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김상덕 작가는 인류가 아직 사진술에 익숙해지기 전인 1800년대 후반, 화학약품으로 인해 피사체를 결상(結像) 시켰던 기법에 고집하며 세상에 딱 한 장뿐인 사진을 만들어내는 장인(匠人)과 같다. 얼마든지 복제와 수정이 가능한 사진의 편리성과 등지고 자신만의 세계를 추구하는 김상덕 작가가 찍은 인체(人體)는 그저 물질적으로 거기에 존재한다. 돌처럼 혹은 나무처럼 느껴지고 이름도 나이도 직업이나 직위도 없는 사람 본연의 몸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느낄까? 전시 동안 두 번의 작가와의 만남 시간을 통해 김상덕 작가의 작품세계 그리고 아주 특별한 ‘콜로디온 프린트’ 기법에 대해 듣는 시간도 마련한다. 김상덕 작가 노트 사람의 몸을 보는 것은 바위나 나무, 꽃을 바라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감각으로 몸을 성적 대상물로 볼 수도 있고, 운동선수나 요리사, 학자 등 수많은 형태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다르게 쓰이는 도구로서의 존재로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한 감각 이전에 자연이 생성하고 성장하고 다시 사라지는 변화의 과정으로 몸도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여러 가지의 모습으로 보여진다. 이번 작업은 물질로서의 자연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고산경행루(高山景行樓). 대구 지역에 있는 오래된 한옥의 누마루에 걸린 편액 글이다. 산처럼 덕이 높은 선인을 따르겠다는 속뜻을 품고 있지만, 누마루에 올라서면 가까이 둥근 잎의 파초 뒤로 푸른 대숲이 사방을 감싸고, 앉으면 대숲과 솔숲 너머 저 멀리 능선 첩첩한 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나는 여기 가만히 앉아있는데 높은 산이 이 마루까지 다니러 오는 것이다. 집의 창과 문을 액자처럼 활용하여 밖의 경치를 감상하는, 이것이 한옥 건축미학의 절정으로 꼽히는 ‘차경(借景)’이다. 차경은 ‘경치를 빌린다’는 의미이니,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빌려서 즐기는 것이다. 하루 밤낮 때에 따라 다르고 사계절에 따라 바뀌는 이 경치는, 한옥이 제 안에 걸어둔 ‘살아있는 풍경화’다. 사진가 이동춘이, 한옥이 품고 있는 이 풍경화들만을 쫓아서 ‘한옥의 차경’을 주제로 사진전을 연다. 펄펄 눈발이 날리는 광산김씨 예안파 종가의 사랑채, 흰 창호지를 바른 문 한쪽에서 푸른 그늘을 드리운 설월당 앞 느티나무, 배롱나무꽃으로 진분홍 물이 든 병산서원의 들어열개문, 소박한 정취에서부터 빼어난 절경까지, 우리나라 곳곳의 오래된 고택들의 ‘차경’ 40여 점을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최영창)은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인규), 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 김경욱)와 함께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 ‘전통문화미디어월’을 조성했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서편 ‘전통문화미디어월’은 입국장 150m 구간에 32K 고화질의 LED 모니터를 설치하여 조성한 것으로, 한국 전통문화를 영상으로 표현한 미디어아트가 순차적으로 송출된다. 조선왕실보자기, 나전칠기, 전통춤, 한글 4가지 주제로 미디어아트 영상을 제작했다. 조선왕실보자기 영상에는 조선 왕실 고유의 미감과 예술성을 디지털로 재현해 냈으며, 나전칠기 영상에는 흑과 백의 대비, 영롱한 자개의 빛 반사 등을 담았다. 전통춤 영상에서는 승무, 태평무, 강강술래 등 역동적인 춤사위를 생동감 있게 구현해냈으며, 한글을 주제로 한 영상에서는 한글의 자모 자체의 조형성과 심미성을 영상으로 표현했다. 한국문화재재단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함께 2020년 1월부터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동ㆍ서편 입국장 안 낡은 미디어월을 ‘전통문화미디어월’로 바꿔왔다. 이 사업의 하나로 2021년 2월에 동편에 ‘전통문화미디어월’이 조성되었으며, 이번에 서편에도 ‘전통문화미디어월’이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서울시는 서촌한옥마을 내 서울시 공공한옥 '누하동 259'에서 4. 15(토)~4.30(일) 보름간 서해영․정나영, 두 작가의 공동 기획전 《우리가 왜 친해졌을까 (Close and Closer)》를 연다고 밝혔다. 지난달 새단장한 공공한옥 '누하동 259'에서 열리는 두 번째 전시로, 서울시는 전시기간이 짧은 만큼 더 많은 시민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가 끝나는 4월 말까지 휴관 없이 오전 11시~오후 6시 전시를 선보인다(관람료 무료). '누하동 259'는 공공한옥이 위치한 지역명과 번지를 그대로 살린 이름으로 지난해까지 도시재생지원센터로 운영하다 올해 3월 전시공간으로 재개관, 이달 초까지 열린 첫 전시 이진경 작가의 <오늘이 오늘이소서>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전시다. 이번 전시 제목인 '우리가 왜 친해졌을까?'는 두 작가의 관계에서 출발해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나'와 '너'의 관계맺음을 성찰하는 조각·사진·영상·설치미술 등 여러 장르의 작품 10여 점을 선보인다. 4.15(토) 오후 4시 30분에는 이번 전시의 평론을 맡은 안재우 미술평론가가 진행하는 '오프닝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참가 신청은 '현장 접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경쟁하듯 꽃망울을 터트리는 4월, 지방이나 해외로 멀리 가지 않아도 도심 속 식물원인 서울식물원에서 구근식물 튤립과 수선화를 비롯하여 형형색색의 봄을 대표하는 꽃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겨울에 심은 튤립, 수선화, 무스카리 등 구근식물들이 화려한 색감으로 피어있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추운 겨울을 땅속에서 이겨낸 구근식물들은 야외 산책로를 따라 넓게 식재되어 형형색색 화사하게 서울식물원을 물들이고 있다. 서울식물원의 산책로를 걷는다면 꼭 발걸음을 멈추고, 스마트폰과 카메라를 꺼내 봄의 순간을 기록해보자. 구근식물 외에도 봄 하면 떠오르는 개나리, 진달래, 철쭉을 비롯하여 수수꽃다리, 조팝나무, 팬지, 팥꽃나무, 살구나무 등 약 40여종의 꽃들이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열린숲과 호수원, 습지원 인근의 야외 산책로 주변으로는 빨갛게, 노랗게, 하얗게 꽃을 피운 모습을 만나며 봄의 향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 봄꽃 외에도 서울식물원 전시온실에서는 여러 나라의 다양한 꽃을 만날 수 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에틀링게라 엘라티오르,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하와이 무궁화 등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인기만점인 꽃들을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 단체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직무대리 여미순)은 어린이 음악회 ‘엔통이의 동요나라2’를 4월 26일(수)부터 5월 6일(토)까지 하늘극장에서 공연한다. 주인공 교진이와 악기나라로 여행을 떠나며 목청 높여 동요를 따라 부를 수 있는 어린이를 위한 국악 공연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객석 점유율 96%를 기록하며 많은 어린이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올해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현장 음성 해설이 포함된 무장애 공연 회차도 준비해 장애가 있는 아동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2004년 초연한 ‘엄마와 함께하는 국악보따리’(2004~2011)를 시작으로 ‘땅속 두더지, 두디’(2013~2015), ‘아빠 사우루스’(2016~2017), ‘엔통이의 동요나라’(2018~2019)까지 유아ㆍ어린이를 위한 맞춤형 공연을 꾸준히 선보였다. 이들의 연이은 매진 사례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이 명실상부한 ‘어린이 공연 명가’임을 입증한다. 2021년 초연한 엔통이의 동요나라2는 성장하는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겪을 법한 이야기를 친숙한 동요와 아름다운 국악 연주로 들려주며 공감과 교훈을 전한다. 공연은 감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변하지 않는 매력 도자회화는 단순히 도판에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넘어 흙, 불, 물감, 유약, 소성이라는 5가지 요소가 정상적으로 결합해야 완성되는 융합적 미술로 박다연 작가는 달팽이 이미지를 중심으로 자신의 생각과 삶을 녹여냈다. 도자의 전통 미술을 적당히 배합하지 않고 과감한 채색으로 젊은 감성이 돋보이며, 주인공 달팽이는 세상에 나를 알리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얻는 따뜻함과 행복 그리고 고통까지도 작품화하여 감상자들과 동질성을 확인하며, 서로에게 격려와 위로가 되는 작품으로 오는 2023년 4월 19일(수)부터 4월 25일(화)까지 서울 인사동 ‘아리수 갤러리’에서 '달팽이가 말하다'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진행한다. 윤기 나는 도판에 그려진 밝은 기운의 이미지가 많은 사람에게 진실성 있게 전달되어 삶에 활력을 찾는 쉼의 시간을 만들고자 한다. 작품명 "세렌디피티"는 살면서 얻는 특별한 경험을 기억하고, 주체적인 삶을 지향하는 신념을 꽃으로 둘러싸인 둥근 세상으로 만들었다. "눈길" 작품은 바쁘게 살아온 자신을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과 행복한 미래로 나아가려는 마음이 교차하는 시점으로 화면 속 하늘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은 젊은 소리꾼의 참신한 소리판을 표방한 ‘절창’ 시리즈를 4월 27일(목)부터 5월 7일(일)까지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절창Ⅰ>(4.27~28)과 <절창Ⅱ>(5.2~3), <절창Ⅲ>(5.6~7)까지 모두 세 편이 각각 2회씩 이어진다. 아주 뛰어난 소리를 뜻하는 ‘절창(絶唱)’은 국립창극단이 이 시대 젊은 소리꾼의 진면목에 주목해 2021년 시작한 기획 시리즈다. 참신한 구성과 현대적인 무대를 바탕으로 소리꾼들이 자신의 기량을 펼치며 관객과 더욱 친밀하게 교감하는 새로운 형태의 판소리 공연이다. <절창Ⅰ>과 <절창Ⅱ>는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판소리가 그 자체로 참신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판소리와 창극이 지닌 장점을 두루 살린 새로운 형식” 등 호평을 받았다.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국립창극단은 이번 시즌 두 편의 레퍼토리에 이어 신작까지 차례로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특히, 신작 <절창Ⅲ>에서는 국립창극단 단원뿐 아니라,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소리꾼으로까지 출연진을 확장한 점이 눈에 띈다.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익산박물관(관장 최흥선)은 5월 28일(일)까지 여는 특별전 “전북의 고대 성곽”을 온라인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만든 가상 현실(VR) 체험 전시 콘텐츠를 4월 12일(수)부터 국립익산박물관 누리집(iksan.museum.go.kr)에서 공개한다. 특별전 “전북의 고대 성곽”은 1960년대부터 조사된 180여 기의 전북지역 고대 성곽을 종합적으로 조명하고, 현재까지의 연구성과를 소개하는 전시로, 전북지역에서 확인된 옛 성곽의 특징과 함께 25개의 성곽에서 발굴된 유물 등 290건 380점의 전시품을 한자리에서 모아 종합적인 시각에서 살펴보는 전시다. 온라인 가상 현실 전시는 직접 박물관을 방문하지 않아도 집에서 개인 컴퓨터, 슬기말틀(스마트폰), VR 기기 등으로 온라인에서 생생히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3차원 가상 현실 기술 기반의 디지털 전시로서, 전시 기간 중 박물관을 찾지 못하는 관람객들의 아쉬움을 달래고자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특별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제작하였다. 국립익산박물관 관계자는 “전시 가상 현실 공개로 특별전을 직접 관람하지 못한 분들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길 바란다”라며 이번 자료가 “전북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수원박물관은 올해 60회를 맞는 수원화성문화제의 발자취를 볼 수 있는 사진전이 ‘축제 현장 60년의 발자취’를 연다. 1964년 10월 열린 제1회 화홍문화제(華虹文化祭)부터 2022년 제59회 수원화성문화제까지 발자취를 기록한 사진 70점을 전시한다. ‘대한늬우스’에 소개된 1970년대 수원화성문화제 영상도 볼 수 있다. 전시는 1부 ‘전국 축제로 발돋움하다’, 2부 ‘종합문화예술제로 거듭나다’, 3부 ‘시민이 하나 되다’, 4부 ‘국제 문화행사로 집중되다’ 등으로 구성됐다. 수원화성문화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과 정조대왕의 개혁 이념을 기리는 문화축제다. 수원화성문화제는 1964년 10월 ‘화홍문화제’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경기도청 이전 기공일인 1964년 10월 15일을 기념해 ‘수원시민의 날’을 제정하고, 제1회 화홍문화제를 열었다. 1997년 수원화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1999년 수원화성문화제로 이름을 바꾸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수원화성문화제는 정조의 효심을 기리고, 수원의 역사ㆍ문화를 알리는 행사가 주를 이룬다.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은 ‘수원화성문화제의 꽃’으로 불리며 한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