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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보] 임금이 직접 밭을 갈았던 선농단

 

   
 선농단 전경 동서남북에 홍살문이 있다. 서쪽에서 동쪽을 보고 찍은사진

   
 선농단의 600년이 넘은 향나무. 제단이나 사당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향나무를 심었다.

   
 선농단 전경. 주변에는 주택과 건물들이 가득하게 변했다.

   
 선농단 상세사진

   
 북쪽 홍살문에서 본 선농단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동양에서는 생명의 근원인 농업을 귀하게 여겨, 각종 곡물에 대한 농사법을 하늘에서 받아 이를 처음 시행하고 백성들에게 가르쳤다는 신농씨와 후직씨를 농업의 신으로 여겼다. 그런 전통은 왕조가 바뀌어도 왕조의 도읍에 따라 그 위치만 달라졌을 뿐 어느 왕조나 신성하게 거행되었다. 그런 연유로 조선이 들어선 뒤 태조는 한양성 밖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을 정하여 제단을 쌓고 주변에는 신성구역임을 나타내는 홍살문을 세웠다. 조선초기에 세워진 이곳의 선농단은 제기동 전철역에서 5분 거리에 있다.

선농단은 정방형의 흙을 쌓고 주변에 화강석으로 경계를 지어 단을 쌓은 제단으로,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에 대한 신성성을 부여한 성역이다. 이를 모든 백성이 알수 있도록 그 행사를 임금이 직접 참가하였다. 선농제의 시작은 임금이 직접 와서 농사의 신인 신농씨와 후직씨에게 제사를 지내고, 곧바로 선농단의 앞에 있는 논밭에 임금이 직접 처음 밭을 갈고, 이를 이어서 왕조의 위계질서대로 세자, 대신, 백성들이 이어서 밭을 갈고, 임금은 관경대에 올라서 이들이 밭을 갈고 씨뿌리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제사행사가 끝나고 나면 큰 가마솥을 걸어서 설렁탕을 끓여서 참석한 사람들이 모두 즐겁게 먹었다. 일설에 따르면 그런 선농제에서 비롯된 음식이 선농탕이었는데, 그 이름이 변하여 설렁탕이 되었다고도 한다.

이런 행사는 일제강점기가 들어서기 직전인 1908년 없어지게 되었는데. 기록상으로는 선농제와 선잠제(비단옷을 만드는 누에의신에세 드리는 제사)를 폐하고 사직단으로 옮겨모신다고 되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사직단에는 그런 기록이 없어 선농제와 선잠제가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선농단에 오르면 주변은 온통 주택과 고층건물로 포위된 듯하고, 그 안쪽에는 600년이 넘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향나무가 외롭게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600년이 넘은 향나무는 그 사실을 알고 있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말을 하지 않으니 궁금하기 그지 없다. 선농단의 향나무는 선농제를 지낼때 그 가지를 잘라서 향을 사르기 위하여 심은 나무였다.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 

   
 
문화재수리기술자로 한국인의 삶을 담아온 전통건축의 소중한 가치를 찾아 기록하고 보존하는 일을 하고 있다. 북촌한옥마을 가옥 보수설계, 혜화동주민센타 개보수설계, 파주 화석정, 파산서원 등과 영주 소수서원의 정밀실측설계, 불국사 일주문, 안동하회마을, 제주성읍마을, 영주 무섬마을 등 문화재보수설계 일을 맡아했다. 포천시민의 종 종각설계, 용마산 고구려정, 도피안사 대웅전, 봉선사 종각 등을 설계하였다. 현재 한국불교사진협회 회원, 문화유산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