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인 2018년 7월 4일, 감사원은 4대강에 대한 제4차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제일 먼저 4대강 사업의 홍수 방지 효과를 보자. 홍수의 상습 피해 지역은 지류와 상류인데, 4대강 사업에서는 홍수를 예방하는 준설 사업을 본류 중심으로 했기 때문에 홍수 예방 편익은 0원이라는 것이다. 한 마디로 표현해서 홍수 방지를 위한 사업의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는 것이다. 둘째 가뭄 방지 효과를 보자. 4대강의 16개 보에는 7.2억 톤의 물이 저장되어 있지만, 물을 보낼 수 있는 수리시설이 없기 때문에 지류의 가뭄 지역에는 물을 보낼 수가 없었다. 다만 본류 주변에서는 가뭄 때 물을 이용할 수 있는데, 가뭄 때 현재의 수리시설로 공급할 수 있는 물은 보에서 확보한 수자원 7.2억 톤의 8.6% (연간 6200만톤)에 불과하다. 셋째, 녹조 라떼로 상징되는 수질오염에 대해서는 감사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발견되었다. 환경부에서는 4대강 사업의 계획 단계에서 “4대강 사업으로 보가 설치되면 체류시간이 증가하여 조류 발생이 염려된다.”고 대통령에게 보고를 했지만 당시 대통령실로부터 조류와 관련된 표현을 삼가달라는 요청을 받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蓮花蓮葉覆紅欄(연화연엽복홍란) 연꽃잎은 붉은 난간 뒤엎고 綺閣依然泛木蘭(기각의연범목란) 단청 좋은 정자에 놀잇배 떠있네 潑潑游魚偏戱劇(발발유어편희극) 펄펄뛰는 고기는 연못이 놀이마당 有時跳上錄荷盤(유시도상녹하반) 때때로 연잎위로 솟구친다네. 천안 광덕산을 오르다가 발견한 시비(詩碑)에 적힌 시의 앞부분이다. 19세기 전반의 여류시인 운초(雲楚) 김부용(金芙蓉, 1813 ~ ?)의 시다. 시비를 지나 좀 더 오르다보면 운초의 무덤도 볼 수 있다. 평안남도 성천 기생의 무덤이 왜 광덕산에 있을까? 지금부터 그 궁금증을 풀어보자. 운초는 원래 양반집 딸로 태어났으나 어려서 부모를 잃고 퇴기(退妓)의 수양딸로 들어간다. 퇴기가 괜히 수양딸을 받겠는가? 퇴기는 운초가 방년(芳年)의 나이가 되자 운초를 성천 기적(妓籍)에 넣는다. 운초는 기생이 되자 금방 뭇사내들의 뜨거운 눈길을 받는 기생이 된다. 단순히 용모가 아름답다고 하여 뭇사내들이 찾고 싶은 기생이었던 것은 아니고, 운초의 매력은 가무음률은 물론 뛰어난 그녀의 시문(詩文)에 있었다. 어느 해에 유관준이 신관사또로 성천에 온다. 유관준은 운초라는 명기(名妓)를 자신의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이번 6월 EBM 조찬 포럼의 강사는 가수 윤형주 씨였습니다. 통기타를 들고 중간 중간 노래를 들려주며 자신의 삶을 얘기해주시는데, 다른 어느 때 강연보다도 회원들이 집중해서 듣더군요. 제 고교 10년 선배이시니 벌써 고희를 넘기신 것인데도, 어쩜 그리 젊으신지요. 복장도 청바지에 양복 윗도리로 격식에 구애받지 않는 젊음이 넘쳐나십니다. 가수 윤형주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의학도이던 윤형주는 대학시절 통기타 가수로 떠서 인생의 행로가 바뀌었습니다. 그 후 많은 히트곡을 작곡하고 노래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듣자마자 알 수 있는 수많은 인기 시엠송을 작곡하였습니다. 그리고 인생의 깊은 맛을 남들에게 보일 수 있는 나이가 되어서는 온누리교회의 장로가 되어 선교활동에도 열심이고, 또한 해비타트 이사장으로서 직접 망치를 들고 집 없는 사람들의 집을 지어주기도 합니다. 70년대에 윤형주, 조영남, 송창식, 이장희, 김세환, 양희은 등 통기타 포크송 가수들의 인기는 참 대단했지요. 저도 그 시대에 중ㆍ고ㆍ대학교를 다녔기에 그들과 그들의 노래를 사랑했고, 지금도 여전히 그들의 노래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세월의
[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추억을 주우며 걷는다. 이 길엔 그동안 떨어진 낙엽보다 많은 사람들이 발자국을 남겼으며 저 마다 이런 저런 기억들을 간직한 채 사라져 갔으리라. 나 또한 그 무리 속의 하나로 이 길에 수많은 발자국을 남겼으며 곳곳에 추억 이라는 기억들을 심어두었다. “저기가 국제극장이 있던 자리지. 저 옆은 코메디언 장고웅의 레코드점이 있었고, 여기는 현대건설 사옥이 있던 자리, 이 골목으로 들어가면 미리내 분식. 서울 시내 여고생 치고 안 가본 학생이 없는 명소였지.” 한 걸음 한 걸음 발길을 옮길 때 마다 기억의 비늘들이 반짝이며 일어난다. 추억이란 이런 것인가. 이토록 아련히 아려오는 것인가. 1980년대. 이 땅이 송두리째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던 때. 그 때 나는 무엇에 그리도 목이 말랐을까. 일과가 끝나면 명동에서 종로로, 종로에서 광화문으로, 무교동으로 바람난 수캐처럼 무턱대고 쏘다녔었다. 마시면 마실수록 목이 타는 바닷물처럼 아무리 밤거리를 헤매고 다녀도 그 막연한 목마름은 가시질 않았다. 그 방황의 끝은 구도(求道)라는 거창한 명분을 걸고 이 거리를, 이 도시를 떠나는 것이었다. 아마 그 때 나는 세상의 바닷물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이명박 정부에서 ‘4대강 전도사’라고 불렸던 이재오 전 의원이 2016년 8월 17일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서 당시 언론에 보도되었던 낙동강과 금강의 녹조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녹조라고 하는 것은 옛날부터 있었던 것이다. 덥고, 햇볕이 많이 내려쬐고 특히 금년처럼 30도가 넘는 날이 연일 이어지면 녹조는 생기기 마련이다. 4대강의 수질을 개선하려면 지천이나 하천을 정비해야 한다. 전국에 4대강으로 들어오는 지천이 300여 개가 넘는데 후속조치로 이를 꾸준히 정비하고, 지천에서 흘러들어오는 오폐수나 생활폐수의 수질을 개선해야 한다." 아직도 일부 국민들은 이러한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이재오 씨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과학적인 사실을 잘 모르고 왜곡한다고 해서 크게 탓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전문가가 사실을 왜곡한다면 비판을 받아야 한다. 한국수자원학회 회장을 역임한 전문가인 심명필 교수는 동아일보 기자와의 인터뷰(2015/11/28 인터넷 동아일보 보도)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기자: 소위 ‘녹조라테’ 등 (4대강 사업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심교수: 그것 역시 조금만 길게 보고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서울에서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다 중부 제3터널을 통과하면 고속도로는 곧바로 경안천에 다리를 적신다. 그러면 바로 오른쪽으로 높이 140m의 야산이 바짝 다가서 있고, 고속도로는 이 야산의 발등을 타고 지나간다. 바로 이 야산 자락에 비운의 여류시인 허난설헌이 잠들어 있다. 난설헌의 무덤에서 고속도로까지 직선거리로 불과 100m!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쌔~앵~”하며 난설헌의 옆을 지나가지만, 과연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자신이 허난설헌 옆을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중부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무갑산이 난설헌의 묘를 내려다보고 있다. 태양이 뜨겁게 대지를 달구는 8월의 어느 날 무갑산에 올랐다가 난설헌의 묘를 찾았다. 고속도로 밑의 토끼굴을 지나 난설헌에게 다가가니 먼저 송덕비가 눈에 띈다. 중부고속도로를 건설할 때 난설헌의 남편 김성립이 속한 안동김씨 문중에서 흔쾌히 땅을 내놓은 것을 기리는 송덕비로, 2000년 1월에 시행자인 한국도로공사와 건설사인 쌍룡건설이 세운 송덕비이다. 묘역으로 다가가는데, 난설헌 무덤 왼쪽으로 아기 때 죽은 난설헌의 두 아이의 무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아기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많은 국민은 여행 중에 4대강을 지나치면서 보에 물이 가득 차있는 것을 보고서 “저 물을 이용하면 가뭄은 해결 되겠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4대강 사업은 다른 것은 몰라도 최소한 가뭄 피해를 막는 데는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5년 2월에 펴낸 자서전 《대통령의 시간》에서는 다음과 같이 4대강 사업의 가뭄 방지 효과를 강조한 부분이 나온다. “연평균 강우량은 세계 평균보다 높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상시적인 물 부족에 시달려야 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바닥을 준설해 ‘물그릇’을 키울 필요가 있었다. 이렇게 되면 건기에도 강은 물로 가득 찰 수 있다.” 4대강 사업에서 16개의 보를 막고 수심 6m를 확보하기 위하여 대규모로 준설을 하였다. 2011년에 4대강 사업을 준공한 후 16개 보에 저장된 수자원은 7억 2000만 톤이나 된다. 그러나 2012년과 2015년에 충남 지방에 가뭄이 발생하였지만 가뭄 피해 지역에 물을 한 방울도 보내지를 못하였다. 왜 그랬을까? 보에 물은 가득 차 있지만 물을 보낼 수 있는 시설 곧 양수장, 가압장, 도수로 따위가 전혀 없었기 때문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말인 2011년 10월 30일, 경기도 여주시 이포보에서 화려하게 4대강 사업의 준공식이 치러졌다. 그런데 준공식을 가지기 몇 달 전 그해 여름에는 유난히 비가 많이 왔다. 장마기간 동안인 6월 22일부터 7월 16일까지 전국 평균 강우량은 642mm를 기록하였는데, 이 수치는 예년 강우량의 2.5배로서 우리나라 기상관측 이래 2번째로 많은 강우량이었다. 더욱이 장마가 끝나고 7월 26일 부터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국민은 2011년 7월 27일 아침에 서울의 우면산에서 산사태가 나서 사람이 죽고 산 정상에서부터 쏟아져 내린 토사가 길을 건너 담장을 부수고 아파트 3층 높이까지 덮친 모습을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서 생생히 볼 수 있었다. 4대강 사업 추진본부에서는 2011년 8월 4일 자로 발행한 월간 소식지 ‘4강 나래’ “물 폭탄 이겨낸 4대강, 명품보를 뽐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4대강 사업을 했기 때문에 올해 홍수 피해는 예년보다 1/10로 줄일 수 있었다고 보도하였다. 9월 7일에 이명박 대통령은 광주에서 다음과 같이 발언하였다. “올 여름 장마는 100여 년 만의 폭우였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진해의 군항제를 아시지요? 군항제(軍港祭)란 군사 항구의 축제를 의미합니다. 군항제하면 벚꽃 축제와 동일시하지만 사실은 1953년 4월 13일, 우리나라 최초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세우고 추모제를 거행한 것이 계기입니다. 곧 충무공의 숭고한 구국의 얼을 추모하고 향토문화예술을 진흥하는 의미로서의 축제를 여는 것이지요. 문제는 벚꽃에 가려 군항제의 의미가 퇴색되어 간다는 것입니다. 벚꽃의 원산지가 한국이라는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벚꽃을 심는 것이 정당성을 주장하지만 일본 국화가 사쿠라(벚꽃)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고 특히 임진왜란을 통해 구국의 아이콘인 이순신을 기리는 축제에 벚꽃은 왠지 크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듭니다. 차라리 군항제라고 하지 말고 진해벚꽃축제라고 이름하든지요. 요즘 가로수를 심는 것만 해도 그렇습니다. 지방자치가 시작된 후로 각 도시에서 경쟁적으로 가로수로 벚꽃을 심습니다. 벚꽃은 열악한 환경에 강하고 키가 비교적 큰 교목이며 봄에 꽃의 아름다움을 누릴 수 있는 장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우리나라 국화인 무궁화는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나라꽃이고 계속 피고지기 때문에 비교적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필자의 전공이 환경공학 그중에서도 수질관리이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에서 완공한 4대강 사업과는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4대강 사업에 대해서 무엇이 문제였는지 6회에 걸쳐서 쉽게 풀이해 보고자 한다. 2007년에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명박은 선거 공약 제1번으로서 한반도 대운하 구상을 제시하였다. 한반도 대운하는 경부운하, 호남운하, 북한운하를 포함하는 웅장한 계획으로서 전체 길이가 3,100km에 달한다. 대운하 찬성론자들은 대운하가 건설되면 물류비용 절감, 국토의 균형 발전, 수자원 보존 및 효율적 이용, 관광사업 발달 등 경제적인 파급 효과가 크다고 주장하였다. 경부운하를 건설하여 부산에서 서울까지 5,000톤급 바지선으로 화물을 실어 나르면 물류비용이 1/3로 줄어들고 부차적으로 한강 유역의 빈번한 홍수 문제와 낙동강 유역의 물 부족 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운하 통과 지역을 중심으로 선착장과 물류터미널이 들어서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관광산업도 발전된다고 주장하였다. 대운하를 건설하면 영남의 대구시와 호남의 광주시는 배가 드나드는 항구가 될 것이며 운하를 따라서 산업벨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