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8 (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다북쑥을 캐네 / 다북쑥을 캐네 / 다북쑥이 아니라 새발쑥이네 / 양떼처럼 떼를 지어 저 산등성이를 넘어가네 / 푸른 치마 붉은 머리 허리 굽혀 쑥을 캐네 / 다북쑥을 캐어 무얼 하나 눈물만 쏟아지네.” 다산 정약용이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쑥을 캐어 죽을 쑤어 먹는 백성들을 보고 쓴 “다북쑥”이란 시입니다. 죽도 곡식과 함께 쑤어야 죽다운 맛이 나는데 쑥만으로 죽을 쑤었으니 그거야 마지못해서 허기만 때우는 정도였을 뿐입니다. 그러나 쑥이나 나물을 먹으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해주 인민들이 흙을 파서 먹는 자가 무릇 30명이나 되었으며, 장연현에서는 두 사람이 흙을 파서 먹다가 흙이 무너져 깔려 죽었다.” 위는 《세종실록》 26년(1444) 4월 26일 기록입니다. 얼마나 먹거리가 없으면 흙을 먹었을까요? 조선시대 대부분 가난한 백성은 이렇게 가뭄과 큰비로 흉년이 들면 먹을 것이 없어 흙까지 먹을 정도였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이런 백성의 굶주림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합니다. 가장이 먹고살 것이 없자 자살하거나 식구를 버리고 도망간 것은 물론 자식을 팔아 끼니를 이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또 먹거리 대신 목화씨를 먹고 죽었다는 기록도 있으며, 심지어 사람을 죽여서 그 고기를 먹었다는 이야기기까지 나옵니다. 《영조실록》에 보면 가난한 백성을 구제하는 기관인 경상도 진휼장(賑恤場)에는 굶은 백성이 17만 9천8백 65명, 떠도는 거지가 1만 1천6백 85명, 사망자가 1천3백 26명이었다.”라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굶는 백성의 숫자는 엄청났습니다. 이제 보릿고개 철이 다가옵니다. 주위에 굶는 사람이 없는지 되돌아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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