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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달빛에 은은한 "백자청화산수무늬 항아리"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100]

[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대호군 윤중부(尹重富)가 백자(白磁)에 푸른 꽃무늬가 있는 큰 술잔 한 벌을 바치니, 쌀·콩 20석을 내렸다(세종실록 44권, 1429)” 라든가 “임금이 왕세자와 백관을 거느리고 태평관에 거둥하여 하마연(下馬宴)을 베푸니, 사신이 백자 청화 대접(白磁靑化大) 4벌을 바쳤다 (세종 46권, 1429)”와 같이 조선왕조실록에는 임금이 연회를 베풀 때 술잔이나 대접과 같은 백자 그릇을 바쳤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특히 백자에 푸른 꽃무늬의 큰 술잔이란 청화백자를 말하는 것으로 조선시대 궁궐에서 청화백자를 귀하게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청화백자 가운데 ‘청화백자산수무늬 항아리(靑畵白磁山水文壺)가 있는데 흰 바탕에 푸른색으로 그린 그림이 한 폭의 동양화를 느끼게 하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조선 왕실 자기를 굽던 관요에서 만들어진 백자 항아리로 몸체 양쪽 면에 능화모양의 창을 만들고 산수화를 그려 넣은 것이 특징으로 꼽힙니다.

   
▲ "청화백자산수무늬 항아리(靑畵白磁山水文壺)", 국립중앙박물관


가을 밤 절벽 위에 인물과 멀리 동정호(洞庭湖)에 떠오른 둥근 달을 그렸는데, 이러한 소상팔경이 능화모양 창 안에 한 폭의 산수화로서 그려지기 시작한 것은 조선 후기에 들어서이며, 특히 관요에서 만들어진 백자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그윽하여 바라보기만 해도 운치가 느껴지는 청화백자 항아리는 높이가 37.5cm로 소장자 박병래(朴秉來)선생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