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활 지어 송지(松枝)에 걸고 / 옷은 벗어 남게 걸고
석침(石枕) 베고 누었으니 / 송풍은 거문고요 /두견성은 노래로다
아마도 이 산중에 / 사무한신(事無閑身)은 나뿐인가”
위 노래는 황해도지방의 대표적인 민요 <산염불(山念佛)> 일부입니다. 산속에서 활과 옷을 벗어던지고 돌베개에 누웠으니 솔바람 소리가 거문고 소리로 들립니다. 이렇게 자연과 하나 되어 아무 일 없이 한가함을 누리니 이보다 더한 즐거움은 없을 듯 하지요.
▲ 옷을 벗어던지고 돌베개에 누웠으니 솔바람 소리가 거문고 소리로 들리누나, <산염불>,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산염불>은 <잦은염불>과 짝을 이룰 때는 <긴염불>이라 부르는데 곡이름 속에 ‘염불’이라는 말이 있고, ‘∼아미타불이로다’로 끝나는 후렴구 때문에 얼핏 불가(佛家)의 음악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설이나 음악적 특징은 불교음악과 크게 관련이 없습니다. 이에 견주어 <잦은염불>의 사설에서는 불교적인 느낌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산염불>은 이렇게 점잖고 문학적인 느낌을 주지만, 또 다른 황해도 지방의 대표적인 민요 <사설난봉가>는 “앞집 큰애기 시집을 가는데 / 뒷집의 총각은 목매러 간다 / 죽는 건 아깝지 않으나 / 새끼 서 발이 또 난봉나누나”라 하여 해학적인 느낌이 물씬 납니다. 서도민요는 이렇게 사설의 뜻을 생각하고 견줘가면서 들으면 참으로 좋은 노래인데 서도소리 전수조교 유지숙 명창의 소리가 구성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