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의성 사촌마을 가로숲은 고려말 안동 김씨 입향조(入鄕祖)인 김자첨이 안동으로부터 이곳 사촌으로 이사를 와서 마을 서쪽의 평지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기 위해 만든 방풍림입니다. 사촌마을에서는 이 숲을 서림(西林)이라고도 부르는데 당시에 서쪽이 허하면 큰 인재가 나지 않는다는 풍수설이 있어 그를 비보(裨補, 도와서 모자라는 것을 채움)하려는 뜻도 있다고 하지요. 비보 덕인지 사촌 가로숲에는 조선 선조(재위 1576∼1608)대에 영의정을 지낸 서애 유성룡이 출생하였다는 전설이 전해 옵니다.
▲ 마을을 지켜주는 의성 사촌마을 "가로숲"
사촌 가로숲은 전체 넓이 43,519㎡(약 11,817평)인데 이 지역은 천연기념물 제405호로 지정되어 보호 받고 있습니다. 현재 이 숲에는 나이가 300∼600년 정도 되는 상수리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등 10여 종 500여 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으며 왜가리를 비롯하여 소쩍새, 황조롱이 등 20여 종의 새들이 살고 있지요. 재미있는 것은 땅이름 등을 지을 때 보통 한자말을 쓰는데 견주어 이곳의 “가로숲”이란 이름은 길거리를 말하는 한자말 “가로(街路)”가 아니라 가로세로의 바로 그 “가로”로 토박이말이라는 점입니다.
경북 의성군 점곡면 사촌마을은 조선 말기만 해도 온 마을이 기와집이라 ‘영남의 와해(瓦海, 기와의 바다)라 불렸는데 병신의병 직후 일제가 이 마을 거의 모든 기와집을 불태우면서 그 이름이 무색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거기다 한국전쟁 때 인민군이 후퇴하면서 이 지역에서 미국 군인을 몇 명 죽인 것이 화근이 되어 미군은 인민군을 찾는다며 화염방사기로 마을을 불태워 초토화가 됩니다. 그러나 지금은 안동김씨 도평의공파 종택을 비롯하여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234호 영귀정 등 많은 문화재급 건물들이 복원 되어 있으며, 가난구휼과 의병활동에 앞장섰던 김사원 선생의 집 만취당(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825호) 같은 볼거리가 많은 곳입니다.
![]() |
||
▲ 가난 구휼과 의병활동에 앞장 섰던 만취당 김사원 종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