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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한국 첫 여자 비행사 ‘날개옷을 찾아’ 떠나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099]

[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권기옥은 근대문명의 꽃인 비행사가 되어 빼앗긴 나라를 되찾으려는 독립운동을 했던 신여성이었다. 그의 생애는 ‘식민지-근대-여성’ 이라는 문제가 어떻게 관련 맺고 구체적인 모습으로 펼쳐지는지를 잘 드러내주고 있다. 권기옥은 인맥과 활동 반경, 실천 양태에서 여성독립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젖혔다.(중간 줄임) 그의 발자취는 한반도가 대륙적인 지평을 가졌던 한 시대를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 식민지 시대를 살았지만 그는 세계인이었다.”



한국 최초의 여성비행사 권기옥을 다룬 “날개옷을 찾아서”를 쓴 정해주 작가는 작가 후기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지금도 비행사가 되기 쉽지 않은데 1917년 열일곱의 나이로 권기옥은 미국인 아트스미스의 곡예비행을 보고 비행사가 되기로 다짐합니다. 그리고 스물셋의 나이에 여학생을 받아 주지 않는 중국의 항공학교 입학허가서를 받아 쥐고는 남자들과 똑 같은 고된 훈련 끝에 조종사 자격을 손에 거머쥐게 되지요. 그는 1961년 ‘여원’ 잡지와의 대담에서 ‘비행사가 되어 왜놈을 쳐부수고 싶었다.’라는 고백을 합니다.

권기옥 지사는 1925년 비행학교 졸업 뒤에 임시정부 소개로 중국의 풍옥상(馮玉祥) 휘하 공군에서 한국 최초의 여류비행사로서 복무한 이래 1937년 중·일전쟁이 일어나자 중경(重慶)에 있는 국민정부 육군참모학교의 교관으로 임명되어 후진 양성을 하는 등 눈부신 활약을 하게 됩니다. 광복 후에는 고국으로 돌아와 공군 창설에 이바지하였고 16년간이나 《한국연감》을 만들어 우리의 역사를 기록하는 일에 정진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자신은 검정 한복 한 벌로 지내면서도 근검절약해서 모은 돈으로 장학기금을 만들어 후학들을 뒷바라지하기도 했지요. 1988년 여든여덟의 나이로 권기옥 지사님은 ‘날개옷을 찾아’ 우리 곁을 떠났지만 여성의 몸으로 조국 광복을 위해 헌신한 아름다운 삶을 살다 가신 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