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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공세리 성당과 이명래 고약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34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드라마나 영화, CF에 자주 등장하는 공세리 성당은 푸른 숲과 고목, 고색창연한 성당 건물이 어우러지는 한 폭의 풍경화 그대로입니다. 1890년에 파리외방전교회의 드비즈 신부가 지은 이 성당은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에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지정된 적이 있습니다. 벽돌로 지은 건물 외관도 아름답지만 성당 안으로 들어가면 스테인드글라스와 천장, 나무 의자 등 120년이라는 시간의 향기를 느낄 수 있지요.




그런데 이명래고약이 이곳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은 참 흥미롭습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뾰루지가 나면 누구나 찾았던 것이 이명래 고약이었습니다. 중국을 통해 조선에 들어왔던 드비즈 신부는 라틴어로 된 약용식물학 책과 한의학 지식을 응용하여 고약 만드는 비법을 창안해냈고, 이 성당을 다니던 신자 이명래에게 그 비법을 전수해주었습니다.

고약 이름은 처음엔 드비즈 신부의 한국식 이름을 따서 “성일론(成一論) 고약”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다가 이명래가 이 고약에 민간요법을 더해 1906년 “이명래고약집”을 문 열었지요. 성한 살은 건드리지 않고 고름만 골라 뿌리를 뽑는다는 “발근고(拔根膏)”가 이명래 고약의 고갱이(중심)로 소나무 뿌리를 태워 만든 기름에 약재를 녹여 만들었다고 합니다. 발근고가 종기를 터뜨리면 고약이 고름을 빨아내는 원리인데 우리나라 신약 제1호라 할 수 있다고 하지요. 이명래 고약, 이제 추억 속의 물건이 되었습니다.