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서울역사편찬원(원장 이상배)은 오는 10월 17일(금) 오후 1시, 한강 세빛섬에서 제3회 서울학 공동학술대회 <한강, 서울의 여유>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는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강과 함께 변화해 온 서울사람의 일상과 여가 그리고 도시문화의 흐름을 폭넓게 조명한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는 서울시민의 삶 속에서 한강이 단순한 수운·치수 공간이 아니라, ‘휴식과 여가의 공간’으로 변모해 온 과정에 주목한다. 서울의 도시 발달과 생활사 변화를 짚어보며 한강이 시민의 일상에 어떤 의미를 지녀왔는지 재조명한다. 서울의 대표 수변 공간인 한강 위 세빛섬에서 개최되는 만큼, 시민과 함께하는 열린 학술의 장으로 마련됐다. 서울역사편찬원은 2023년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시립대 서울학연구소와 함께 ‘서울학’을 주제로 공동학술대회를 순차 개최하기로 협약한 바 있다. 2023년 서울학연구소의 ‘광복 후 수도 서울의 정체성, 그리고 미래’를 시작으로, 2024년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레일 위의 서울’을 개최하였다. 올해는 그 세 번째 순서로 서울역사편찬원이 주관한다. 학술대회는 기조강연과 4개의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으로 구성된다.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우리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학교에서는 대중가요를 따라 부를 수 없었고 오로지 동요만 배우고 불렀다. 중학교에서도 대중가요를 부를 수가 없었기에 자연스레 가곡을 배우고 듣고 부르곤 했다. 그러기에 홍난파, 현재명 등 유명한 작곡가들의 가곡을 배워 지금도 거의 외우고 따라 하는 수준이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들어간 이후 팝송을 듣는 것이 유행이 되니 팝송을 잘 부르는 것이 자랑인 시대가 되었다. 팝송이 아니라면 클래식이라고 하는 서양 음악이나 노래를 배우게 되어 '오 나의 태양'이나 '남몰래 흐르는 눈물' 등등 서양 가곡, 혹은 아리아를 즐기게 되며 연애를 하려 해도 팝송이나 이태리 가곡을 원음으로 부르는 것이 멋있어 보이고 그에 따라 우리 가곡을 부르는 것은 촌스럽지 않느냐는 대우를 받는 시절이었던 것이다. 그런 식으로 70년대 이후 우리 가곡은 점차 찬밥 신세로 변하고 있었다. 예전 TBC-TV에서 일주일에 가곡 한 편씩 황금시간에 들려주는 프로그램이 있어 사람들이 좋아했지만, 곧 그것도 없어지면서 대학의 성악과에서도 우리 가곡을 공부하려는 학생들이 줄어들어 커리큘럼도 주는 추세였다. 간혹 2021년 송년 가곡 콘서트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전통연희단 잔치마당(대표 서광일)이 주최하는 창작판놀음 《1883 인천 그리고 기산 김준근 / 부제 : 기산, 시간을 그리다》가 오는 10월 24일과 25일, 인천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이번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인천광역시가 후원하는 2025 지역대표예술단체 선정작으로, 국악과 미술, 무용과 영상이 결합한 융복합 공연예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신작은 19세기 말 인천 개항장의 역사와 풍속화가 기산 김준근(箕山 金俊根)의 예술세계를 현대 무대 위에 되살린 작품이다. 단순한 역사 재현을 넘어, 기산의 풍속화 속 인물과 사건을 연희ㆍ음악ㆍ영상으로 재해석하며, 시공을 초월한 감각적 예술의 세계를 그려낸다. 풍물놀이, 탈춤, 줄타기, 검무, 죽방울놀이 등 전통연희를 중심으로 창작음악과 무용, 영상미술이 어우러져 국악과 미술의 새로운 융합무대를 선보인다. 작품의 기획은 인천 출신 국악평론가 윤중강의 제안에서 출발했다. 윤 평론가는 “1883년 제물포 개항을 통해 들어온 서양 문물과 조선의 전통문화가 충돌하고 융합되던 그 시기의 예술적 에너지를 공연예술로 구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고, 그 제안이 본격적인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놀구름'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는지요? 어쩐지 마음을 간질이는 소리 같기도 하고, 어릴 적 동무를 놀리 듯 부르는 이름 같기도 한데요. 어떤 구름을 가리키는 말일까요? '놀구름'은 '붉게 노을이 진 구름'을 뜻하는 토박이말입니다. 해가 뜨거나 질 무렵,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의 준말인 '놀'과 '구름'을 더해 만든 말이지요. 뜻을 알고 나니 참 살갑고 예쁜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신가요? 우리는 흔히 '노을 진 구름' 또는 '붉은 구름'이라고 풀어서 말하곤 하지만,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이처럼 아름다운 이름을 붙여주셨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놀구름'을 '붉게 노을이 진 구름'이라고 가든하게 풀이해 놓고 보기월도 하나 없지만, 그 이름이 품은 바람빛(풍경)은 그리 가볍지 않습니다. 하루의 일을 마친 해가 땅거미 너머로 몸을 숨기기 앞, 누리에 마지막으로 건네는 따스한 인사처럼 하늘에 번지는 붉은빛. 그 빛을 고스란히 머금어 함께 붉어지는 구름이 바로 '놀구름'입니다. 때로는 붉은 빛으로, 때로는 누런 빛으로, 또 때로는 보랏여러 가지 빛이 섞인 야릇한 빛깔로 하늘을 수놓는 모습은 그야말로 하늘이 그린 한 쪽의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서울시 전통문화공간 남산골한옥마을에서 10월 14일(화)부터 11월 23일(일)까지 전통가옥을 전시장으로 활용한 현대공예 전시 ‘2025 남산골 하우스뮤지엄《집.zip》’을 연다. ‘남산골 하우스뮤지엄’은 전통가옥을 전시 공간으로 활용해 현대 예술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 전시로 한옥의 건축적 특성과 현대 예술을 감각적으로 결합해 새로운 실험의 장을 마련한다. 이번 전시《집.zip》은 ‘흩어진조각을모아하나의작품으로완성한다.’는전통공예의공통조형원리에주목한다. 나무·돌·흙으로 집을 짓는 대목장(都片手)의 건축정신, 자투리천을 이어 만든 조각보, 삶의 파편을 한 땀씩 잇는 침선공예는 모두 ‘조각의 통합’이라는 한국적 미학을 보여준다. 이러한 원리를 바탕으로 전통의 재료와 정신을 오늘의 감각으로 엮어내며, 흩어진 요소들이 하나로 묶여 새로운 의미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시각화한다. 전시 제목 《집.zip》은 압축파일(.zip)이 흩어진 데이터를 하나로 묶듯 ‘집’, ‘조각보’, ‘침선공예’라는 세가지 전통적 상징을 통해 한국의 지혜와 미감을 현대적으로 엮어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시에는 홈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온바이소이(Onn. by S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김용관)은 오는 18일(토), 제주특별자치도 한남사려니오름숲 연구시험림에서 국민참여형 문화프로그램 ‘바람과 숲이 건네는 그림 한 장’을 운영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그림을 통해 한남사려니오름숲의 생태적 값어치와 아름다움을 새롭게 체험하고,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활동을 국민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그림 경험이 없는 초보자부터 그림 그리기를 즐기는 일반인까지 누구나 참여하여 자연 속에서 예술로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프로그램은 두 개의 마당으로 구성된다. 1부 ‘손끝으로 그리는 한남사려니오름숲’(시작 12:30)에서는 여행드로잉 작가 리모의 시연과 함께 숲의 풍경을 자유롭게 스케치한다. 2부 ‘그림 산책 in 한남사려니오름숲’(시작 14:00)에서는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고, 완성된 작품은 SNS 등으로 공유해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난대ㆍ아열대산림연구소는 이번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연구시험림을 국민이 함께 누리는 열린 공간으로 발전시키고, 지역 예술가와의 협력을 통해 산림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국민참여형 숲 문화 승강장’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난대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완주문화유산연구소(소장 이규훈)는 고창군(군수 심덕섭)과 함께 10월 16일 아침 10시 고창 웰파크호텔 컨벤션센터(전북 고창군)에서 「세계유산 고창 고인돌의 가치 재조명과 향후 과제」를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연다. 수백 기 이상의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는 「고창 고인돌 유적」은 고인돌의 개수뿐만 아니라, 탁자식, 기반식, 개석식 등 형식의 다양성과 밀집도 면에서도 세계적으로 압도적인 수준이다. 이러한 값어치를 인정받아 화순, 강화 고인돌 유적과 함께 200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고, 등재 이후에도 유적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연구와 안정적인 보존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 탁자식(卓子式): 지상에 판석으로 무덤방을 만든 후 그 위로 뚜껑돌을 덮은 형식 * 기반식(碁盤式): 무덤방을 만든 뒤 주위에 받침돌을 놓고 그 위로 뚜껑돌을 덮은 형식 * 개석식(蓋石式): 지하에 무덤방을 만든 뒤 받침돌 없이 바로 위에 뚜껑돌을 덮은 형식 이번 학술대회는 세계유산인 「고창 고인돌 유적」의 값어치를 재조명하고, 나아가 나라 밖 거석기념물의 최신 연구 성과와 보존관리 사례를 함께 비교ㆍ논의하여 국제적 거석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익산박물관(관장 김울림)은 2025년 10월 15일(수)부터 11월 6일(목)까지, 특별전 <탑이 품은 칼, 미륵사에 깃든 바람>과 연계하여 모두 3회의 특강을 한다. 이번 특강은 특별전 주제인 ‘미륵사터 손칼’을 중심으로 역사, 불교문화, 교류적 측면에서 손칼의 뜻와 값어치를 조명하고자 마련되었다. 특강은 국립익산박물관 강당(어린이박물관 지하)에서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되며, 관련 전문가를 초청하여 진행한다. ▫ 10월 15일(수) “생존, 문자, 품격의 관점에서 본 손칼” 윤종균(국립익산박물관) ▫ 10월 29일(수) “미륵사지 손칼과 동양 전통 대모공예” 주경미(충남대학교) ▫ 11월 6일(목) “나무와 칼: 바다를 건넌 동남아의 불교물질문화” 강희정(서강대학교) 이번 특강은 특별전 관람과 함께 미륵사터 손칼의 역사적·문화적 의미를 깊이 이해할 기회로 별도의 신청 없이 누구나 현장에서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국립익산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특강은 작은 크기의 손칼에 담긴 역사적 맥락과 기술, 백제의 불교문화와 대외교류까지 폭넓게 살펴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특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제갈량(諸葛亮)을 주제로 하는 <공명가(孔明歌>를 소개하면서 왜 이런 노래들을 <잡가>라 불러왔는지?, 또한 산조(散調)음악도 ‘헛튼 가락’ 또는 ‘흐트러진 가락’이라 했는데, 왜 산조를 그렇게 불렀는지를 얘기하면서 경서도 음악의 극치라고 평가되는 맑고 고운 노래들을, 잡가(雜歌)라 부르는 것은 당치 않다고 이야기하였다. 이번 주에는 서도의 대표적인 좌창, <공명가>를 소개한다. 정가(正歌)를 비롯한 판소리가 그러하듯 경서도 지방에서 널리 불려 온 좌창(坐唱)도 가사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채, 그 소리만을 듣는다면 별반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 사설의 이해는 우선 되어야 한다. 공명가의 주된 내용은 조조와 대치하고 있는 공명이 오(吳)의 주유와 함께 전략을 논의하는 데 있어 화공(火攻)이어야 승산이 있다는 점에 공감하게 되지만, 겨울철에 동남풍(東南風)을 어떻게 기대할 수 있겠는가! 인간의 능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한계에 모두가 난감해하고 있을 때, 공명이 선뜻 나서서 산에 올라가 동남풍이 불어오도록 하늘을 움직였다는 내용의 노래다. <공명가>에서 파생된 노래로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60여 년 전 보릿고개 때 이야기다. 덜 영근 보리를 베어 밥 지어 먹는 것만이라도 행복이었고, 좁은 방 한 칸 이불 하나에 온 가족이 함께 발 뻗고 자면서도 누워 잘 집이라도 있다는데 행복해했다. 그러나 지금은 50평이 넘는 호화 저택에 살면서도 행복 타령을 하고 있다.” 이는 일취스님이 학자원을 통해 펴낸 책 《연꽃 속에 진주를 줍다》 가운데 <동화 속에 잠든 행복>이란 소제목에 나오는 눈에 띄는 구절이다. 그런데 이 구절이 나오기에 앞서서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자신이 마음속에 품고 있는 뜻을 따라간다. 사람들이 마음속에 품고 있는 뜻은 오직 한 가지다. 오늘보다 더욱 나은 내일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먼저 참는 것이 제일이고, 뜻을 이루고자 할 때는 먼저 욕심을 절제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라는 《법구경》 구절을 보여준다. 스님은 180일 이렇게 하루하루를 살며 법구경 한 대목을 읊은 뒤 인간사를 더듬으며, 담담하게 속삭인다. 스님은 그동안 <우리문화신문>에 ‘산사에서 띄우는 편지’를 연재했었고, 최근엔 ‘청정하고 행복한 나라 부탄을 가다’라는 제목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