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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오늘은 추분, 중용과 겸손을 생각하는 날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119]

[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고 서서히 음의 기운이 커진다는 24절기 열여섯째 추분(秋分)입니다.《철종실록》 10년(1859) 9월 6일 기록에 보면 “추분 뒤에 자정(子正) 3각(三刻)에 파루(罷漏, 통행금지를 해제하기 위하여 종각의 종을 서른 세 번 치던 일)하게 되면, 이르지도 늦지도 않아서 딱 중간에 해당하여 중도(中道)에 맞게 될 것 같다.”라는 내용이 보입니다. 이 기록처럼 우리 겨레는 추분날 종 치는 일조차 중도의 균형감각을 생각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그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는 중용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지요.

추분 때가 되면 들판의 익어가는 수수와 조, 벼들은 뜨거운 햇볕, 천둥과 큰비의 나날을 견뎌 저마다 겸손의 고개를 숙입니다. 내공을 쌓은 사람이 머리가 무거워져 고개를 숙이는 것과 벼가 수많은 비바람의 세월을 견뎌 머리가 수그러드는 것은 같은 이치가 아닐까요?

 

   
▲ 추분엔 누렇게 익어가는 들녘에서 겸손을 생각한다.(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태종실록》 11년(1411) 1월 11일 기록에는 “《천문지(天文志)》를 살펴보면, 노인성은 항상 추분(秋分)날 아침에 병방(丙方)에서 나타나, 춘분(春分)날 저녁에 정방(丁方)에서 사라지는데, 노인성이 나타나면 나라가 잘 다스려지고, 임금이 수창(壽昌, 오래 살고 자손이 번성함)하는 까닭에, 추분날 남쪽 교외에 나가 제사를 지낸다고 하였습니다.”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추분날 임금과 노인들의 장수를 빌기 위해 노인성에 제사를 지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