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별감 : 자네는 어느 장에 무슨 장산가?
생선장사 : 나는 마포장에 생선장수올시다. 뼈 없는 문어, 등 굽은 새우, 흉물흉측한 오징어란 놈은 눈깔을 빼서 꽁무니에 차고, 생선가게 망신은 꼴뚜기라, 키 큰 갈치, 썩어도 준치, 맛 좋은 꽁치, 뼈대 있는 집안 멸치라.
별감 : 자네는 어디서 왔는가?
엿장수 : 저 화개장터에서 온 엿장수요. 찢어진 시계나 채권 삽니다. 머리카락 빠진 것, 고무신짝 떨어진 것, 놋대야 깨진 것, 신랑신부 뽀뽀하다 금이빨 빠진 것, 자!~ 고물 삽니다. 고물.~~
▲ "장대장타령" 공연중인 노학순 명창
▲ "장대장타령" 공연중인 백영춘 서울시문화재 보유자와 노학순 명창(왼쪽)
위는 재담소리 <장대장타령>에 나오는 한 대목입니다. “재담(才談)소리”란 재치 있는 문답을 주고받아 흥미를 이끌어내는 이야기를 하면서 소리도 하는 국악의 한 장르를 말합니다. 재담소리 가운데는 <장대장타령>이 가장 많이 알려졌는데 장지영(張志暎) 장군과 무당 출신 첩(妾) 사이의 이야기를 사설과 창으로 엮어 익살스럽고 재미나게 꾸민 내용의 하나의 소리극입니다.
조선 말기 모흥갑이란 소리꾼이 재담소리를 하면 십리 밖까지 들렸다는 일화가 있으며, 재담의 대가 박춘재(朴春載)가 <장대장타령>으로 이름을 떨쳤는데 원각사(圓覺社)를 비롯한 극장공연을 많이 하였다고 하지요. 이후 백영춘 명창이 서울시문화재 제38호 “장대장타령” 예능보유자로 지정되었으며, 노학순ㆍ최영숙 전수조교가 전승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 청중들에게 거친 해학을 통한 웃음으로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는 ‘장대장타령“이 다시 명성을 되찾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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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덕궁 소극장의 장대장타령 공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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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덕궁 소극장의 장대장타령 공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