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노인의 날입니다. 효사상이 많이 퇴색해진 요즘이지만, 우리 겨레의 노인 공경은
지극했습니다. 조선시대만 보아도 70세 이상의 원로 문신들을 위로하고 예우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국가에서 베푼 잔치로 기로연(耆老宴)이란 것이 있었습니다. 정2품의 벼슬을
지낸 문신을 위해 해마다 봄에는 음력 3월 상순의 사일(巳日)이나 3월 3일에, 가을에는
중양절(음력 9월 9일)에 베푼 큰 잔치입니다.
행사는 먼저 편을 갈라 이기는 편이 술을 마시는 투호(投壺)놀이를 한 다음, 풍악이
울리는 가운데 잔치를 했습니다. 1395년(태조 4) 태조가 환갑이 되어 자신이 기로소
(耆老所)에 들어가 원로 신하들에게 처음으로 기로연을 베푼 후 연례적으로 시행되었다고 합니다. 이대 태조는 기로 연에 참석하여 출석자 이름을 어필로 쓰고, 연회를 축하하는
친필을 남겼으며 논과 밭 그리고 노비를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