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기자] 조선시대 궁궐 안의 음식 만드는 일을 맡아 하는 곳은 사옹원(司饔院)이었습니다. 사옹원에는 소속 요리사를 관리 감독하는 행정관원들이 있었고, 그 아래에 요즘으로 치면 주방장인 숙수나 반감이 있었으며, 각 영역의 전문가들 곧 각색장(各色掌)들이 있었습니다.
▲ 수라간의 전문가들, 쌀 고르는 미모(米母)와 물 끓이는 탕수탁반(湯水托飯) /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그 가운데 임금의 수라를 담당하던 대전수라간의 각색장들을 살펴보면 고기 요리를 담당한 별사옹(別司饔)이 14명, 물 긷는 수공(水工)이 6명, 물 끓이는 탕수탁반(湯水托飯)은 4명, 찜 요리를 하는 탕수증색(湯水蒸色)은 10명, 채소요리 전문 채증색(菜蒸色)은 6명이었지요. 또 굽는 요리의 적색(炙色)이 6명, 밥 짓는 반공(飯工)이 10명, 술을 담그는 주색(酒色) 6명, 쌀을 고르는 미모(米母)가 6명, 떡을 빚는 병공(餠工)이 2명, 두부 전문가 포장(泡匠)을 4명 두었습니다.
그밖에 음식전문가는 아니지만 상차림만 전문으로 했던 상배색(床排色)은 8명, 음식을 보관하는 장자색(藏子色)은 6명, 은그릇은 물론 각 곳간의 주방 기구를 관리ㆍ보관하는 성상(城上) 10여 명이 있었으며, 특히 제례나 잔치상에 음식을 높이 괴는 일을 전문으로 했던 앙련(仰聯)도 한 행사에 20여명이나 두었지요. 이 가운데 미모(米母)와 병모(餠母)만 여성이었고, 대부분 남성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이처럼 조선의 궁궐 음식을 책임지던 수라간은 세밀히 분업화되고 전문화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 수라간은 소주방에서 만든 음식을 법식에 따라 올리는 곳이며, 소주방은 실제 음식을 만드는 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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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복원된 경복궁안의 소주방(문화재청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