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스적스적/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스적스적 [뜻] 1)몬(물건)이 서로 맞닿아 자꾸 비벼지는 소리.또는 그 모양 [보기월]옷이 좀 두꺼웠는지 팔을 흔들 때마다 스적스적 소리가 났습니다. 그제 밤에는 오랜 만에 동무를 만나 늦도록 이야기꽃을 피우다 늦게 잤습니다.날이 어두워 마음을 놓고 더 누웠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보니 여느 날보다 늦었습니다.서두른다고 서둘렀지만 여느 날 집에서 나올 때 씻었으니 얼마나 늦었는지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바깥 날씨가 어떤지 몰라서 옷을 하나 더 입고 나왔습니다.어제 안에서 썰렁했던 게 생각나서 말이지요. 잰걸음으로 가다가 마음이 바빠 좀 뛰었습니다.옷이 좀 두꺼웠는지 팔을 흔들 때마다 스적스적 소리가 났습니다.날씨도 한 가지는 안 입었으면 딱 좋았겠다 싶을 만큼 포근했습니다.마치고 수레를 쓸 일이 있어서 수레를 끌고 나왔는데 걸어가는 것보다 더 오래 걸렸습니다. 길가에 줄줄이 세워 둔 수레를 빼지 않아서 오른쪽으로 돌아갈 수레들이 못 빠져 밀린 것이었습니다.다음 풀빛불이 켜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오니 수레를 댈 곳도 딱 하나 비어 있었습니다.아마 그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엉겁/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엉겁 [뜻]끈끈한 몬(물건)이 범벅이 되어 달라붙은(상태) [보기월]먼지와 서리가 엉겁이 되어 풀처럼 잘 씻기지도 않았습니다. 지난 이레 이가 마뜩잖아서 이를 손보러 가려고 수레를 타고 왔는데 바빠서 못 가기를 여러 차례 되풀이했습니다.그래서 제 수레는 여러 날 밖에서 잠을 잤습니다.여느 때에는 땅밑에 세워 두기 때문에 그럴 일이 없었는데 몇 날을 밖에 두었더니 앞이 뿌옇게 빛깔을 입혀 놓은 것 같았습니다.먼지와 서리가 엉겁이 되어 풀처럼 잘 씻기지도 않았습니다. 우리 토박이말도 이처럼 너무 오랫동안 내팽개친 채 삶과 떨어지게 되면서 사람들 마음이 엉겁이 되어버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이런 사람들 마음을 닦아내고 토박이말을 살려 일으키고 북돋우자면 모임 밖 도움이 많아져야 합니다.그래서 여러 모임과 울력다짐을 하고 있지만 갈 길이 멀답니다.누구에게나 이야기만 하면 다 도와 줄 거라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우리 삶과 멀어진 토박이말을 반기는 사람을 만나는 게 더 어렵다는 것을 해를 거듭할수록 똑똑히 알게 되었지요. 헤살을 부리는 사람들까지 있었으니 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숨관=기관,숨관가지=기관지,허파꽈리=폐포,바꾸다=교환하다,대롱=관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은4283해(1950년)만든‘과학공부4-2’의32, 3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먼저32쪽 첫째 줄에 앞서 본 적이 있는‘동무’가 보이고,셋째 줄에‘힘살’도 보입니다.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께서도‘친구’, ‘근육’이라는 말만큼은 아니지만 이제 그렇게 많이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을 거라 믿습니다. 다섯째 줄에‘허파’가 보이고 열한째 줄에‘숨관’,열셋째 줄에‘숨관가지’,마지막 줄에‘허파꽈리’가 보입니다.요즘 배움책에‘숨관’은‘기관’, ‘숨관가지’는‘기관지’, ‘허파꽈리’는‘폐포’로 나온답니다. ‘허파’와 함께 숨을 쉬는 데 도움을 주는 일을 한다면‘숨’이 들어간‘숨관’, ‘숨관가지’, ‘허파꽈리’가 훨씬 쉬운데 왜 이런 말이 배움책에서 밀려났는지 모르겠습니다. 33쪽 첫줄에 앞서 본 적이 있는‘핏줄’이 보이고 여섯째 줄에‘바꾼’이라는 말이 보입니다.허파꽈리에서 하는 일을 풀이하는 것인데‘교환하다’가 아닌‘바꾸다’는 말을 쓴 것이지요. 여덟째 줄에는‘대롱’이 보입니다. ‘대롱’을 한자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스스럽다/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스스럽다 [뜻] 1)사귀어 지내는 사이가 그리 두텁지 못하여 조심스럽다 [보기월]그렇게 토박이말을 스스러운 손님처럼 여기는 분들을 보면 제 마음이 더 바쁩니다.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할 일이 많아 눈코 뜰 새가 없는 요즘입니다.지난 닷날(금요일)도 한 해 동안 토박이말 놀배움에 남달리 앞장선 배움이(학생),학급,집을 뽑는 토박이말 사랑이,토박이말 사랑뜸(학반),사랑집 뽑기 앞생각(계획)을 마련하느라 늦게까지 있었습니다. 제가 맛보여 드리는 토박이말이 누구나 다 아는 말이 아니다 보니 거의 다 낯설고 어렵게 느끼십니다.하지만 제가 이렇게 맛보여 드리지 않고는 그런 말을 듣거나 볼 일이 더 없을 것입니다.그래서 토박이말을 보듯 저를 보기도 하고 제가 쓴 글에도 글갚음(댓글)을 달기가 어렵다는 말씀을 들었을 땐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렇게 토박이말을 스스러운 손님처럼 여기는 분들을 보면 제 마음이 더 바쁩니다.앞으로 우리 아이들은 저렇게 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이 일을 그 어떤 일보다 먼저 챙겨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하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어제 아침 조금 흐린 하늘과 빛바랜 고까잎을 서너 낱(개)달고 있는 나무를 보니 갑자기 기분이 가라앉았습니다.날씨 탓인지 아이들도 여느 날보다 더 몸을 움츠리고 가는 것 같았습니다.배곳 뒤 건널목에 세워 둔 수레 때문에 아이들이 길을 건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기별할 곳도 적어 놓지 않아서 뾰족한 수가 없었지요.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수레 임자는 귀가 많이 간지러웠을 것입니다. 요즘 아이들이 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많이 풀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그래서 마음을 다잡아 주려고 여러 가지로 애를 쓰긴 하는데 얼마나 먹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다만 아이들이 뭔가 답답할 때 찾아와 이야기를 하고 가는 걸 보면 아주 헛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 싶습니다. 혼자 세운 앞생각(계획)에 슬기를 보태준 분들이 있어서 참 반갑고 기뻤습니다.일이 더 짜임새 있게 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앞으로 모임에 새로운 힘과 숨을 불어 넣어 줄 사람들이라 고맙기도 했습니다.여러 해 하고 있는 이 토박이말 맛보기와 되새김도 더 나은 수를 찾고 있는데 얼른 새수나기를 비손해 봅니다. [토박이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엇박이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엇박이 [뜻]한군데에 붙박이로 있지 못하고 갈아들거나 이리저리 움직이는 상태. 그런 일이나 몬(물건) [보기월]엇박이 아이들이 많은 뜸(반)은 아무래도 마음이 더 쓰이기 마련입니다. 아이들이 배곳 밖에서 안에서 하던대로 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잘 알게 된 일이 있었습니다. 그냥 장난으로 재미로 했다고 하지만 그게 다른 사람에게 어떤 어려움을 주는지 생각하지 않고 움직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셋으로 알았는데 뒤에 보니 여덟 아이가 얽힌 일이었습니다. 자잘못을 따지면 조금 더하고 덜한 것은 있겠지만 그곳에 함께 있었기 때문에 같이 풀쳐(용서해) 달라는 말씀을 드리러 갔습니다. 아이들 잘못을 너그럽게 헤아려 주셔서 일이 더 커지지 않았습니다. 이 일로 아이들이 조금 더 조금 먼저 다른 사람을 생각해 주는 마음이 자랐기를 바랍니다. 아이들과 지내다 보면 뜸(반)마다 조금 다르기는 합니다. 아이들이 어떤가에 따라 힘이 좀 더 들기도 하고 좀 수월하기도 하니까요. 엇박이 아이들이 많은 뜸(반)은 아무래도 마음이 더 쓰이기 마련입니다. 지나고 보면 아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스산하다/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스산하다 [뜻] 2)날씨가 흐리고 으스스하다 [보기월]스산한 날씨 때문에 몸은 움츠러들지만 기분은 참 좋은 아침입니다. 그제 온고을 전주에 있는 좋은 달력을 만드는 한국카렌다사와 울력다짐을 하고 왔습니다.염시열 슬기빛(고문)님과 한경순 모람 님께서 계신 곳이라 늘 생각만해도 포근한 곳인데 그곳에서 좋은 일까지 있으니 얼른 달려 가고 싶었습니다.그런데 마음은 스산한 날씨 때문인지 많이 가라앉았습니다. 마흔 해 넘게 달력만 만드신 시아버지 일을 이어받아 하신다는 이경아 님을 만나 울력다짐 종이에 이름을 써 맞바꾸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배곳에서 좋은 토박이말을 가르치고 배우는 길을 열어야 하고 그 길을 내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면 좋겠다는 말씀에 기운이 났습니다.배곳 안팎에서 많은 분들이 토박이말 달력을 쓰게 될 것입니다. 먼 길 수레를 태워 주고 끝까지 함께해 준 권민식 마름빛(이사)은 말할 것도 없고 토박이말 갈배움을 앞서 해 오고 계신 염시열,한경순 선생님께서 함께 자리해 주셔서 참으로 든든하고 고마웠습니다.따숨지역아동센터에 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다친 자리=상처,돌림병=전염병,병에 이기는 물질=항체,막다=예방하다,타다=연소하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은4283해(1950년)만든‘과학공부4-2’의28, 29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먼저28쪽 첫째 줄에 앞서 본 적이 있는‘염통’이 보이고,셋째 줄에‘피’도 보입니다.일곱째 줄에‘다친 자리’가 나옵니다.요즘 많은 사람들이‘상처’라고 하고 또 배움책에도 그렇게 쓰는데 오늘날과는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다음 열째 줄에는‘돌림병’이 보입니다.요즘은‘전염병’이라고 하기 때문에 낯선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전염’이라는 말보다 여러 사람이 잇따라 돌아가며 옳아 앓는다는 뜻을 담을 수 있는‘돌림’이 훨씬 쉽지 않으신지요? 그 다음에 나오는‘병에 이겨내는 물질’, ‘병에 이기는 물질’도 저는 참 반가웠습니다.굳이 어려운‘항체’라는 말을 쓰지 않고도 아이들이 알아차릴 수 있도록 풀어 썼기 때문입니다.이어서 나온‘막다’는‘예방하다’는 말보다 쉬운 말이라서 더 반가웠습니다. 29쪽 첫째 줄에도 앞서 본 적이 있는‘밥통’, ‘작은창자’가 있고,그 다음 줄에‘삭는다’는 말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그 동안 얼마나 바빴는지 이걸 봐도 알겠습니다. 한 달이 넘도록 토박이말 찾기를 못 올렸으니 말입니다. 그 동안 토박이말을 맛보고 되새김을 한 뒤에 토박이말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분들이 계신 걸 뻔히 아는 제 마음은 더 안타까웠습니다. 이 이레 맛보신 토박이말 엇메다, 숱하다, 숭굴숭굴에 옛배움책에서 보신 콩팥, 핏줄, 돌다, 나르다를 보탰습니다. 토박이말을 살려 일으키고 북돋우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토박이말 찾기]11-3/(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4350해 들겨울달 열여드레 엿날(2017년 11월 18일 토요일) ㅂㄷㅁㅈㄱ.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사람을 놀라게 하는 일들이 자꾸 일어납니다.그제 포항에서 일어난 땅벼락(지진)은 온 나라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많은 분들이 올려 주신 찍그림(사진)과 움직그림(동영상)을 보니 참으로 남의 일같지 않았습니다.앞서 경주에서 땅벼락이 났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경주에서 그런 일이 있은 뒤 배곳(학교)에서도 땅벼락이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일어난 것처럼 해 보기를 여러 차례 했습니다.그렇게 한 보람이 있었는지 땅벼락이 났다는 걸 알아차린 사람들이 재빨리 밖으로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왜 배우고 익혀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토박이말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토박이말을 가르치고 배울 길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어려움이 많지만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쉬지 않고 터울거리고 있습니다.그런 보람으로 눈에 띄는 열매도 거두고 있고 눈에 띄지 않지만 마음 흐뭇한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지난해 토박이말 놀배움을 함께했던 아이들이 배해(학년)가 바뀐 뒤 토박이말과 멀어지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그런데 엿배해(육학년)박우영 갈침이님이 지난해 토박이말을 놀배우며 시나브로 아이들 삶에 스며들어간 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