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베그람지역에서 출도된 유물들이다. 베그람은 쿠샨왕조(기원전 1세기~ 기원후 3세기) 여름수도로 번성했던 도시인데, 베그람에 '카피시국'의 도읍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도시의 중심에 있었던 궁궐터를 발굴하여 나온 다채로운 청동기, 유리, 석고, 상아장식 들이다. 각각의 유물들은 동서 제국들의 영향을 받아 제작된 것으로 당시 국제교역도시로 번성했던 베그람의 위상을 알 수 있게 한다..
아프가니스탄 지역은 불교의 전달 통로이기도 하였다. 기원 후 67년 경 가섭마등과 축법란이 중국으로 들어와 처음 불교를 전파했는데, 이들은 바로 인도의 서북부를 돌아서 아프가니스탄 지역을 지나서 중국땅으로 들어온 것이다. 당시에는 아프가니스탄 지역이 인도의 불교를 받아들여 번성했다고 하며 대승불교가 꽃피웠고, 인도의 경전을 중국의 한문으로 번역을 주도 했던 스님들 또한 이 지역에서 왔던 스님들이었다. 수많은 경전번역승 중에 기원후 300년 경에 들어온 금강경의 역경승인 구라라집 또한 이곳 왕실 공주의 아들이었으며, 한국 백제에 불교를 처음 전해주었다는 마라난타 또한 이곳의 스님으로 기록되고 있다.
하지만 그 때 번성했던 불교의 영화는 700년 이후 이지역이 이슬람화가 되면서 대부분 사라지고 말았다. 최근까지 세계 최대 석불로 있었던 바미안지역의 석불은 탈레반의 광신도 정권에 의해서 우상이라는 이유로 부처상에 대포를 쏘아서 파괴해 버렸으니,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종교가 사람을 교화한다고 하지만, 광신에 빠지게 되면 오히려 사람을 해치고 자연을 파괴하고 인류가 쌓아왔던 문화유산도 송두리째 없애버리는 우를 범하게 된다.
찬란했던 아프가니스탄의 황금문화전을 보면서 자신들의 조상들이 꽃피웠던 문화유산마져도 자기 나라로 돌아가는 것이 오히려 위험하여 돌아가지 못하고 세계 여러나라를 떠돌고 있는 현실에 마음이 무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