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진날 [뜻]비나 눈이 오는 날[보기월] 어제처럼진날질척거리는 마당에 나가 비를 맞으며 노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눈을 떴지만 밖이 어두워서 아직 날이 새지 않은 줄 알고 다시 누웠는데 때알이가 울어서 바로 일어났습니다. 비가 온다고 하더니 비가 오나 싶어 내다보니 아직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어제 하루는 하늘한테 속으며 맞았습니다. 곧 빗방울이 떨어질 것만 같았는데 배곳에 갈 무렵까지는 안 왔고 한 때째가 끝나기 앞부터 비가 내렸습니다. 고뿔에 걸린 저같은 사람한테, 활개마당에 나가 활개를 치고 싶은 아이들한테는 더더욱 반갑지 않은 비였습니다. 비에 바람까지 불어서 더 싸늘하게 느껴졌지요. 비가 오는 날이면 아이들은 답답해 합니다. 놀 곳이 마땅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제처럼진날질척거리는 마당에 나가 비를 맞으며 노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힘이 넘치는 아이들이 안에만 있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다만 비를 맞고 놀다가 고뿔이 걸리지 않을까 걱정은 되었습니다. 이 말과 맞서는 말은 '마른날'이고 다음과 같은 보기들이 있습니다. -진날에는 야외 공연을 할 수 없다.(표준국어대사전)-이런진날에 밖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어리눅다 [뜻] 일부러 어리석은 체하다.[보기월] 어떨 때는어리눅게구는 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습니다. 둘레 사람들이 고뿔을 앓을 때 저는 걸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어느새 저를 찾아 온 고뿔과 만나고야 말았습니다. 처음에는 목이 좀 마뜩잖다 싶었는데 닷날에는 코도 맹맹했습니다. 따뜻하게 입고 다니고 따뜻한 물도 자주 마시며 미리 막으려고 애를 썼지만 막지 못했나 봅니다. 아무래도 여러 날 늦게까지 남아서 일을 한 게 고뿔에게는 도움이 되었었나 봅니다. 닷날 아침부터 마뜩잖아서 입마개를 하고 갔습니다. 아이들도 일도 도움을 주지 않아서 참으로 몸은 바쁘고마음은 나쁜 하루를 보내야 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어른들도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어떨 때는어리눅게구는 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습니다. 몰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일부러 그렇게 한다 싶을 만큼 말이지요. 엿날 서울 갈 일이 있었지만 이 몸으로 나섰다가 아주 쓰러지겠다 싶어서 마음을 접고 쉬었습니다. 꼭 가고 싶었던 갈모임인데 많이 아쉬웠습니다. 먹을 것을 챙겨 먹고 따뜻하게 해서 잠을 푹 자고 나니 몸은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가끔 기침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소꿉동무 [뜻] 어릴 때 소꿉놀이를 하며 같이 놀던 동무[보기 월]요즘은 소꿉놀이를 하지 않으니 '소꿉동무'도 없을지 모릅니다. 이레마다 낫날 아침에는 제가 맡고 있는 배해 아이들이 활개마당을 도는 날입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고 해서 나가기가 싫겠다는 생각을 하며 갔는데 거의 다 나가고 없어서 기특하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다 돌고도 남을 만큼 때새가 지나도 아이들이 안 들어와서 밖을 보니 마당 한 쪽에 모여서 있었습니다. 뭐 하나 싶어 물어 보니 거기서 손말틀로 놀이(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단단히 옭아 매고 있는 그 손말틀 놀이가 아주 큰 풀거리입니다. 배곳과 집에서 함께 나서서 풀어야 하는데 말이지요. 여러 가지로 안 좋다는 것을 이제 알만큼 알지만 그곳에서 스스로 헤어나오기가 어려우니 둘레 어른들이 도움을 줘야 하는데 걸리는 게 많습니다. 집집마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요즘 아이들이 노는 것을 보면 제가 어릴 때와 참 많이 다릅니다. 저는 놀잇감을 만들어서 어울려 놀았는데 요즘은 서로 어울려 놀지 않고 혼자서 또는 모여서 손말틀을 들여다 보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진구덥 [뜻] 자질구레하고 지저분한 뒷바라지(뒤치다꺼리)하는 일[보기월] 저마다 하는 일이진구덥이라고 여기면 하고 싶은 게 없을 것입니다. 배곳 안이나 밖이나 일을 하다보면 참 빨리 하루가 간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일을 하다보면 마음 먹었던 대로 일을 다 못할 때가 많습니다. 말을 하는 것도 어렵지만 남이 하는 말을 귀기울여 듣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말을 잘하는 것보다 잘 듣는게 어렵다고 할 것입니다. 잘하는 아이들 더 잘하고 싶은 아이들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하지만 참기는 어려웠습니다. 앞으로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실 수 있는 길을 찾는데 힘과 슬기를 모아야겠습니다. 새로운 모임, 새로운 일을 함께하러 나서기가 어렵다는 것을 잘 압니다. 하지만 둘레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면서 나름대로 결정을 내렸을 거라 믿습니다. 저마다 하는 일이진구덥이라고 여기면 하고 싶은 게 없을 것입니다. 앞을 내다보는 마음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누리를 생각해 보고 오늘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말은 다음과 같은 보기가 있습니다.-전씨 집진구덥만 치고 살아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어름거리다 [뜻 ] 2)일을 열심히 하지 않고 눈을 속여 넘기다=어름대다[보기월] 무엇보다 배움을어름거리는것을 보면 더 안타깝습니다. 겨우 하루를 안 봤는데 어찌나 흐트러져 있는지 깜짝 놀랐습니다. 집안에 어른이 있고 없고에 따라 크게 다르 듯이 배곳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뭐라고 하는 사람없이 제 마음대로 하다가 갈무리도 하지 않고 갔다는 걸 안 봐도 훤히 알 수 있었습니다. 있을 때는 없는 듯이 하고 없을 때는 있는 듯이 하도록 가르치라고 했는데 참 어렵습니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누군가 내뱉은 한 마디에 두 세 마디가 절로 따라 나오고 그렇게 하는 것에 부끄러움이나 미안함도 느끼지 못할 만큼 깊고 큰 일인데 말로 타이르는 것 말고는 그것을 막을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배움을어름거리는것을 보면 더 안타깝습니다. 배곳 안에서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돈을 주고 다니는 배곳 밖에서도 그러니 어떻겠습니까? 보내는 쪽도 받는 쪽도 다 알만큼 알 텐데 말입니다. 때끝꼲기(기말평가)가 어제 오늘 이어지고 있는데 뿌린대로 거둔다는 것을 똑똑히 알고 하루하루 알차게 지내도록 북돋워 주어야겠습니다. 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셍기다 [뜻] 1)이 말 저 말 자꾸 잇달아 주워대다[보기월] 하지만 말을셍기는것보다 제 참마음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날마다 가던 길을 가지 않고 다른 길로 가는 게 왜 그렇게 낯설던지요. 제가 없는 그곳은 아무렇지 않은 듯이 잘도 돌아갈 텐데 말이지요.^^ 그렇게 배곳이 아니라 창원으로 바쁘게 수레를 몰았습니다. 저를 불러 준 곳이고 어제 하루만큼은 제가 있어야 할 곳이었기 때문이지요. 함께 이야기를 나눌 분들을 뵙고 인사를 하며 얼굴을 익혔습니다. 아는 분을 만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새로운 분들을 만나 뵐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게다가 거의 열 해만에 만난 분이 아들 이름까지 잊지 않고 있어서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길게 오래 이야기를 한다고 좋은 건 아니지만 짧은 동안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긴 했습니다. 하지만 말을 셍기는 것보다 제 참마음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쓰였지요.제가 마음을 쓰는 것이나 제가 드린 말씀과 달리 들어 주시는 분들께서 참 좋게 들어주셨습니다. 그렇게 많은 분들께 토박이말을 바탕으로 한 갈배움 이야기를 할 수 있어 고마웠습니다. 무엇보다 처음으로 경남교육청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직신거리다 [뜻] 1)짓궂은 말이나 짓으로 자꾸 귀찮게 굴다=직신대다[보기월] 제가 없는 동안 서로직신거리지말고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닷날 일이 많아서 일을 하며 밤을 새고 서울 올라가면서 잠을 자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런 마음과 달리 저녁을 먹고 일은 손도 대지 못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마음을 다잡지 못한 탓도 있지만 몸이 그만큼 지쳤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엿날 아침 눈을 뜨니 제가 타야 할 수레를 타러 가기도 빠뜻했습니다. 스승님과 나란히 앉아 가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수레를 모시는 분께서 조용히 가길 바라셔서 그럴 수가 없어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리 큰 소리로 말하지 않았는데 거슬렸던가 봅니다. 여러 가지로 뒤숭숭한 때라서 그런지 생각했던 거보다 모인 분들이 적었지만 많은 분들 앞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 '토박이말'을 바탕으로 한 갈배움이라는 것을 힘주어 말씀드렸습니다. 참고을 진주를 비롯한 경남에서 이루어진 일들을 널리 알리는 뜻 깊은 자리였습니다. 오늘은 경남교육청에서 마련한 경남 인성교육시행계획 공청회가 있는 날입니다. 계획 안에 들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어름 [뜻] 1)두 일몬(사물)의 끝이 맞닿은 자리[보기월] 집, 배곳, 마을 그리고 그어름에 배움과 가르침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사람은 자주 만나 이야기를 해야 되는데 그렇지 못하니 자꾸 서운한 마음도 들고 그게 쌓여 미움이 되기도 하고 그리움이 되기도 합니다. 아이들과 배움책을 가지고 그 안에 있는 것을 챙겨 가르치고 배우는 일도 잘해야 하지만 아이들과 터 놓고 이야기를 자주 하는 게 좋습니다. 그러면서 서로의 마음이나 생각을 알 수 있으니 말입니다. 같이 일을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들 안친 일이 바빠서 얼굴 보기도 쉽지 않은 날이 많고 오래 이야기를 나누는 날은 적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고 있다가 여러 날 지난 뒤에 알게 되는 때도 있고, 알아도 말을 하지 않으니 아는 척 하기도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런 일을 타고난 것처럼 잘하는 사람을 보면 참 부럽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식구들과 자주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이 밖에서도 잘한다고 하니 어버이들이 먼저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리(세상)는 커다란 배곳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집, 배곳, 마을 그리고 그어름에 배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세뚜리 [뜻] 1)한 상에서 세 사람이 같이 밥이나 먹거리를 먹는 일[보기월] 네 식구가 살면서세뚜리를 하는 날이 잦습니다. 요즘 아침에 일어나기가 어렵습니다. 늦게 잠을 자서 그렇기도 하지만 추운 날씨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건 저만 그런 게 아니란 것은 아이들이 배곳에 오는 때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아침 책읽기 앞에 와서 책을 읽는 아이들이 눈에 띄게 줄었거든요.^^ 아이들이 구름을 타고 다니는 듯해서 마음이 쓰인다며 걱정을 하기도 했고 어제는 서로 지청구를 하지도 듣지도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이야기했었지요. 그런데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툼이 일어나는 바람에 기분이 언짢았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하지 말라는 것을 하는지 참으로 놀랍기도 했습니다. 오래 가지 않고 서로 풀쳤다고는 하지만 그럴 일이 없게 하면 더 좋겠습니다.^^ 있는 일에 새로운 일이 더해지니 일을 해도 주는 것 같지 않습니다. 한 가지 일을 해 놓고 간다고 남아서 하다보니 저녁 때가 지났더군요. 서둘러 가서 저녁을 챙겨 먹었습니다. 네 식구가 살면서세뚜리를 하는 날이 잦습니다. 저만 바쁜 게 아니니 말이지요. 앞으로 그럴 일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지청구 [뜻] 1)까닭 없이 남을 탓하고 못마땅하게 여기며 미워하는 짓[보기월] 서로가지청구를 듣지도 하지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침마다 문을 처음 열 때마다 얼마나 바깥 날씨가 차가운지를 살갗으로 느낍니다. 아직 얼음이 얼만큼 춥지는 않지만 밖에 있는 꽃동이들이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해마다 겨울이면 얼었다가 봄에 녹아 꽃을 피우는 게 마음이 쓰이는 게 있거든요. 올해는 안쪽으로 놓아 얼지 않게 해 줄 생각입니다. 집에 있는 풀꽃도 이렇게 마음이 쓰이는데 배곳에서 만나는 아이들에게 마음이 안 쓰인다면 그것도 거짓말일 것입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은 아이나 덜 먹은 아이나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여기저기서 안어울림소리가 나오는 걸 보면 말입니다. 서로 어르릉거리는 아이들을 보고 마음을 다잡았으면 하는 바람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됩니다. 서로가지청구를 듣지도 하지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사이좋게 지내야 할 아이들이 그런 걸 보면 많이 안타깝습니다. 제 앞에 일어나는 모든 일이 다 남 때문이라고 하는 말을 들으면 더 그렇습니다. 아이니까 그렇다는 걸 잘 알면서도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