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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주몽의 물고기 다리와 정조의 주교(舟橋)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083]

[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우리나라에서 다리에 대한 이야기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주몽이 부여를 탈출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지금의 압록강 북동쪽 엄호수에 주몽일행이 이르렀는데 다리가 없었지요. 주몽이 물을 향해 “나는 천제의 아들이요 하백의 외손자다. 오늘 도망하다가 뒤쫓는 자들에게 잡히게 되었으니 어쩌면 좋겠는가?”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물고기와 자라들이 떠올라 다리를 이루었는데 주몽 일행이 건너자 물고기와 자라는 곧 흩어졌다고 합니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조선시대에 필요에 따라 만들어졌던 한강의 배다리가 있었습니다. 물고기와 자라는 아니지만 대신 배를 임시로 엮어 강을 건널 수 있게 만든 부교(浮橋)인 이 배다리는 고려 때도 임진강에 설치한 적이 있었고, 연산군도 한강 남쪽 청계산에서 사냥을 즐기려고 민간의 배 800척을 동원해 놓은 적도 있었지요. 그러나 가장 유명한 배다리는 정조 때 만들어진 것입니다. 효심이 지극했던 정조는 아버지의 화성에 있던 능에 참배하기 위해 1790년(정조 14)에 주교(舟橋)를 가설했습니다.

 

   
▲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 주교도(舟橋圖)

이 배다리의 운영과 관리는 주교사(舟橋司)가 맡았는데 배다리의 운영방안을 정한 책인 《주교지남》을 정조가 직접 펴냈습니다. 이 《주교지남》과 《주교사절목》 등의 기록에는 각종 배 290척과 홍살문 3개를 설치하도록 했는데 홍살문은 주교의 남북과 가운데에 설치되었고, 배를 엮을 때 큰 배는 강 가운데 작은 배는 강변에 놓아 가운데가 높게 했지요. 이 주교의 모습은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 주교도(舟橋圖) 그림에 자세히 표현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