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제10회 여성연극제 기획초청작으로 뽑힌 연극 <더 클래스>(마트야스 주판치치 작, 백순원 연출)는 해고 위기에 몰린 계약직 노동자가 정규직 전환을 위해 ‘재교육 세미나’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블랙코미디다. 시대의 고민을 작품 속에 담아 온 씨어터 백이 선보이는 연극 <더 클래스>는 고용불안의 시대, 청년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의 고민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다. 연극 <더 클래스>는 경기침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산업구조 개편 등으로 파상되는 노동시장의 변화를 배경으로 한다. 불안정한 일자리 구조와 재교육 시스템이 개인을 어떻게 압박하는지를 보여준다. ‘품질 좋은 인적 자원’이 되기 위해 몸부림치는 인물들의 처절한 생존기는 권력과 자본에 종속된 현재 대한민국 노동시장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연극 <더 클래스>는 관객이 웃음과 불안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며 오늘날 노동 현실의 잔혹한 단면을 드러낸다. 연극 <더 클래스>는 슬로베니아 출신 극작가 마트야스 주판치치의 작품으로 작가는 자국 최고 권위의 희곡상인 그룸상(Grum Award)을 다섯 차례 수상한 거장이다. 지구 반
[우리문화신문= 금나래 기자] 늙지 않는 노인, 죽지 않는 인간. 더 이상 공상과학 속의 상상이 아니라 과학이 열어가는 새로운 현실일지 모른다. 『노화도 설계하는 시대가 온다』 는 노화를 단순한 쇠퇴가 아닌 인간이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과정으로 바라본다. 유전자 편집, 줄기세포 치료, 나노로봇, 노화 세포 표적 신약 등 AI를 기반한 첨단 기술의 융합이 인간의 생물학적 시계를 다시 만들고 있으며, 실제 바이오 기업과 연구 현장은 이미 그 가능성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더 나아가 웨어러블 기기, AR·VR, 엑소 스켈레톤, 3D 바이오프린팅, 자율주행 같은 혁신기술은 노년의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사회 참여를 회복하는 길을 열어준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기술적 낙관론에 머물지 않는다. 인간 존엄과 윤리적 기준, 그리고 초고령 사회 속에서 우리가 어떤 존재로 살아갈지 깊이 성찰하게 만든다. 노화의 정의, 더 나아가 인간의 정의가 바뀌어가는 현장을 확인하고 싶은 독자라면 반드시 펼쳐봐야 할 것이다.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몇 년 전부터 가을에, 눈에 띄는 행사가 서울의 한복판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도 지난 주말 사흘 동안 창신제라는 행사를 알리는 안내판이 곳곳에 붙어있었다. 20회라고 했다. 입장권을 받아 자리에서 기다리는 2025년 창신제, 기대가 잔뜩 높아져 있었다. 창신이란 말은 법고창신(法古創新), 곧 '옛것을 참고하여 새것을 만든다'라는 뜻일 텐데 무엇을 참고하여 무엇을 만들었다는 말인가? 막이 오르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그 큰 무대에 전통음악연주단과 함께 흰 옷을 입은 100명이 뒤에 서 있는 모습이 등장한다. 합창단인 것 같다. 곧 악보를 꺼내 든다. 공연이 시작되었다. 관현악의 장중한 선율이 나오다가 합창단의 우렁찬 목소리가 강당을 흔든다. 수제천이란 음악의 성부를 네 가지로 나누어 목소리로 부르는 합창공연이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관현악을 맡았고 합창단은 이 공연을 준비한 회사의 직원들이라고 한다. 이들이 수준 높은 관현악곡 <수제천>을 합창으로 부르는 것이다. 정읍(井邑)이라고도 하는 <수제천(壽齊天)>은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는 향악, 곧 우리가 발전시킨 우리의 전통음악 가운데 가장 오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김창희가 《가도 가도 왕십리》에서 말하고 있는 인물들은 대부분 한국인인데, 딱 1명 예외가 있습니다. 바로 스코틀랜드 애버딘셔에서 태어난 푸른 눈의 여인 엘리자베스 키스(1887~1956)입니다. 키스가 어떻게 왕십리에? 흥미가 바짝 당기지요? 키스의 언니 엘스펫은 1910년대 일본에서 발행되고 있던 <뉴 이스트 프레스> 편집인 존 로버트슨 스콧의 아내입니다. 엘스펫은 호기심 많고 독신으로 지내던 동생을 1915년 동경으로 불러 같이 살았습니다. 두 자매는 1919. 3. 28. 한국을 방문합니다. 둘은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의 인상을 엘스펫은 글로, 키스는 그림으로 남겼습니다. 두 자매의 여행기는 1946년 《Old Korea》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엘스펫은 이렇게 표현합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나무 하나 없는 야트막한 언덕의 경치는 원시적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직 봄은 일러서 겨우 나온 볏잎은 약간의 푸른 빛을 보일 뿐이었고, 동산들은 그 둥그런 모습이 마치 오래된 한국 도자기를 닮아 사람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했다. 붉은 해가 올라올 무렵, 달리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도 해가 나긴 했지만 하늘엔 구름이 있습니다. 다른 곳에는 비가 오기도 할 거라고 하더라구요. 이렇게 날마다 다른 그림을 그려내는 하늘을 보며 마음에 쉼을 얻곤 합니다. 구름이 한두 조각 떠다니지만, 또 어떤 날은 크고 작은 구름이 한데 뭉쳐 큰 무리를 이루며 하늘을 덮을 듯 밀려올 때가 있지요.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토박이말은 바로 이처럼 커다란 구름 모습을 나타내는 '떼구름'입니다. '떼구름'은 '떼'와 '구름'이 만난 말입니다. '떼'는 '무리'를 뜻하는 아주 살가운 우리말이지요. '양 떼', '오리 떼', '개미 떼'처럼 여럿이 모여 무리를 이룬 모습을 가리킬 때 씁니다. 말집(사전)에서는 이 말을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습니다. 떼를 이룬 구름 《표준국어대사전》 커다랗게 무리 지어 있는 구름. 또는 무리 지어 모여드는 구름 .《고려대한국어대사전》 두 가지 풀이를 아울러 보면, '떼구름'은 낱낱이 흩어져 있지 않고 여럿이 한데 뭉쳐 있거나, 마치 큰 물결처럼 한꺼번에 몰려드는 구름 무리를 일컫는 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먹구름'이나 '비구름'이라고 부르는 구름들이 하늘을 뒤덮을 때, 그 모양새가 바로 '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포항 신생대 두호층 고래화석」과 「포항 신생대 두호층 결핵체」를 국가지정유산 천연기념물로 각각 지정 예고하였다. * 두호층(斗湖層, Doho Formation) : 포항 분지에 분포하는 신생대 지층 * 결핵체(結核體, concretion): 퇴적물 입자 사이의 공간에 광물이 침전하여 형성된 단단하고 치밀한 덩어리. 퇴적암 또는 토양에서 주로 발견됨. 「포항 신생대 두호층 고래화석」은 신진기(신생대 제3기) 두호층에서 발견된 고래화석이다. 퇴적암 내에 개체 하나가 온전히 보존된 경우로, 국내에서는 매우 드문 사례다. 해당 고래화석은 2008년 9월 포항시 장량택지개발지구에서 발견된 뒤 발굴되어 현재 국가유산청 천연기념물센터(대전 서구) 수장고에 보관 중이다. 국내 신생대 고래화석 가운데 가장 큰 표본일 뿐 아니라 국내에서 처음 공개되는 수염고래아목(Mysticetes) 고래화석으로 값어치가 크다. 「포항 신생대 두호층 결핵체」는 모두 2개의 결핵체로, 2019년 9월 포항시 우현동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발견된 뒤 발굴되어 「포항 신생대 두호층 고래화석」과 같이 현재 천연기념물센터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다. 2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익산박물관(관장 김울림)은 ‘제4기 익산박물관대학’을 개설한다. 이번 강의의 주제는 「국제적 시선으로 본 문화의 같음과 다름(同異)」으로, 오는 11월 12일 첫 강의를 시작으로 모두 6회에 걸쳐 진행된다. 강의 기간에는 백제의 교류와 아름다움의 값어치를 느낄 수 있는 특별전 「탑이 품은 칼, 미륵사에 깃든 바람」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이번 강좌에서는 불교의 시각으로 본 중국의 세계유산, 세계유산 암각화, 아시아의 무형유산을 비롯해, 성황리에 개최된 국립중앙박물관의 북미 원주민 문화 특별전과 인도 불교 관련 특별전, 국립전주박물관의 이집트 특별전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제4기 익산박물관대학’은 2025년 10월 24일 아침 10시부터 국립익산박물관 누리집(iksan.museum.go.kr) 또는 유선(☎063-830-0942·0943·0926, 화~금 접수)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참가 인원은 선착순 80명이며, 한 번의 신청으로 모든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유홍준)은 용산 개관 20돌을 맞아, 학술대회 <변화의 물결, 박물관을 말하다>와 전문가 콜로키움 <기후 위기와 박물관의 미래>를 10월 29일(수)과 30일(목)에 국립중앙박물관회와 함께 연다. 이번 학술행사는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 500만 시대, 박물관의 세계인이 주목하는 K-문화의 구심점으로서의 역할이 요구되는 시점에 열린다. 용산 개관 이후 급변하는 사회ㆍ문화ㆍ기술 환경 속에서 미래와 세계를 이끌기 위한 국립중앙박물관의 미래 전략과 비전을 설계하고자 마련되었다. 29일 학술대회는 생태학자 최재천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과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등 박물관, 교육, 과학기술, 생물학, 정치사상사, 인구경제학, 기후 변화, 지역문화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해 박물관이 당면한 사회적 환경과 시대적 요구를 진단하고, 앞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이 나아갈 길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펼친다. 학술대회는 박물관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30일 전문가 콜로키움에서는 박물관의 기후 변화에 관한 관심과 대응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캐나다 첫 기후 변화 전시기획자가 박물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최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사장 방귀희, 아래 장문원)은 창립 10돌을 맞아 기림 상징(엠블럼)을 공개했다. 이번 상징은 ‘나이테’에서 착안하여 장애예술이 지난 10년 동안 쌓아온 성장과 깊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나이테가 해마다 새로운 결을 더하며 확장되듯, 지금까지의 성장을 넘어 새로운 10년을 향한 도약의 의미를 담고 있다. 장문원은 오는 11월 10일부터 12일까지 창립 10돌을 기리는 다양한 행사를 연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 한국-캐나다 장애예술 교류전 개막식 ▲ 10돌 기림식과 축하공연 ▲ 장애인문화예술 동아시아 포럼 등이 있으며, 나라 안팎 장애·비장애 예술인과 전문가들이 함께할 예정이다. 특히 11일 기념식에서는 장애예술의 값어치와 목표를 표현한 ‘모두의 예술, 함께하는 미래’라는 구호 아래, 장애예술인의 잠재력과 도약을 상징하는 기관 공식 캐릭터 ‘솔라(SolLa)’와 ‘도레(DoRe)’를 선보이는 자리도 마련된다. 2015년 설립된 장문원은 장애인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정책 실행과 현장 지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2017년 장애인 문화예술 지원 관련 예산을 직접 교부하며, 같은 해 공직유관단체로 지정되었고, 2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진주박물관(관장 장용준)은 오는 10월 25일(토) 낮 3시, 박물관 마당에서 ‘가야고취대’ 공연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지역민이 함께 즐기며 문화로 소통하는 ‘2025 국립진주박물관과 함께하는 공감(共感)’ 문화행사의 하나로 마련되었다. 전통 고취 음악과 행렬 예술행위(퍼포먼스)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행렬 행차 공연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문화적 자극과 감동을 선사하며, 나아가 지역 문화 콘텐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행사는 관람객 누구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야외 공연으로, 별도의 사전 예약 없이 현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또한, 공연 당일 즉석 사진 마당 잔치도 함께 운영해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특별한 순간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어 다양한 관람층의 참여와 호응이 기대된다. 국립진주박물관 관계자는 “2025년 8월부터 매월 진행해 온 행사가 10월을 기점으로 마무리된다.”라면서, “이번 공연이 관람객 모두에게 문화적 울림을 선사하는 뜻깊은 경험이 되길 바라며, 내년에도 더욱 새롭고 다채로운 공감 프로그램으로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