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탑은 불교 문화재 가운데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원래 탑이란 말은 무덤을 가리키는 말인 산스크리트어 ‘스투파(stupa, 한자어 탑파-塔婆)’에서 유래하였는데 본격적인 탑은 부처의 사리를 봉안하는 것에서 시작했다고 하지요. 아시아 세 나라의 탑은 각각 특징이 있으며, 중국은 벽돌로 만든 전탑(塼塔)이, 우리나라는 화강암으로 만든 석탑(石塔)이, 일본은 나무로 만든 목탑(木塔)이 발달하였습니다.
그 탑들 가운데 충남 청양군 정산면 서정리에 가면 높이 6m의 보물 제18호 청양서정리구층석탑(靑陽西亭里九層石塔)도 있지요. 석탑은 2층의 받침돌 위에 9층의 몸돌과 지붕돌을 올린 일반형 석탑입니다. 이 석탑은 전형적인 신라 석탑의 양식을 따른 것으로, 상하의 비례가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다만 몸돌에 비해 지붕돌이 평범하고 가볍다는 느낌을 주며, 9층이라는 비교적 높은 층수 때문에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느낌도 없지 않은데 각 세부의 양식이나 수법, 받침돌 안상의 모습으로 보아, 탑을 세운 때는 고려 초기일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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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물 제18호 청양서정리구층석탑 |
고려 초기에 건립된 거대한 석탑 가운데, 9층은 참 드뭅니다. 역사 기록에는 경주 황룡사의 구층목탑이 있었지만 불타버려 지금은 볼 수 없고, 오대산 월정사의 팔각구층석탑과 북한 묘향산 보현사의 것 따위가 알려져 있습니다. 익산의 미륵사터 탑도 본래 9층이었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지금 남아 있는 것은 6층뿐이지요. 공주 방면에서 36번 국도를 따라 정산으로 가다가 정산사거리 약 50m 정도 못미친 곳에 왼쪽에 경찰정산지구대가 있고 오른쪽 논 가운데에 구층석탑이 우뚝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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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양서정리구층석탑" 들머리 연못엔 400년이 된 "청양백련"이 피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