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뜻하지 않은 지진으로 지금 큐슈지방의 구마모토는 불안의 연속이다. 그걸 반영하듯 뉴스에선 시시각각으로 작은 여진이라도 보도하느라 바쁘다. 하루빨리 여진이 멈춰 불안에 떠는 주민들이 지진복구에 힘쓰길 빌어본다.
구마모토(熊本)라고 하면 일본의 3대성으로 꼽히는 구마모토성(熊本城)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이밖에 나고야성(名古屋城), 오사카성(大阪城)을 합쳐 3대성이라고 할 만큼 구마모토는 성곽도시다. 성곽도시는 성주들이 각각 있게 마련이다. 각 성주들은 성곽 안에서 만큼은 왕과 같은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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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구마모토성(熊本城) |
일본은 가마쿠라 막부시대부터 왕권이 아니라 장수들이 각 성을 중심으로 권력을 서로 쥐고자 다툼이 끊이질 않았다. 조선이 중앙집권체제였다면 일본은 일찍부터 지방분권제가 발달한 셈이다. 성주들은 서로의 성을 지키고자 전쟁을 일삼았으며 빼앗았는가 하면 빼앗기는 일이 반복되기를 무신정권 내내 근 700여 년간 크고 작은 전쟁 속에 살아야 했다.
풍신수길의 오사카성이 철통같이 방어 된 것 같아도 결국은 덕천가강에게 권력을 빼앗기고 에도성에 그 명성을 넘겨주지 않았는가 말이다. 명치정부 이후 근대국가의 출범으로 이제 각 지방의 권력의 상징이던 성(城)은 관광코스의 하나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시계바늘을 좀 더 돌리면 일반인들의 성곽 구경을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그런 점에서는 한국의 경복궁도 관광코스로 개방하여 맘대로 드나드는 면에서는 같다고 해야 할 것이다.
구마모토성(熊本城)의 구마모토(熊本)는 원래 외본(隈本)이라는 한자를 썼다. 그러나 가등청정(加藤淸正)이 외(隈)자가 기분이 나쁘다고 바꿨다는 설이 있다. 외(隈)자는 ‘畏れる’와 뜻이 같아 ①무서워하다 ②염려하다 ③경외하다 ④두려워하다 ⑤우려하다는 뜻을 갖고 있다. 말하자면 장수가 기거하는 성이름을 구마모토성(隈本城)이라고 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뜻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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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큐슈의 구마모토(오렌지색 부분)에 난 큰 지진으로 일본 기상청은 시시각각 지진정보를 내보내고 있다. ( 원 안의 숫자는 진도 표시 ) |
그나저나 좋은 뜻으로 한자를 바꾼 구마모토성(熊本城)에도 지진의 마수가 뻗쳐 성곽 담이 허물어졌다니 이만저만한 피해가 아닌 듯하다. 이번 구마모토 지역의 지진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어서 하루 속히 복구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