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인터넷이 발달하고 사회관계망(SNS)이 발달하면서 지구촌 어느 구석에서 일어난 사건 소식이라도 인터넷망을 타고 순식간에 지구를 한 바퀴 돕니다. 그야말로 지구촌 가족이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그러다보니 누가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 낸 가짜뉴스도 그 진위 여부를 가릴 새 없이 퍼져나갑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이념 갈등이 심한 나라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얼마 전에는 전진구 해병대 사령관이 군사합의서 불복선언을 하였다는 가짜뉴스가 급속히 퍼져나갔지요? 이럴 때일수록 언론이 중심을 잡고 가짜뉴스를 걸러내고 국민들에게 알려주어야 할 텐데, 오히려 언론이 가짜뉴스에 휘둘리기도 합니다. 지난해 11월 26일에는 한 신문이 가짜뉴스 제공자에게 속아 1면 머릿기사로 ‘한미동맹 균열 심각... 靑의 실토’라는 기사를 실었다가 망신살 톡톡히 당했지요. 아니, 그냥 휘둘리는 것에서 나아가 어느 정파적 입장에 서서 교묘하게 스스로 가짜뉴스를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지난 10월 조선일보의 문화부 차장이 쓴 한 칼럼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고용 참사가 이어지고, 취업자 증가폭이 급격히 추락하며 개인의 삶이 피폐해져서 우울증이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제가 전에 박정숙 박사가 쓴 책 《조선의 한글편지》를 읽고 독후감을 쓴 적이 있지요? https://blog.naver.com/yangaram1/221272726322 그 박정숙 박사도 이번 <다섯 손가락>의 필진 가운데 한 분입니다. 《조선의 한글편지》는 박 박사가 조선의 편지를 하나하나 찾아내어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정리하여 책으로 펴낸 것인데, 박 박사는 이번에 그 가운데 9개의 편지에 이야기를 덧입혀 정답고 따뜻한 글로 피어냈습니다. 아내의 죽음에 통곡하는 추사 김정희, 남편 첩질에 타는 속내를 드러내는 신천 강씨, 숙모에게 문안을 올리는 원손(元孫) 시절의 정조의 편지 등을 읽으면서 조선 시대의 선조들에게서 사람 사는 냄새를 맡을 수 있었네요. 그 중에 양사언(楊士彦, 1517~1584)의 경우에는 편지가 아니라 그 유명한 ‘태산이 높다 하되...’의 시조와 허강이 한글로 지은 서호별곡을 양사언이 붓을 놀려 쓴 글이 나옵니다. 양사언의 경우에는 아들의 출세를 위하여 목숨을 끊은 어머니의 이야기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박 박사님이 한 꼭지로 올린 모양입니다. 양사언의 위 시조는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서예가, 철학자, 소설가, 건축가, 변호사 이렇게 5명이 모여 책을 냈습니다. 서로 살아온 삶이 다르고 현재도 각기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같이 책을 내게 되었을까요?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지난 봄날이었습니다. 오래간만에 인사동 어느 한정식 집에 모인 5인이 그 동안의 삶을 풀어놓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던 중, 신작가가 불쑥 말을 꺼냅니다. “우리 같이 책을 낼까요?”그렇게 우리의 책 내기는 시작되었습니다. 그리하여 110년 이래 유례가 없었다는 여름 불가마의 한 가운데를 지나오면서, 우리의 글은 곰삭을 대로 곰삭여지고, 황금빛 물결이 출렁이는 가을의 들판을 지나와 드디어 지금 이렇게 결실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내는 책 제목은 <다섯 손가락>, 부제는 ‘5인 5색 인문에세이 五人五色’입니다. 책 제목이 ‘다섯 손가락’이라고 하니, “왜 다섯 손가락이지?”라고 하실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5인을 대표하여 책머리의 글을 쓴 신아연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다섯 손가락은 생김새도 각각이고, 굵기와 길이도 다르고, 방향도 그 역할도 각기 다르다. 그럼에도 한 손바닥으로 인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1) 사방이 고요했다. 매미소리만 빼면 적막강산이었을 것이다. 어른들은 죄다 논밭으로 나가고 느티나무 숲을 가득 채우던 형아들의 웃음소리도 아직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풀밭의 소도 더위에 지친 듯 다리를 펴고 앉아 되새김질만 하고 있었다. 강을 건너는 나그네조차 없어 사공은 주막 마루에서 졸고 있고 나룻배도 더운지 강물에 드러누워 등을 식히고 있었다. 먹을 거라곤 없었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주전부리거리라곤 없었다. 강가로 나가 물억새 싹을 뽑아 씹어도 보고 말*을 건져 씹어 봤지만 역시 맛이 없었다. “아이스 께끼!” 형아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느티나무 그늘에서 혼자 비석치기를 하고 있을 때였다. 처음 보는 총각이 나무통을 둘러매고 널브러진 시간을 깨우며 마을을 훑고 다녔다. 처음 보는 사람에다 처음 듣는 물건을 팔러 다니는 모습이 하도 신기해 나는 까까머리 총각 뒤를 졸졸 따라 다녔다. 그 총각은 “배텃거리”를 돌고 “배기미” 마을을 거의 다 돌도록 그 신기한 물건을 하나도 팔지 못했다. “께끼”를 못 팔아 짜증이 났는지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는 내가 귀찮았는지 “께끼”장수는 발걸음을 돌렸다. 아이스 께끼가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1906년 무렵 일본의 규슈 지방 남단 구마모도 현의 미나마타시(水俣市) 근처에 카바이드 공장이 설립되어 1908년부터 조업을 시작하였다. 그 후 이 공장에서 화학비료를 생산하면서 미나마타시는 번영하기 시작하였다. 최초 공장이 설립된 후 40여 년이 지난 1953년 무렵부터 이 공장 근처에 있는 미나마타만의 해안 마을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기이한 병이 발생하였다. 처음에는 바닷가에 바닷물고기가 죽어 떠올랐으며 갈매기가 균형을 잃고 바다에 떨어지는 것이 목격되었다. 육지에서는 고양이가 경련을 일으키며 혼수상태에 빠지다가 죽기 시작했다. 이상한 증상은 사람들에게도 나타났다. 어민들은 갑자기 걸음이 이상해지고 손발이 마비되며 말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시야가 망원경을 거꾸로 들여다보는 것 같이 좁아지며 시력장애를 일으키는 이 병은 가난한 어민들 사이에 전염병처럼 번졌다. 이 사건이 신문에 보도된 것은 기이한 병이 발생한지 약 4년 뒤인 1957년 4윌 1일이었다. 당시 아사히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기이한 병의 증상은 일본 뇌염과 같이 고열이 발생되고 수족마비, 중추 신경의 침해에 의한 언어ㆍ시청력ㆍ운동 기능 등의 장애가 일어나 폐인이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지난 12월 6일부터 9일까지 코엑스에서 ‘2018 대한민국 지식재산 대전’을 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소화시킬 겸 들어가 보았지요. 저는 ‘대한민국 지식재산 대전’이라 하여 국내의 지식재산에 대한 전시회인 줄 알았더니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중동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참가하였더군요. 관람객 중에는 미래의 지식재산 강국을 이끌어 갈 청소년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들을 이끌면서 설명을 해주는 해설사도 있네요. 다양한 전시물 중에서 제 눈길을 끈 것은 동화제약의 ‘부채표 활명수’입니다. 한국 사람치고 부채표 활명수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단지 ‘소화가 안 되고 체하거나 과식했을 때 먹는 약’정도로만 알지 활명수에 대한 깊이 있는 얘기는 모를 것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이번 전시물을 통해서 활명수에 대해 이모저모를 알게 되었습니다. 활명수는 폐지된 선전관청의 선전관 출신인 민병호가 1897년 궁중 비방에 서양의학을 접목해 개발한 최초의 국산약으로 당시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급체와 토사곽란만으로도 목숨을 잃던 시대에 만병통치약과 같은 대접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약 이름도 생명을 살리는 물이라고 하여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예로부터 전설상의 동물들이 있습니다. 용과 봉황, 기린, 현무, 이런 무리의 동물들이지요. 용은 임금을 상징하기 때문에 임금을 가리킬 때 자주 쓰입니다. 용안, 용포, 용상이라는 표현이 그러하지요. 주작 곧 봉황은 상서롭고 아름다운 상상속의 새입니다. 이 봉황이 천자의 상징으로 쓰였던 것은 봉황이 항상 잘 다스려지는 나라에 나타난다고 믿었기 때문이지요. 외뿔이 달린 기린은 장차 위대한 사람이 나타날 것을 예언한다고 믿었지요. 상서로운 동물의 대명사이고 좋은 의미로 쓰이니 인제 기린면이 바로 이 기린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용이나 봉황, 기린이 아무리 상서롭고 아름답다고 하더라도 백성들을 이롭게 하는 것은 소와 말보다 못하다는 사실입니다. 단지 사람들이 평범한 것의 고마움을 알지 못하고 신기하고 기이한 것만 추종하는 것이 문제이지요. 우린 가끔 기이하고 특별하고 비싼 음식에 열광합니다. 샥스핀이나 곰발바닥처럼 고급 요리도 있지만 모기눈알 스프, 독거미 구이, 곤충 초밥 등등의 기상천외한 것들도 있습니다. 어쩌면 평생 몇 번 만나지 못할 음식을 귀히 여기고 매일 먹는 음식인 밥을 소홀이 여긴다면 결코 옳은 판
[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절집 구경을 다니다 보면 바깥벽에 십우도(十牛圖)를 그려 넣은 절을 자주 볼 수 있다. 견성(見性)의 과정을 열 단계로 나누어 그림으로 나타낸 것인데, 그 열 폭의 그림이 지닌 뜻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한 동자승이 소를 찾아 집을 나선다. 소의 어지러운 발자국을 쫒아 가다가 소를 발견하고 코뚜레를 꿰어 길을 들인 뒤 소잔등에 올라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집으로 돌아온 동자승은 소도 잊고 자신도 잊는 공(空)의 세계를 깨닫는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줄 알게 된 동자승은 어느새 고승이 되어 중생구제를 위해 저자거리로 나간다는 게 십우도의 줄거리이다. 여기서 소는 인간본성의 상징이다. 불가에서는 인간 모두가 부처의 본성을 타고 났다고 본다. 하지만 중생들은 그걸 잊고 산다는 것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 것을 자각하고 본 모습을 찾아야겠다는 마음이 들면 그것을 “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이라 하고 줄여서 ‘보리심’ 또는 ‘발심’이라 한다. 십우도의 철학적 사상은 맹자의 성선설(性善說)과 궤(軌)를 같이한다. 인간은 본디 착하게 태어났으나 살다보면 외부적 요인에 의해 악해 진다는 이론이다. 서양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2018년 9월 4일 일본 오사카에 있는 간사이공항이 태풍으로 인하여 침수되어 폐쇄되었다.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이 금지되었다. 공항에 있던 5,000명의 승객과 직원들이 고립되었다. 고립된 승객들은 간사이공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인근 고베로 이동하거나, 공항버스와 승용차를 이용해 공항과 연결된 다리를 건너 오사카 지역으로 빠져나갔다. 하지만 탈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려 여객선 선착장이나 버스 승강장 일대에서 큰 혼잡이 벌어졌다. 특히 대형 유조선이 공항과 오사카를 잇는 다리에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하여 다리의 한쪽 방향 3개 차선만 이용 가능했다. 이 때문에 정체가 너무 심해 공항을 빠져나오는 데 무려 10시간이 넘게 걸리기도 했다. 간사이공항은 활주로 2개 가운데 하나를 복구하여 9월 7일부터 국내선 운항을 재개하였다. 국제선은 9월 8일부터 일부 운항이 재개되었다. 그러나 다리와 하수도 시설 등을 복구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10월 6일부터는 승용차 이용이 재개되었으나 다리 보수로 인한 교통이 통제되어 완전한 복구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간사이공항의 폐쇄가 언론에 보도되자 간사이공항처럼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무소불위의 철권을 휘두르던 고대 제국의 임금들은 자기 마음먹은 대로 하지 않습니까? 고대 페르시아 대제국을 건설한 아케메네스 왕조의 캄뷔세스 임금의 행위 가운데 살벌한 일화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캄뷔세스 임금의 신하 중 시삼네스라는 재판관이 있었는데, 이 사람이 뇌물을 받고 부정한 판결을 내렸다고 합니다. 그러자 이를 알게 된 캄뷔세스 임금은 그 재판관을 산 채로 가죽을 벗겨내도록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벗겨낸 가죽으로 가죽끈을 만들어 시삼네스가 판결할 때 앉던 의자에 두르게 합니다. 그리고 시삼네스의 아들을 후임 재판관으로 임명합니다. 잔인하군요. 재판할 때마다 자기 아버지의 가죽으로 만든 끈으로 두른 의자에 앉아 재판하는 아들의 심정은 어떻겠습니까? 정신이 버쩍 들어 뇌물의 ‘뇌’자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킬까요? 네덜란드 화가 제라드 다비드(1460?~1523)가 이를 그림으로 그렸습니다. 다비드는 자신의 고향인 브뤼헤의 ‘정의의 홀’의 위촉을 받아 이 그림을 그렸답니다. 그림을 의뢰한 측에서는 당시 부패한 법관들이 많은 것을 탄식하여 이런 그림을 그리게 하였다는군요. 아마 이렇게 그린 그림을 법정에 걸어놓으려고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