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기자] 우리의 전통 민속놀이 가운데 조선시대 가장 인기가 좋았다는 쌍륙놀이를 아십니까? 쌍륙(雙六)은 겨울철 특히 설날 무렵에 많이 놀았던 주사위 놀이로 악삭·쌍륙(雙陸)·상륙(象陸, 이두식 표기)·상육이라고도 하였습니다. 쌍륙판(雙六板, 말판)과 서른 개의 말[馬] 그리고 두 개의 주사위를 가지고 승부를 겨루는 놀이인 쌍륙은 주사위 두 개를 던져 나오는 숫자대로 말을 가는 놀이지요.
혜원 신윤복(1758~?)의 “혜원풍속도첩”에도 “쌍륙삼매(雙六三昧)” 곧 “쌍륙놀이에 빠지다”란 그림이 있습니다. 그림의 오른쪽 남자는 배자만 입고 탕건을 벗어 왼편에 놓아두고 있어 놀이에 푹 빠졌음을 보여주지요. 그리고 이 남자의 놀이 상대인 기생으로 보이는 여성 쪽에 말 두개가 판 밖으로 나와 있는 걸 보면 놀이는 이제 막 시작되었나봅니다. 그러나 오른쪽에 써놓은 시를 보면 “기러기 나는 울음소리 역력한데, 인적은 고요하고 물시계 소리만 아득하다.”라고 하여 이들이 상륙 삼매경에 푹 빠졌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 신윤복의 <혜원풍속도첩>에 나오는 "쌍륙놀이에 빠지다"
신윤복의 그림뿐만 아니라 고려시대 이규보(1168-1241)의 문집인 《동국이상국집》과 김시습(1435-1493)의 문집인 《매월당집》에도 “쌍륙”이란 제목의 한시가 있으며, 조선 중기의 문인 심수경(1516-1599)의 수필집 《견한잡록(遣閑雜錄)》에도 쌍륙에 대한 말이 나오는 것을 보면 쌍륙은 오랫동안 우리 겨레가 즐겼던 놀이임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