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6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뛰어난 예술가거나 천하으뜸 조각가를 양성했거나, 양변스님

[맛있는 일본이야기 348]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천평(天平, 729-749) 조각의 작가는 대개가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러나 큰 절에는 반드시 뛰어난 조각가 또는 조각가군(群)이 있었다고 본다. 그것을 담당한 사람들은 어쩜 승려였을지도 모른다. 삼월당(三月堂)의 양변(良弁, 689-774)이 뛰어난 조각가였다는 전설 등은 배척하기 어려울 것이다.

삼월당의 건축이라 함은 당내의 조각을 말하며 양변과 관련 있는 것은 대부분이 일류 걸작품이다. 이는 적어도 양변이 뛰어난 예술가이거나 아니면 매우 뛰어난 예술가를 곁에 두었다는 증거이다. 만일 그 양변상(良弁像)이 자작품이라면 양변은 초일류 조각가이다. 하지만 아니라 해도 그의 곁에 있는 조각가 또는 그 제자가 조각을 했다면 양변은 천하제일의 조각가를 양성한 셈이 된다.”


이 글은 사찰순례기의 바이블이라는 《고사순례(古寺巡禮)》를 쓴 일본의 철학자이자 문화사가인 와츠지데츠로(和辻哲郎, 1889~1960)가 쓴 백제스님 양변에 관한 글이다. 나라(奈良) 동대사의 첫 주지였던 백제스님 양변이 조각가였을 것이라는 주장은 어쩌면 생소한 이야기일지 모른다.

 

   
▲ 어린 양변을 독수리가 안고 가는 그림

오히려 양변에 대한 이야기라면 ‘양변이 어린 시절 어머니가 뽕 밭에 놔두고 일하다가 독수리가 물어간 아이’라는 설화가 더욱 일반적으로 알려진 이야기일 것이다. 14세기에 나온 일본의 불교통사인 《원형석서(元亨釋書)》에는 양변스님이 독수리에 물려가서 수십 년을 찾아 헤매다가 극적으로 부모와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가 소개되어있다.

죽었다고 생각한 아들이 대사찰 동대사의 주지라는 소식을 듣게 된 어머니의 마음은 어땠을까? 독수리가 물어간 어린 아들의 안부를 위해 어머니는 그 숱한 세월동안 전국을 돌며 아들을 찾았던 것이다. 그래서 백제 출신의 양변스님은 후대에 ‘독수리가 물어간 아이’라는 이름으로 전승되었고 그로부터 114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동대사는 백제스님 양변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 양변스님(良弁, 689)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