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미스터 김. 이 음반은 저의 가장 친한 친구 오빠의 첫 번째 앨범이에요. 제 마음을 담아 선물로 드리고 가니 즐겨 들으셨으면 해요. 그간의 후의에 감사드리고 정녕 이 공간을 잊지 못할 거 에요. 부디 안녕히 ㅡ알렉스> 그녀의 눈엔 이야기가 많았다. 채 서른도 안돼 보이는데도 눈 속 가득 잔잔한 사연들을 담고 있었다. 알렉산드라 니예! 주변 사람들은 그냥 "알렉스"라 불렀다. 석별의 선물을 내게 전하는 알렉스의 눈엔 처음 그녀를 보았을 때 보다 사연이 하나 더 보태져 있었다. 그녀가 우리 가게에 처음 온 날이 두어 해전 금요일 밤이었다. 서울 바닥에 외국인들의 취향에 맞는 카페가 널리고 널렸겠지만 나의 공간을 사랑하는 외국인들이 제법 많았다. 금요일 밤이면 외국인들이 내국인보다 많을 정도였다. 그들은 들어올 땐 각자의 무리가 나뉘어 들어오지만 금 새 친숙해져 한 무리를 이루는 게 다반사였다. 그 가운데 총 두목(?) 격인 데이브(Dave)란 사내가 항상 분위기를주도 하였는데, 신참 강사가 오면 한국생활에 적응 하게끔 팔을 걷어붙이고 조언과 후원을 마다하지 않았다. 새 친구가 오면 나에게 소개 시키는 것도 그의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아래 <표1>은 영동고속도로 평창 휴게소에서 파는 500ml 용기에 든 3가지 생수의 무기물질(미네랄) 함량을 조사한 표이다. 에비앙은 특이하게도 칼슘이 아주 많이 들어있고, 삼다수는 모든 성분들이 소량만 함유되어 있으며 평창수는 칼슘이 삼다수보다는 많으나 에비앙보다는 적게 들어 있다. 환경부에서 적용하는 <먹는 샘물 수질기준> 중에서 미네랄 성분 분석과 관련된 항목은 다음과 같이 두 가지 기준이 설정되어 있다. '심미적 영향물질'로서 경도(Hardness)는 500mg/L 이하 '유해영향 무기물질'로서 불소는 기준이 2.0mg/L 이하 경도는 물속에 무기물질이 많이 있을 때에 영향을 받는 항목인데 원자가가 +2인 칼슘과 마그네슘 등이 경도 계산에서 사용된다. 위 <표1>에서 칼슘과 마그네슘의 상한치를 채택하여 경도를 계산해 보니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에비앙:328mg/L 삼다수:25mg/L 평창수:61mg/L 일정 기준보다 더 많은 양의 이온이 녹아 있으면 ‘센물(경수)’이라고 하고, 기준보다 적은 양의 이온이 녹아 있으면 ‘단물(연수)’이라고 한다. 경도 측정치가 0∼75㎎mg/
[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저것 좀 보아요. 수양버들의 신명나는 춤사위를. 들리나요? 저 소리가. 우산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보다 또렷이 다가오는 연두 빛의 소리가. 어느새 바위마다 이끼가 푸르러 녹색 융단을 덮어썼고, 생강나무 가지에는 노란 병아리 떼가 비를 맞고 떨고 있습니다. 당신은 지금 쯤 유리창에 그어지는 빗금들을 바라보며 시를 쓰거나 기타를 치며 내 생각을 하겠지요. 나는 이 그림, 한 폭의 파스텔화를 당신에게 전하며 개구리 자맥질하는 개울을 따라 산길을 걷습니다. 이제 이 비가 그치고 나면 참꽃이며 산벚이며 개살구 꽃들이 앞 다투며 피어나 산허리를 가득 메울 테고 초록봉은 꽃 위로 두둥실 떠오르겠지요. 그때도 그랬습니다. 봄꽃들이 뿜어내는 향기가 세상을 뒤덮던 화사한 봄날 이었습니다. 다시는 내 삶에 화폐의 소용가치가 없을 것 같기에 있는 돈 몽땅 털어서, 다시는 술을 입에 대지 않을 것 같았기에 밤새 술이란 술은 죄다 퍼마시고 산사로 향했습니다. 산새들이 노래하고 산유화가 만발해도, 하늘엔 동화 같은 섬들이 도란도란 떠다녀도 눈길 한번 주지 않고 걸었습니다. 그땐 그랬습니다. 새로운 아침을 맞는 게 끔찍했고 꽃분홍 하늘을 보면 짜증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이윤옥 시인이 《서간도에 들꽃 피다》 8권을 냈습니다. 이번에도 곽진근, 공백순 등 20명의 여성독립운동가들을 우리에게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늘 그렇듯이 소개글은 이 시인의 시로 시작하고 있구요. 이시인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그 여성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찾아 국내는 물론 만주, 하와이 등 나라밖까지 직접 발품을 팔며 뛰어다닙니다. 처음 1권을 시작할 때만 하여도 이 어렵고 힘든 작업을 언제까지 할까 하였는데, 벌써 8권까지 내셨네요. 이 시인은 10집까지는 내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참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이 시인이 재정적으로나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을 헤치고 꿋꿋하게 이 작업을 계속 해오는 것을 보며 절로 존경의 마음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동안 이 시인이 소개한 여성 독립운동가들 가운데 제가 아는 분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제가 여성독립운동가들에 대해 무관심했다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저는 제 자신의 무지함으로 여성독립운동가들에게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8권에서 이 시인이 소개하고 있는 여성독립운동가들 가운데 몇 분만 말씀드리지요. 먼저 평생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우리나라는 UN이 지정한 물부족 국가다.”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표현은 물과 관련하여 대표적으로 왜곡된 사실이다. 우리나라를 물부족 국가로 분류한 국제인구활동연구소(PAI)는 UN 산하 연구소가 아니고 미국에 있는 사설 연구소로서 인구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정책연구소다. 이 연구소의 펄큰마크(Falkenmark) 박사는 1990년에 인구 밀도와 비슷한 개념으로 물 밀도를 계산해서 세계 각국의 물 상황을 평가했다. 물 밀도는 어느 나라의 국민 한 사람이 1년 동안 최대로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을 계산한 값이다. 우리나라의 물 밀도를 간단히 계산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283mm이다. 강수량 가운데 약 45%는 대기로 증발산되고 나머지 약 55%만이 지하수나 지표수를 거쳐서 하천으로 흘러나온다. 이 비율을 전문용어로 유출율이라고 말한다. 하천으로 흘러나오는 물의 총량이 ‘가용 수자원 총량’이 된다. 간단한 계산으로 가용 수자원의 양을 계산할 수 있다. 년평균강우량 1283mm=1.283m 국토 면적 = 10만km2 유출률 = 0.55 1.283mx0.55x100,000x1,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그 동안 제가 작년 국제도서전시회 때 사두었던 책을 읽고 나 후의 느낌에 대해 몇 차례 썼었지요? 처음 《조선 선비의 산수기행》에 대해 썼고, 최근에는 《조선의 여성들, 부자유한 시대에 너무나 비범했던》을 읽은 느낌을 썼습니다. 오늘은 그 때 사두었던 책 가운데 마지막 책인 《한국 한시선》에 대해 써보려 합니다. 이 책은 정진권(1935 ~ )이란 분이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수많은 한시 가운데 156편을 엄선하여 한시 원문과 한글 번역시 그리고 자신의 독후감을 실은 책입니다. 번역시는 한시 원문에 충실한 번역이 아닌 시의 맛이 나도록 많이 의역한 시입니다. ‘번역은 제2의 창작이다’라는 말은 시 번역에서 더욱 실감나는 말인데, 정진권씨는 자신의 상상력을 더하여 자유롭게 번역했습니다. 한국체대 교수를 역임한 정진권씨는 수필가로서 많은 수필집을 냈는데, 한시의 맛에 꽂혀,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한시를 섭렵하고 난 후, 이렇게 한시집도 냈습니다. 정진권씨는 머리말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한시를 가려 번역하고 또 주석을 달고 그 독후감을 쓰고 하는 것이 나로서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때는 한문도 시도 특별히 공부한 게 없는 내가
[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추억의 LP여행" 담당자께 봄비가 내렸나요? 남풍이 불던가요? 한강 물은요?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경칩이 코앞이니 한강 물이야 당연히 풀렸겠지요. 서녘 하늘에 꽃노을이 지던가요? 종달새가 날던가요? 그렇다면 봄이 오는 겁니다. 내가 그렇게도 그리워하는 고국의 봄이. 봄비가 내립니다. 남풍도 불고요. 산허리까지 눈이 녹고 눈 녹은 물이 넘쳐 콜로라도 강으로 흘러들면, 그랜드 캐년의 석양이 한껏 부풀어 오르고 늑대의 외로운 울음소리가 밤하늘을 가르면 이곳에도 봄이 오는 겁니다. 머나먼 이국의 봄이. 벌써 30년이란 세월이 흘렀네요. 지구를 반 바퀴 돌아 미국 땅 하고도 콜로라도로 떠나온 지가. 로키산이 훤히 바라다 보이는 테라스에서 봄을 쬡니다. 아아, 보드런 햇살이 얼굴을 어르네요. 눈을 감습니다. 흔들의자에 머리를 기대며 30년 전 이태원의 어느 클럽으로 되돌아 갑니다. 그 때도 봄날이었습니다. 북악스카이웨이 개나리 덤불에 노란 물이 들기 시작하던 봄날이었습니다. 나라는 온통 올림픽 준비로 들떠 있었고 나 역시 오랜만의 외박에 들뜬 마음으로 부대 정문을 나섰습니다. "철학자 카투사"라 불리던 나는 그날도 왁자지껄한 동료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궁극적인 대책으로서 환경학자들이 제시하는 삶의 모습은 ‘단순 소박한 생활’이다. 이런 삶을 환경적으로 풀이하면 ‘자원과 에너지를 적게 소비하면서 쓰레기를 적게 만드는 삶’이라고 설명할 수 있고 더 간단히 한마디로 표현하면 ‘가난하게 살라’는 것이다. 가난하게 산다는 것은 자본주의에 젖은 현대인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생활방식이다.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직장인들이 열심히 일하고, 사업가들이 열심히 뛰고, 교인들이 열심히 기도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가난하게 살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부모들이 허리띠를 졸라 매며 자녀에게 비싼 과외 공부를 시키는 것은 그들이 일류 대학에 진학하여 졸업한 후 더 좋은 직장을 구하고, 더 많은 돈을 벌어 이른바 ‘부자로 잘 살게 하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 환경 운동가들이 추구하는 바람직한 생활과 일반 사회인이 추구하는 바람직한 생활이 일치하지 않음은 쉽게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불일치는 종교인에게도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사람은 왜 종교를 믿을까? 가난하게 살기 위해서? 우리가 일요일 많은 목사님들의 설교에서 듣는 내용을 분석해 보면 하느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며칠 전 우리나라 성인들이 너무 책을 보지 않는다는 통계 뉴스를 보고 한 마디 썼었는데 그 글을 보고 제 고교동창 친구가 아래와 같이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독서량은 삶의 깊이를 가늠하는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자신과 주변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며 사는가에 대한 척도입니다. 과거 10 여 년 전 부터 책을 대체하고 있는 것이 디지털 매체입니다. 요즘 전철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슬기전화에 머리를 파묻고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상당수가 게임 아니면 동영상 입니다. 그런 영상 신호는 선악과 가치를 판단하는 두뇌의 전두엽을 우회해서 바로 시각 신호에 감각적으로 반사하는 곳을 자극한다고 합니다. 생각할 겨를이 없는 것이지요. 결국 현재의 문화적 추세는 생각하기를 기피하고, 감각적이고, 성급한 세대를 양산할 것 입니다. 문화적 후퇴는 물론이고 범죄 증가도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총으로 쏘아 적을 쓰러뜨리는 게임에 몰두한 10대가 게임을 못하게 하는 어머니 이마를 정조준해서 살해하고, 아버지까지 추격해서 살해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가치 판단을 못하게 되니까 그냥 영상에 나오는 쓰러뜨려야 하는 적과 동일시 한 것이지요.
[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밤이 짧아지고 있었다. 어느 샌가 휘파람새가 찾아와 오동나무 위에 앉아 밤마다 피리를 불었으나 하나도 아름답지가않았다. 벌써 신작로엔 모락모락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보릿고개. 그 지긋지긋한 보릿고개가 다가오고 있었다. 내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 보릿고개만은 이곳에서 맞지 않으리라. 열여섯 이 꽃다운 청춘을 밭고랑에 파묻지 않으리라! 이제 곧 첫 닭이 울겠지. 새근새근 잠든 동생들을 뒤로하고 소리죽여 싸리문을 나섰다. 문 밖에는 분선이가 새파랗게 달빛에 젖은 채 서 있었다. 이 골 저 골에서 흘러내리는 시냇물이 우리의 발자국 소리를 묻어주었다. 서낭당까지라도 배웅 하겠다는 분선이를 간신히 달래고 보따리 하나 가슴에 안고 새벽길을 재촉했다. 눈물 따위는 시냇물에 떠내려 보냈다. 한숨도 떠내려 보냈다. 어제 장날, 한 달 내내 모은 달걀을 팔아서 벌은 지전 몇 장을 아버지 몰래 치마 춤에 꽂아주며 삼키던 엄마의 피 맺힘도, 아버지의 진가래 소리도 하얗게 떠내려 오는 산 벚 꽃잎 따라 흘려보냈다. 고생이 되더라도 가지 말고 같이 살자고 애원하며 잡은 손을 놓지 못하던 분선아. 단짝동무 분선아. 네가 두드려 빠는 개짐* 꽃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