의 공력에 따라 그 차이가 심한 편이다.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경기도 양평 강가에 있는 두물머리, 즉 양수리[兩水里]에서 열리는 지역 축제, <황포돛배야, 두물머리 강변에 살자>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원래 이곳은 서울로 통하는 나루터였으나, 팔당댐으로 인해 그 기능을 잃게 되었다는 이야기, 축제를 통하여 어촌의 옛 풍습을 재현해 오고 있는데, 올해에는 뜻하지 않은 이태원 참사로 인해 행사가 생략되었고, 제2부의 국악한마당이 전옥희 외 여러 소리꾼의 창과 율동으로 이어져 이곳을 찾은 관객들에게 환호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이번 주에는 가야금과 아쟁의 명인으로 활동하다가 세상을 뜬 지 10년이 된, 백인영의 10주기 추모 공연 이야기를 해 보기로 한다. 이 공연은 2022년, 11월 13, 삼성동 소재 무형문화재회관 풍류극장에서 그에게 배운 제자들과 평소 가깝게 지내던 신영희 명창을 중심으로 김청만, 김영길, 원장현, 이광수 등이 우정 출연하여 의미를 더했다. 글쓴이는 추모사를 통해 객석과 공감을 나누었는데, 그 내용을 여기에 옮겨보기로 한다. 백인영씨!, 오랜만이오. 오늘 밤, 당신 딸 기숙이를 비롯한 제자들과 평소 가깝게 지내던 절친들이 무형문화재회관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제30회 임방울 국악제에서 대상에 오른 최잔디 명창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20년 전부터 임방울대회 중등부와 고등부 금상을 비롯하여, 전주대사습, 동아국악콩쿠르에서 수상한 이야기와 함께 공연실적이나 주요 작품에 출연경력도 화려하다는 이야기, 임방울 대회에서 부른 ‘심봉사, 눈뜨는 대목’의 사설에는 <장한가>의 한 구절인 “부중생남 중생녀(不重生男重生女)”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는 남자아이 생산에 힘쓰지 말고, 여자아이 생산에 힘쓰라는 뜻이라는 이야기, <춘향가>에도 월매가 “남원읍내 사람들, 나의 발표헐 말 있네. 아들 낳기를 심을 쓰지 말고, 춘향 같은 딸을 낳아 곱게 곱게 잘 길러”라는 말이 나온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경기도 양평 강가에 있는 두물머리, 곧 양수리에서 열리는 축제, <황포돛배야, 두물머리 강변에 살자>를 소개해 보기로 하겠다. 경기도 양평 들머리에는 양수리(兩水里), 우리말로는 ‘두물머리’라는 곳이 있다. 이곳은 두 물줄기가 하나를 이루는 곳이기에 매우 널리 알려진 유명한 곳이다. ‘두 물줄기’ 가운데 하나는 금강산(金剛山)에서부터 흘러내린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임방울 대회에서 대상에 오른 최잔디 양이 20여 년 전, 중학생 시절과 고등부에서도 금상을 수상하였다는 이야기, 임방울 대상 전에도 전주대사습놀이 명창부의 차하, 동아국악콩쿠르 일반부 금상, 균화지음 전국대회 금상, 장월중선대회 대상, 춘향국악대전 고등부 우수상, 등 수상 경력이나 공연 실적, 주요 작품의 출연 경력 등이 화려하다고 이야기하였다. 대표적인 활동내역으로는 2003년과 2015년에 각각 <최잔디 심청가 완창발표회>를 비롯하여, <고창 동리문화재단 기획 판소리 완창전>이 있고, 돈화문 국악당 <수어지교: 판소리편 >과 <전주세계소리축제, 젊은 판소리 다섯 바탕-심청가와 춘향가>, <국립국악원 목요풍류, 판소리편 수궁가>와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최잔디의 보성소리 심청가 완창 발표회> 등이 대표적이다. 최잔디 명창이 대상을 안은 임방울 국악제에서 부른 <심청가> 가운데서 ‘심봉사, 눈뜨는 대목’의 앞부분을 지난주에 소개한 바 있다. 사설의 내용이 매우 재미있다고 이 부분을 원본대로 소개해 주기를 희망하는 독자들의 요청이 있어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해 10월, <임방울 국악제>가 임방울 선생의 고향, 광주에서 열렸는데, 후원단체도 많고 상금액도 많았다는 이야기, 출전 분야는 판소리를 비롯하여 기악, 무용, 가야금 병창, 시조, 퓨전국악 등 다양하였으며 심사위원 선정 방법도 객관적이고, 더더욱 ‘심사참관제 실시’로 신뢰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 제30회 대회의 대통령상은 판소리 명창부의 최잔디 명창이 차지하였는데, 그는 병상 아버지의 쾌차를 비는 마음으로 불렀다는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소개 하였다. 대상에 오른 최잔디 명창은 광주 출생으로 중학생 시절, 그러니까 20년 전, 2002년 제6회 대회에서 판소리부문 중등부에 출전하여 금상을 받았다. 그 뒤 3년 후에는 고등부에 출전, 또다시 금상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니까 20년째 <임방울 국악제>와는 자연스럽게 인연을 맺어온 셈이다. 그의 각오가 남달랐다는 이야기를 최 명창에게 들어 보기로 한다. “어린 시절부터 참여해 왔던 <임방울 국악제>였지만, 이번 대회에 임하는 저의 각오는 정말 남달랐어요. 과거 대통령상을 받은 선생님들이나 선배 명창들을 보며 나도 성인이 되면 꼭 대통령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