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푼더분하다 [뜻] 3)사람 됨됨이가 넉넉하고 느긋하며 생각이 넓다[보기월] 제가 푼더분하지는 못 하지만 이제 끝이 보이는 만큼 마무리를 잘 해야겠습니다. 비가 그치고 나면 날씨가 많이 추워질 거라는 기별을 듣고 옷을 단단히 챙겨 입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만큼 그리 춥지는 않아 낮 한 때 땀을 좀 흘리기도 했습니다. 해가 환하게 나오지는 않아서 기분은 서늘했지만 안친 일을 하면서 잊을 수 있었습니다. 일을 한 가지 끝을 내리라 입다짐을 한 날이 다가와서 마음이 많이 쓰입니다. 하지만 마음 같이 되지 않아서 마음은 많이 바쁩니다. 여러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깜빡 잊기도 하고 제가 꼼꼼하게 챙기지 못 해서 그렇기도 합니다. 제가 푼더분하지는 못 하지만 이제 끝이 보이는 만큼 마무리를 잘 해야겠습니다. 바쁘게 여러 가지 일을 챙기고, 여기저기 오가다 보니 모임 때를 놓치기도 했습니다. 두 해 앞에 함께 일을 했던 분들과 만나는 날이었거든요. 토박이말 가르치기를 비롯한 해에 같이 지내던 분들이라 제게는 잊을 수 없는 분들이면서 참 고마운 분들이랍니다. 반갑기도 했고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았는데 늦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진둥걸음[뜻] 매우 바빠서 몹시 빠르게 걷는 걸음.[보기월] 아침부터 진둥걸음을 넘어 뛰다시피 다니느라 힘이 들었었나 봅니다.많지는 않지만 비가 내린 뒤 아직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어 사람들 기분이 그리 좋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구름은 걷히고 해가 나겠지만 날씨는 많이 추워질 거라는 기별입니다. 손이 시리고 발이 시린 그런 겨울다운 날이 이어지려나 봅니다.어제는 저녁 숟가락을 놓자마자 저도 모르게 잠이 들어버렸습니다.아침부터 진둥걸음을 넘어 뛰다시피 다니느라 힘이 들었었나 봅니다.아버지 고수련도 여느 때에는 하지 않던 일이지만, 토박이말바라기 법인 만드는 일에, 배곳 일까지 겹쳐서 일이 좀 많습니다. 일이 많아서 그렇다기보다는 잠이 모자라서 그렇다고 하는 것이 맞지 싶습니다. 아침에 아버지께 가는 일이 아니라면 일어나고 싶지 않을 만큼 더 자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어서 서둘러 채비를 하고 갔습니다. 얼굴빛은 좀 나아지셨는데 여전히 기운이 없다고 하시니 답답합니다. 덧낫집에서도 그 뿌리까닭을 찾을 수가 없어서 갑갑하다고 하니 더 그렇습니다. 활개마당 곳곳에 물이 고여 있습니다. 그
배달말지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안추르다[뜻]아픔이나 화를 꾹 참고 억눌러 가라앉히다.[보기월]사람이 안추르는 힘을 기르는 데도 마음을 써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하루 걸러 하루 덧낫집에 자다 보니 이제 몸도 거기에 맞춰 가나 봅니다. 몇 날은 몸이 많이 무거웠는데 이레끝에는 아버지 몸에 맞춰 잠을 자고 깨고 하면서 보내느라 힘이 든다는 생각은 안 했습니다. 얼른 기운을 차리시면 좋겠는데 제 마음과 같지는 않습니다. 엿날 창원에서 열리고 있는 경남교육박람회 토박이말 자리에 다녀왔습니다. 지난해에는 못 가서 많이 아쉬웠었거든요. 익힘감, 놀이, 만들기를 하는 데 푹 빠져 있는 아이들과 어른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토박이말을 골라 넣어 만든 부채와 애기등을 들고 환하게 웃는 아이들, 토박이말과 뜻을 보고 짝을 짓는 겨루기를 해서 장바구니를 받고 좋아하는 어른들 모두 보기 좋았습니다. 쉬는 날 그런 즐거움을 주려고 나와 계신 여러 선생님들이 많이 우러러 보였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놀이와 배움이 어울릴 수를 알려 주는 좋은 자리이자, 토박이말을 더 많은 분들께 알리는 참 뜻 깊은 자리를 만들어 주신 모든 분들께 고맙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살푸둥이[뜻] 몸에 살이 많이 적은 만큼(정도)[보기월] 남들은 저보고 살푸둥이가 좋다고 하는데 제가 생각할 때는 그렇지 않습니다.여느 사람들이 다들 잠이 들었을 때새에 잠을 못 이루고 있는 앓는이들 속에서 같이 잠을 설치면서 여느 날처럼 하루를 보내기가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 새삼 깨닫습니다. 잠자리에 들어 눈을 감았다가 일어나야 할 때 개운한 기분으로 일어나는 나날살이 말이지요.어제 아침도 못 드시겠다며 누워 앓으시는 걸 보고 와서 마음이 무거웠는데 낮밥부터는 조금씩 드시고, 저녁에는 앉아 계시기도 했다는 기별을 듣고 한결 마음이 놓였습니다. 왜 그리 아프신지 까닭을 못 찾아서 마음이 쓰이지만 기운을 차리시기만 하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봤을 때 앞에만 흰머리가 있었는데 흰머리가 많아지고얼굴이 많이 지쳐 보인다며 마음을 써 주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말이 그렇게 따뜻하게 들려 제 마음까지 따뜻해 졌답니다. 사람이 살이 빠질 때 얼굴살이 가장 먼저 빠지나 봅니다. 남들은 저보고 살푸둥이가 좋다고 하는데 제가 생각할 때는 그렇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뱃살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적게 먹으려고 마음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허줄하다[뜻] 차림새가 보잘것없고 변변하지 못하다(초라하다).[보기월] 허줄한 옷차림도 한 몫을 했겠지만 오랜 해달이 그렇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사람이 잘한다고 추기보다 못한다고 나무라기가 쉽습니다. 누구나 못한다는 말을 듣고 기분 좋을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어제 배움자리에서 좋은 말씀을 들으면서 한 생각입니다. 아이들이 몸소 겪으며 배울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는 말씀은 제 생각과 꼭 같았습니다. 다만 그렇게 하되 말을 가운데 두고 말을 살리는 것이 얼을 살리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으로 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엇이든 잘하는 것을 찾아 출 수 있도록 서로 마음을 쓰면 좋겠습니다.잠이 모자라 낮을 보내기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배우는 즐거움으로 잊을 수가 있었습니다. 배움자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눈꺼풀이 무겁게 느껴지고 기운이 빠지는 것 같았습니다. 집에 와서 할 일을 하고 일찍 쉬어야지 생각을 했는데 낮 동안 아버지께서 더 힘들어 하셨다는 기별을 받고 다시 덧낫집에 갔습니다.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다 어디선가 본 듯한 낯익은 분을 만났습니다. 옛날에 같이 일을 한 적이 있는 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잦추 [뜻] (어떤 일이나 움직임을)잇달아 잦거나 재게 하는 모양으로(상태로) [보기월]이렇게 되는 줄 알았으면 걸음을 좀 잦추 걸어서라도 일을 서둘러 마쳐야겠습니다. 한눈(대설)이라고 했지만 어제 낮에는 그리 추운 줄 모르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덥다는 아이들,춥다는 아이들이 서로 다투다 보니 따뜻한 바람을 켜라 꺼라 실랑이가 벌어지는 바람에 제가 가운데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세 해 앞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가 없는데 그걸 담아 두었더니 그랬었다고 찍그림과 함께 알려 주어 참 반갑고 새로웠습니다.세 해 앞 어제 제가 살았던 창원에는 한 손가락 길이만큼 눈이 왔었더라구요.쌓인 눈을 찍어 놓으니 얼마나 왔는지도 알고 좋았습니다.이렇게 되는 줄 알았으면 걸음을 좀 잦추 걸어서라도 일을 서둘러 마쳐야겠습니다.그냥 지나쳐 아무 흔적 없이 지나가는 제 하루를 찍그림으로 담아 두게 말입니다. 밤을 덧낫집에서 새고 오면 아무래도 몸이 많이 무겁습니다.오늘도 그렇습니다.여느 때보다 일찍 일어나 집에 올 무렵 머리가 시리고 코가 맹맹했는데 따뜻한 물을 좀 더 많이 먹어서 몸을 데워야겠습니다. 날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안쫑잡다[뜻] 1)사람이 생각을 마음 속에 품다.[보기월] 덧낫집으로 모시고 오면 되리라 안쫑잡고 온 제 생각과 많이 달라서 놀라기도 했습니다. 사람이 바쁘면 더 일이 몰린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지난 이레끝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이레 가운데는 꽉 짜인 일 때문에 다른 일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는데 이레끝은 이레끝대로 일이 이어졌습니다. 배움자리, 모임, 또 다른 생각거리에 아버지 고수련까지 마다할 수 없는 일들이었습니다.설거지, 빨래, 물 심부름에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아무것도 드시지 못 하셨기에 저도 저절로 따라 굶었습니다. 일이 이어지니까 배가 고픈 줄도 모르겠더라구요. 밤새 힘이 들었지만 그래도 아버지 마음을 움직이는 보람은 있어 덧낫집(병원)으로 모시고 왔습니다. 그냥 가볍게 고뿔에 몸살이 나신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다른 곳이 아파서 그랬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덧낫집으로 모시고 오면 되리라 안쫑잡고 온 제 생각과 많이 달라서 놀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디가 안 좋으신지를 똑똑히 알게 되어 마음이 놓였지요. 거기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참 아픈 사람들이 많습니다. 몸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살치다[뜻] 잘못 되었거나 못 쓰게 된 글이나 종이(문서)에 'X'모양의 줄을 그어 못 쓴다는 뜻을 나타내다.[보기월] 글이나 종이도 아니고 사람한테 살치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어제 아침 눈이 오고 있다는 기별을 들으며 집을 나섰습니다. 제가 사는 곳이 아니라 다른 고장에서 말이지요. 제가 사는 곳 가까이에도 눈이 오는 곳이 있을 거라고 했지만 낮에 살짝 날리기만 했지 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누리어울림마당에 올려주신 찍그림과 움직그림으로 눈구경은 실컷 할 수 있었습니다.뒷낮에는 눈 때문에 눈길에 미끄러져 목숨을 잃은 사람도 있고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은 이야기를 들으니 안 온 게 더 낫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안친 일을 하느라 쉴 겨를이 없다보니마치 저한테만 일이 있는 것처럼 느낄 때도 있습니다. 아이들까지 속도 모르고 설치는 바람에 마음은 바깥 날씨보다 더 추웠습니다. 글이나 종이도 아니고 사람한테 살치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저도 모르는 사이 사람한테도 살치며 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X'를 보고 '엑스'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마 뜻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뾰루지 [뜻] 뾰족하게 부어오른 작은 부스럼. =뾰두라지[보기월] 그렇지 않아도 바쁜데 눈썹 아래 난 뾰루지가 가려워 자꾸 손이 가고 마음이 쓰였습니다. 어제 아침에 배곳으로 갈 때 하늘은 잔뜩 찌푸리고 있었지만 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낮밥을 먹고 조금 있으니 비가 내렸습니다.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땅이 젖을 만큼 내렸지요. 수레를 옮겨 댈 일이 있어서 나와 슈룹을 챙겨 갔는데 쓸 일은 없었습니다. 쏟아진 일들을 하느라 공밀치기(배구)도 못 하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바쁜데 눈썹 밑에 난 뾰루지가 가려워 손이 자꾸 가고 마음이 쓰였습니다. 이래저래 몸에서 빠져 나가야 할 것들이 많이 쌓였나 봅니다. 일을 마치고 만난 토박이말바라기 갈침이 모임을 하러 갔습니다. 나날말 다듬기에 이어서 토박이말을 잘 살린 노래 둘을 듣고 노랫말을 되새겨 보았습니다. 노래이름이 토박이말로 된 것은 노랫말에도 토박이말이 잘 살아 있더라구요. 갈말 맛보기에서 만난 다섯 갈말 가운데 '근시'를 뜻하는 '바투눈'이 가장 와 닿는 말이었습니다.아이들이 알게 된 토박이말을 나날살이에서 바로바로 쓴다는 갈침이 자랑에 그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허전거리다[뜻] 다리에 힘이 아주 없어 쓰러질 듯이 걷다=허전대다[보기월] 허전거리 듯이 가고 있는 우리들 민낯을 똑똑히 보고 풀 수를 찾는 데 힘을 쓰면 좋겠습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흐린 하늘에 싸늘했던 아침과 달리 낮에는 봄처럼 포근했습니다. 두꺼운 윗도리가 거추장스러웠으니까요. 앞낮에는 아이들과 씨름을 하고 뒷낮에는 갈닦음(연수) 자리에 갔습니다. 지난해 같은 일을 하면서 여러 차례 풀어야 할 거라며 이야기를 했고, 같이 일을 했던 분들이 계셔서 좀 달라졌을 거란 바람을 갖고 갔었지요. 그런데 여전히 앞뒤, 손발이 맞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먼저 나와야 할 것이 나오지 않았고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 줄 거라고 했던 말이 부끄러울 만큼 달라진 것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왜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멀리 내다볼 수도 있어야 하지만 안친 풀거리가 무엇인지도 봐야하겠습니다. 허전거리듯이 가고 있는 우리 민낯을 똑똑히 보고 풀 수를 찾는 데 힘을 쓰면 좋겠습니다. 이끄는 사람이 그런 눈을 가지면 더 좋고 그렇지 못 하면 옆에 있는 사람이 그럴 수 있어야 하는데 아쉽기만 합니다.'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