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는 우리 겨레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시안 남쪽 종남산(終南山)의 자오곡(子午谷)에 있는 김가기의 마애석각입니다. 기록과 전설에 따르면, 김가기(金可紀)는 8세기 말 당나라에 유학을 와 과거에 급제하고, 학식과 문장으로 이름을 떨쳤다고 합니다. 그는 잠시 신라에 다녀 온 뒤 도술을 닦았고, 종남산 자오곡에 터를 잡았습니다. 이곳에서 화초를 키우며, 은둔생활을 하다가, 859년 옥상황제의 부름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 김가기는 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중국인들한테서 도를 성취한 신선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또 싼시성 선유사라는 절에는 혜초스님이 황제의 요청에 의해 기우제를 드린 곳이 있습니다. 임시정부가 간 길을 따라가는 것이 배경인 소설 <국새>를 쓴 이봉원씨는 중국에 여행을 가면 중국의 유적지만이 아닌 우리 겨레의 자랑스러운 흔적을 찾아보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